'파격적'으로 바뀐 K5·쏘나타 '난형난제'

김준 선임기자 2019. 12. 1.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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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외관은 ‘클래식’ 대 ‘미래차’ …덩치는 같은 플랫폼 쓴 ‘판박이’
ㆍ쏘나타는 버튼형 변속기·K5는 다이얼 방식, 약간의 적응 필요

8세대 쏘나타
3세대 K5

‘난형난제’다. 현대차 중형세단 ‘쏘나타’, 기아차 ‘K5’가 그렇다. ‘역대급’ 디자인과 편의장치, 주행성능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다. 국가대표 중형 세단 쏘나타를 살까, 멋쟁이 K5를 고를까…. 소비자들은 즐거운 고민에 빠졌다. 쏘나타와 K5의 장단점을 돋보기 들이대듯 꼼꼼히 살펴봤다.

■ 디자인은 백중세

쏘나타와 K5 디자인은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듣는다. 두 차량 모두 이전 모델보다 스포티해지고 젊어졌다. 하지만 역동적인 이미지를 주기 위한 접근 방식은 사뭇 다르다.

전면부 디자인은 쏘나타가 좀 더 파격적이다. 1950년대 포뮬러 1 머신 앞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앞 범퍼 대부분을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로 채웠다. 쏘나타는 뒷모습도 이국적이다. 테일램프를 트렁크 리드까지 연결해 마치 비행기나 미래차의 날개 같은 이미지를 준다. 때때로 뒷범퍼 아래쪽 디자인이 너무 복잡하고, 테일램프의 점등 형태가 소뿔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K5 디자인은 쏘나타보다 클래식하다. 쏘나타가 앞 범퍼를 거의 없애는 디자인을 채택했다면, K5는 범퍼를 살리면서도 아래쪽 흡기구 사이즈를 키워 강인함을 강조했다.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을 이전 모델보다 더 길고 가늘게 만들었는데, 머스탱 등 미국산 머슬카처럼 라디에이터 그릴을 지면을 향하도록 약간 기울여 역동성을 더했다. 특히 앞바퀴와 뒷바퀴 위쪽 펜더 부분의 볼륨감이 국산차 가운데 최고라는 찬사를 받는다. 차량 지붕이 2열 쪽으로 갈수록 낮아지는 패스트백 스타일도 K5를 쏘나타와 차별화하는 요소다. 강인한 인상의 디퓨저로 뒤태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하지만 상위 모델 K7과 유사한 디자인의 점선 테일램프는 다소 언밸런스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K5는 2.0ℓ와 1.6ℓ 터보 모델의 디자인이 동일하다. 그러나 쏘나타는 1.6ℓ 센슈어스 모델이 좀 더 스포티하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두 차 모두 디자인이 약간 다르다.

덩치는 쏘나타와 K5가 ‘판박이’다. 동일한 플랫폼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아차는 K5 전장과 휠베이스를 쏘나타보다 각각 5㎜와 10㎜ 크게 만들었다. 휠베이스는 실내 공간과 승차감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는데, 큰 차이는 없지만 K5가 쏘나타보다 한 수 위임을 강조한 것이다.

K5의 실내(위 사진)와 쏘나타의 실내.

■ 기기 조작 편의성은 K5 압승

현대·기아차는 어느 완성차 업체보다 실내공간을 넓고 쓸모 있게 뽑는다. 쏘나타와 K5 모두 넓고 안락하다. 대시보드 재질과 도어 핸들의 만듦새 등은 쏘나타가 좀 더 고급스럽다. 흰색 차량에 많이 들어가는 베이지와 짙은 회색의 투톤 크래시패드(대시보드)는 재질이 동급 최고 수준이다. K5의 크래시패드는 쏘나타보다는 정성을 덜 쏟은 인상을 받는다. 특히 대시보드 하단에서 양측 도어 패널로 연결된 우드그레인(나무 무늬 장식재) 색상은 호불호가 갈린다. 얼핏 보기에는 고급스러운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뭔가 공을 덜 들인 제품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기기 조작의 용이성은 K5가 좀 더 좋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계기판은 두 차량 모두 풀 디지털 방식을 선택하며 아날로그식 바늘을 모두 없앴다. 하지만 속도계와 태코미터(엔진 회전수 게이지), 수온계 등 주요 정보 전달 방식에 적잖은 차이가 있다. 쏘나타는 속도계 바늘이 5시부터 시계방향으로 돌아 2시쯤에서 끝난다. 하지만 태코미터는 7시부터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해 10시쯤에서 끝난다. 대부분의 차들이 속도계와 태코미터 바늘이 같은 방향으로 회전하는데, 쏘나타는 두 바늘이 충돌할 것처럼 왼쪽과 오른쪽에서 동시에 올라오니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유량계와 수온계도 속도계와 태코미터 좌우측 구석에 레이아웃한 데다 너무 작아 시인성이 떨어진다.

K5는 ‘정통’을 택했다. 풀 디지털 방식이지만 그래픽 처리를 정교하게 해 마치 진짜 바늘을 사용한 아날로그 계기판처럼 보인다. 속도계와 태코미터 바늘은 모두 8시부터 시계 방향으로 돌아 4시쯤에 멈추게 디자인됐다. K5 유량계와 수온계는 태코미터 원통 아래쪽에 있는데, 잔존 연료량과 수온이 쏘나타보다 쉽게 눈에 들어온다.

운전대도 두 차량이 조금 다르다. 쏘나타 운전대는 가죽과 크롬도금이 된 플라스틱으로 겉과 안을 감싼 4스포크 방식이다. 중형세단이지만 그랜저처럼 고급스러운 맛이 있다. 하지만 이 플라스틱 장식 때문에 운전대 아랫부분 안쪽에는 열선이 들어오지 않아 손바닥은 따뜻한데, 크롬도금에 닿는 손가락은 차가운 상태로 운전을 해야 한다. K5 운전대는 3스포크 방식으로 쏘나타보다 스포티한 인상을 준다. 아랫부분도 살짝 깎여 있다. 가죽으로만 감싸져 있어 열선 효과를 떨어뜨리는 불편함은 없다.

■ 실내온도 풍량 조절은 쏘나타가 편리

변속기를 조작하는 장치도 K5가 한 수 위다. 쏘나타는 기어 레버를 없앤 버튼 형태의 전자식 변속장치를 갖고 있다. 전진과 후진, 주차를 버튼으로 눌러 조작한다. 과거 레버 방식의 변속기를 사용한 운전자들은 이 버튼식 변속장치가 조금은 불편하다. 특히 주차를 해야 할 때는 전진과 후진을 반복해야 하는데, 버튼을 제대로 누르지 못해 전진해야 할 상황에서 후진할 때도 더러 있어 주의해야 한다. K5는 다이얼 방식을 채택해 버튼식보다 주행모드 전환이 쉽다. 전·후진 선택 시의 실수도 덜하다. 다이얼 중앙은 중립(N), 왼쪽으로 돌리면 후진(R), 오른쪽은 전진(D)이다. 주차(P) 버튼은 다이얼 가운데 있다. 실내 온도와 풍량 조절은 각각 다이얼식과 토글방식을 택한 쏘나타에 점수를 더 주고 싶다. K5는 손가락 터치로 온도와 풍량을 조절한다.

스마트폰 무선충전장치는 K5의 완승이다. 쏘나타는 센터페시아 가장 아래쪽, 버튼식 변속장치 앞쪽 공간에 마련돼 있다. 그런데 특별한 고정장치가 없어 급정거, 급회전 때 스마트폰이 이리저리 돌아다닌다. K5는 센터 콘솔박스 앞쪽에 위치시키고, 위에서 아래로 꽂는 방식을 채택해 스마트폰이 이리저리 돌아다니지도 않고 손도 쉽게 닿는다.

기타 편의장치도 K5가 우세하다. 고속도로주행보조(HDA) 등 쏘나타에 들어간 모든 편의사양이 K5에도 있다고 보면 된다. 여기에다 K5는 운전자가 음성으로 앞뒤 창문 개폐와 운전대, 뒷유리 열선까지 작동시킬 수 있다. 쏘나타는 온도 조절 등 몇몇 기능만 음성 명령이 가능하다. 다만 뒷좌석 선커튼의 경우 K5는 수동식이지만 쏘나타는 전동식을 사용한다. 외장 컬러는 쏘나타가 8가지로 6가지인 K5보다 다양하다.

김준 선임기자 j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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