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공격의 모든 것' 푸키, 사상 첫 유로 본선행 이끌다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김현민 2019. 11. 16.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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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리히텐슈타인전 3-0 승. 푸키 멀티골로 핀란드 역대 최다 골 단독 3위 등극. 푸키, 유로 예선 9골로 J조 득점 1위. 공격 포인트 11개(9골 2도움)로 팀 득점(15골)의 73.3% 책임. 핀란드, 역대 최초 메이저 대회 본선 진출

[골닷컴] 김현민 기자 = 핀란드 간판 공격수 티무 푸키가 리히텐슈타인을 상대로 멀티골을 넣으면서 3-0 승리를 견인해 조국에 역사상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본선 진출을 선사했다.

핀란드가 수도 헬싱키에 위치한 텔리아 5G 아레나에서 열린 리히텐슈타인과의 유로 2020 J조 예선 9라운드에서 3-0 대승을 거두었다. 그 중심엔 바로 푸키가 있었다.

핀란드는 경기 시작 20분 만에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나갔다. 푸키의 슈팅을 상대 수비가 태클로 저지했으나 슈팅 강도가 강했기에 그대로 골문 쪽으로 향했고, 이를 투톱 파트너 제시 투오미넨이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은 것. 푸키의 슈팅에서 비롯된 골이었다.

이어서 핀란드는 후반 17분경 왼쪽 측면 미드필더 피리 소이리가 측면에서 중앙으로 치고 가다가 상대 선수 태클에 걸려넘어져 페널티 킥을 얻어냈고, 이를 푸키가 차분하게 성공시키면서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푸키는 페널티 킥을 넣자마자 사이드 라인으로 나가면서 벤치에 있는 선수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었고, 핀란드 선수 전원이 보디빌딩 자세를 취하는 독특한 골 세레모니를 펼쳐보였다.

경기의 피날레를 장식한 것 역시 푸키였다. 후반 30분경 핀란드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 로빈 로드의 환상적인 스루 패스를 받은 푸키는 센스 있는 볼터치로 상대 골키퍼를 제치고 슈팅을 가져갔다. 비록 이 슈팅이 커버를 들어온 리히텐슈타인 수비수 안드레아스 말린의 몸에 맞고 나왔으나 푸키는 재차 슈팅을 가져가 3-0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구장을 가득 메운 핀란드 팬들은 그라운드 위에 쏟아져 내려와 선수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었다.


이렇듯 푸키는 2골에 더해 3골에 모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괴력을 과시하면서 핀란드에게 최초의 메이저 대회 진출을 이끌어냈다. 이는 핀란드의 황금기에 해당하는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 사이에도 이룩하지 못한 쾌거이다. 당시 핀란드는 야리 리트마넨과 사미 히피아 같은 전설적인 선수들이 팀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었고, 미카엘 포르셀과 안티 니에미, 요나탄 요한손과 요나스 콜카, 파트리 파사넨, 그리고 한누 티히넨 등이 있었다. 이들은 하나 같이 빅리그에서 뛰던 선수들이다. 특히 리트마넨과 히피아는 챔피언스 리그 우승 경험을 가지고 있을 정도다.

실제 핀란드 축구 역사상 가장 FIFA 랭킹이 높았던 시기는 2007년 3월(33위)이었고, ELO 랭킹(FIFA 랭킹이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새롭게 활용되고 있는 랭킹 시스템)이 가장 높았던 시기는 2002년 3월(30위였다)이었다. 현재 핀란드의 FIFA 랭킹은 55위고, ELO 랭킹은 47위로 당시 순위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현 선수단 면면이 화려한 것도 아니다. 현재 핀란드 대표팀에서 뛰는 선수들 중 빅리그 소속은 푸키(노리치 시티/프리미어 리그)와 루카스 흐라데키(바이엘 레버쿠젠/분데스리가), 프레드릭 옌센(아우크스부르크/분데스리가), 그리고 제시 요로넨(브레시아/세리에A), 4명 밖에 없다. 그마저도 흐라데키와 요로넨은 골키퍼기에 그라운드 위에 동시에 설 수 있는 빅리그 출신은 3명이 전부다. 심지어 소속 구단이 없는 선수(라스무스 쉴러)도 있을 정도다.

하지만 핀란드는 마르쿠 카네르바 감독의 지도 하에 주장 팀 스파르브의 강력한 리더십을 중심으로 짜임새 있는 조직력을 자랑하면서 실점을 최소화하고 있는 모양새이다. 흐라데키 역시 화려한 선방쇼를 펼치면서 뒤를 받쳐주고 있다. 문제는 수비만으로는 본선에 진출할 수 없다는 데에 있다. 득점을 넣어야 승리할 수 있고, 본선 진출도 이룩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핀란드에게 있어 필수요소가 바로 푸키이다. 푸키는 이번 유로 예선에서 무려 9골을 넣으면서 J조 전체 1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도움까지 포함하면 총 11개의 공격 포인트(9골 2도움)을 기록하고 있는 푸키이다. 이는 핀란드 전체 팀득점(15골)의 73.3%에 해당하는 경이적인 수치이다. 핀란드 공격에 있어 푸키의 영향력을 절대적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푸키가 있기에 핀란드가 메이저 대회 예선 역사상 최고 승률(66.7%)을 올리면서 위대한 선배들도 해내지 못한 메이저 대회 첫 본선행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종전 기록은 2010년 월드컵 예선과 유로 1996 예선 당시 기록한 5할 승률).

푸키는 핀란드 현역 대표팀 선수로는 유일하게 A매치 최다 골(24골, 3위)과 최다 출전(79경기, 8위) 10위 이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이번 리히텐슈타인전에 멀티골을 넣으면서 선배 공격수 요한손을 제치고 단독 3위로 등극한 푸키이다. 1위는 핀란드 축구 역대 최고의 천재이자 전설로 불리는 리트마넨의 32골. 8골 차이기에 충분히 역전도 노려볼 수 있다.

지난 유로 2016 본선에선 핀란드와 같은 북유럽 국가인 아이슬란드가 역사상 최초로 메이저 대회 본선에 진출해 잉글랜드를 꺾고 8강에 진출하는 이변을 연출한 바 있다. 이번엔 핀란드 차례다. 핀란드가 아이슬란드에 이어 북유럽 축구에 덴마크와 스웨덴 만이 아닌 자신들도 있다는 걸 입증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 핀란드 역대 A매치 최다 골 TOP 5

1위 야리 리트마넨: 32골
2위 미카엘 포르셀: 29골
3위 티무 푸키: 24골
4위 요나탄 요한손: 22골
5위 아리 헬름: 20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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