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한제 "효과 있다 vs 없다"..강남 재건축 청약결과에 엇갈린 시선

이상현 2019. 11. 12.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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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 발표 이후 '르엘 대치' 올해 서울 최고청약경쟁률 기록
세대수 적고 전체 청약자 수 줄어.."분양가 상한제 효과 아직"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발표하자마자 서울에서 최고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단지가 나오면서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사진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발표 이후 첫 분양해 올해 서울 최고 청약경쟁률을 경신한 르엘 대치 견본주택의 모습. <이상현 기자>

[디지털타임스 이상현 기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을 발표하자마자 강남 재건축 단지에서 올해 서울 최고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실효성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단 이 단지는 일반분양 세대수가 31세대에 불과해 청약경쟁률의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에 공급축소로 인한 묻지마 청약수요가 남아있는 반면 투자 수요가 어느정도 빠졌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12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 발표 이후 첫 분양된 르엘 신반포 센트럴과 르엘 대치는 1순위 청약결과 각각 82.1대 1, 212.1대 1을 기록했다.

두 단지에 청약한 청약자 수는 르엘 신반포 센트럴이 1만1084명, 르엘 대치가 6575명이다.

르엘 대치의 경우 올해 서울 최고 청약경쟁률 기록도 다시 썼다. 종전 서울에서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는 이수 푸르지오 더프레티움으로 203.75대 1이었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을 발표하자마자 강남 재건축 단지에서 올해 서울 최고 청약경쟁률 단지가 나오면서 상한제 효과를 놓고도 갑론을박이 거세질 전망이다.

올해 최고 청약경쟁률 단지가 나왔지만 분양가구 수가 워낙 작은데다 르엘 대치와 르엘 신반포 센트럴은 당첨자 발표일이 서로 달라 중복 청약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두 단지에 1순위 접수를 신청한 사람들이 모두 중복 청약을 했다고 가정하면 청약경쟁률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

여기에 르엘 대치의 일반분양물량은 31가구에 불과해 청약경쟁률 상승폭이 크다. 1가구만 청약하는 55㎡T, 77㎡T 평형의 경우에는 각각 332명, 461명이 몰리며 고스란히 332대 1, 461대 1이라는 청약경쟁률로 반영됐다.

건설사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공급이 줄어들 우려가 있어 경쟁률이 더 늘어날 것 같다는 전망이 많았는데 예상보다는 경쟁률이 높진 않았다"며 "중도금 대출도 안되다보니 강남 재건축에는 늘 청약을 넣는 사람만 넣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도 "세대수가 적기 때문에 단순히 청약경쟁률만 놓고 판단하기는 애매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단 여전히 시세차익을 노리는 묻지마 수요도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오 팀장은 "르엘 신반포 센트럴은 그래도 1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청약하면서 넣고 보자는 심리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분양가 상한제 본연의 목적이 집값과 시세를 잡기 위한 것인데 그런 측면에서는 제도 시행전이라 아직 효과가 나타났다고 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중복청약 허수를 생각하면 오히려 수요가 빠졌다는 해석도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전체 청약자 수만 놓고 보면 수요가 빠진 것으로 보인다"며 "강남 재건축단지들이 장기적으로 가겠다는 기조를 보이면서 실제 수요가 준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래도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가 규제로 투자수익이 여전하기 때문에 1순위 청약은 많이 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실제 앞서 강남 재건축으로 분양된 래미안 라클래시(1만2890명), 역삼 센트럴 아이파크(8975명)은 두 단지 모두 르엘 대치보다 1순위 청약자 수가 더 많았다. 래미안 라클래시의 경우 르엘 신반포 센트럴보다도 1000여명이 더 청약했다.

단지별 상품성 차이로 인한 영향도 있다.

장 팀장은 "평당 5000만원에 육박하는 분양가인데도 르엘 대치의 경우 저층과 중소형 평형이 대부분이어서 르엘 신반포 센트럴은 넣고 르엘 대치는 넣지 않은 사람도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본격 시행될 경우 강남 재건축 단지의 청약경쟁률이 더 하락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그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전매기간대 대폭 늘어나기 때문에 오히려 투자수요는 더 감소할 수 있다"며 "실수요자들은 대기수요도 꽤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실수요만 남게되면 청약경쟁률이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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