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 후기'인 줄 알았는데..알고 보니 광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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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8분 만에 좋아요가 1200이 넘었어요. 겔랑(Guerlain·명품 화장품 브랜드 중 하나) 립스틱이 진짜 핫하긴 한가봐요 왜케(왜 이렇게) 늦게 자영(자나요?) ㅠㅠㅠ. 이거 예약이라 내일 올라온다늉(올라온다는)."
예윤주 공정위 소비자정책국 사무관은 <한겨레> 와 한 통화에서 "사업자와 인플루언서 간 경제적 대가 지급이 없더라도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하는 후기글이라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현행법 상 처벌은 어렵다"며 "제조업자와의 친분 등에 따른 호의적 글이라면 해당 사실을 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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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후기글에 대가 지급 사실 안 밝히면 법 위반
“우와 8분 만에 좋아요가 1200이 넘었어요. 겔랑(Guerlain·명품 화장품 브랜드 중 하나) 립스틱이 진짜 핫하긴 한가봐요… 왜케(왜 이렇게) 늦게 자영(자나요?) ㅠㅠㅠ. 이거 예약이라 내일 올라온다늉(올라온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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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기업들로선 수많은 팔로워를 갖고 있거나 글 한 줄만 써도 순식간에 공유가 되는 ‘인플루언서’(소비자에게 영향력이 큰 사람) 잡기가 최대 과제가 되고 있다. 이런 환경이 낳은 부작용 중 하나는 ‘솔직 후기’를 가장한 광고글이 넘쳐난다는 것이다. 돈을 주고 자사 제품에 대한 긍정적인 사용 후기를 인스타그램에 올리도록 한 화장품 업체나 가전회사들이 무더기로 당국에 붙잡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5일 엘지(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등 화장품 회사와 다이슨코리아 등 소형가전회사, 티지아르앤(TGRN) 등 다이어트보조제 회사 등 모두 7개사를 표시광고법(표시·광고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적발하고 모두 2억69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를 보면, 이들 7개 업체는 인플루언서들에게 자사 제품을 소개·추천하는 게시물을 ‘인스타그램’에 작성해 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소개글을 올릴 때는 해시태그(검색용 꼬리표 단어)나 사진 구도 등 구체적 조건을 충족하도록 요구했다. 이에 대한 대가로 인플로언서들에겐 현금과 무상 상품을 제공했다. 공정위가 파악한 현금과 무상상품은 모두 11억5천만원어치에 이른다.
공정위가 문제삼은 건 이런 소개글에 ‘대가를 지급 받았다’는 내용이 담기지 않아서다. ‘대가성 글’을 ‘솔직 후기’로 착각하도록 해 소비자 선택권을 제약했다는 것이다. 현행 법에선 소개글 작성 과정에서 ‘경제적 이해관계’가 있을 땐 반드시 고지하도록 정하고 있다. 공정위가 이번에 적발한 7개 업체 관련 제품 소개글 중 4177건이 여기에 해당했다. 공정위 쪽은 “대가 미표시 게시물 비중이 높은 7개 업체를 대상으로 2017년부터 진행된 광고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했다”고 했다.
에스앤에스에는 대가를 지급 받지 않은 후기가 광고용으로 활용되는 경우도 많다. 특히 후기를 쓴 이들이 자신의 글이 광고용으로 쓰인다는 걸 미처 인지하지 못하다가 분쟁에 휩싸이는 사례도 있다. 현행 법에선 ‘경제적 대가’ 지급 여부만 따지는 터라 행정 처벌도 쉽지 않다. 예윤주 공정위 소비자정책국 사무관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사업자와 인플루언서 간 경제적 대가 지급이 없더라도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하는 후기글이라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현행법 상 처벌은 어렵다”며 “제조업자와의 친분 등에 따른 호의적 글이라면 해당 사실을 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공정위는 이런 점을 반영해 조만간 에스앤에스 광고 게재와 활용을 할 때 사업자와 인플루언서, 소비자가 각각 유의해야할 사항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배포할 예정이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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