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이야기>, 이 영화는 가족 드라마다

최다함 2019. 11. 19. 15:2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출처: 네이버 영화

<집 이야기>는 집의 참 의미를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영화다. 집은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이다. 누군가에게는 단순히 쉼의 공간일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가족, 혹은 자신만의 모든 추억이 담긴 의미심장한 공간일 수 있다.

영화 속 '은서(이유영)'에게 있어 집은 쉼의 공간 쯤으로 보인다. 이건 엄연히 나만의 추측이다. 그녀와 같이 홀로 서울살이를 하는 나에게 있어 집의 의미는 '쉼', '채비 장소' 정도이기 때문이다. 타인과의 추억이 서린 곳도 아니고 즐길거리가 많은 공간도 아니기에 그야말로 쉼의 공간이 맞다.

한편으로는 은서가 집을 까다롭게 고르는 걸 보면 그녀만의 또 다른 의미가 있는 듯 보이지만, 영화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오히려 영화 속에서 그녀가 가장 오래 머무는 공간은 가족과의 추억이 깃들어 있는 인천의 본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집에서 살고 있었던 사람은 은서의 아버지 '진철(강신일)' 뿐이다. 아내는 이혼 후 제주도에서 재혼했고, 첫째 딸 역시 가정을 꾸려 익산에서 살아가고 있다. 진철은 은서 외 다른 가족과는 인연을 끊고 살아왔다.

은서가 본가에 머무르는 이후부터 영화는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한다. 결국 <집 이야기>가 관객들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의 소재는 '가족'이다.

사실상 <집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인물은 진철이다. 가장 끈끈했던 가족들과 연을 끊고 살아온 듯 보였던 그는 누구보다 가족을 그리워하는 인물이다. 은서, 은서의 언니와 엄마는 상대적으로 본(本) 가족들에게 무심하다. 혼자 살아오던 것이 익숙한 은서는 말 한 마디 없이 밥술을 뜨고 은서의 언니와 엄마는 새로 꾸린 가정에 집중하기 바쁘다.

진철은 '추억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다. 신혼 때 구하지 못한 아파트, 신혼여행지로 정했지만 끝내 향하지 못한 아르헨티나를 사진으로나마 동경하고 있다. 그렇게 독거인으로 살아오며 그리움을 안주 삼아 쓰디쓴 소주를 삼켜왔던 그다.

집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반영한다. 같은 형태의 공간일지라도 개인의 취향,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전혀 다른 곳으로 변신할 수 있다. 당신에게 집의 의미는 무엇인가. 나는 현재 살아가고 있는 집을 '쉼의 공간'이라고 했지만, 본가는 '따뜻하고 평온한 공간'이다. 혼자인 게 견디기 힘들 때면 자연스레 집으로 향하게 되는 걸 보면 확실히 긍정적인 장소임에 틀림없다.

이렇듯 <집 이야기>는 집의 외적인 것들이 아닌 내적인 것들에 집중하는 영화다. 제목의 '집' 대신 '가족'을 대입해도 좋을 듯하다. 가족을 생각나게 하는 영화라 애틋한 감정이 들기도 했고, 가족에게 더 잘 하지 못하고 있는 스스로를 성찰하니 먹먹함이 차오르기도 했다.

[디지털마케터 최다함(최따미)]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