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잠의 시작은 '베고, 깔고, 덮기'"..수면연구 16년 이브자리 숙면비법은?

심언기 기자 2019. 11. 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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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기 수면환경연구소장, 한국인 체형·연령별 맞춤 연구
"최적 온도 33 ±1도 습도 50% 내외"만 지켜도 '꿀잠' 확률↑
장준기 이브자리 수면환경연구소장© 뉴스1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나이가 들수록 깊은 수면에 잘 못들어가 잠의 질이 안 좋아집니다. '베고, 깔고, 덮는' 세 가지 환경만 최적화시켜도 잠의 효율이 상당해 좋아집니다. 이브자리가 실증하고 개발하려는 목표가 바로 잠자리 환경의 최적화입니다."

장준기 이브자리 수면환경연구소장이 최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이브자리는 지난 2003년 국내 침구업계 최초로 수면환경연구소를 설립해 16년간 한국인들의 '꿀잠'을 연구해 왔다. 한국인 체형에 맞는 최적의 수면환경 찾는 것이 목표다.

(사)한국수면산업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장 소장은 지난 2012년 이브자리에 합류한 이후 수면환경연구 전반을 이끌고 있다. 각종 산학연 프로젝트에 참여해 산업훈장, 과학기술부장관상을 수상했고 중소기업청(현 중소벤처기업부)의 'INNO-BIZ' 인증도 받았다.

수면환경연구소는 미국 등 선진국의 수면환경 연구 최신자료와 트렌드를 수용하면서도 한국인 특성에 맞는 수면환경 접목에 보다 중점을 두고 있다. 평균 신장과 체형이 다르고 침실 환경과 선호하는 매트리스 종류도 다르기 때문이다.

장 소장은 "미국은 매트리스가 굉장히 소프트해 등이 많이 들어가고, 그렇기 때문에 베개가 낮다"며 "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딱딱한 매트리스를 써 몸이 수평으로 있기 때문에 베개 높이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경추용 베개를 써야하지만 주로 자루형 베개를 쓴다"고 설명했다.

경추형 베개는 머리와 목, 어깨로 이어지는 신체 접촉면을 고려해 높낮이에 차이를 줘 굴곡을 준 베개를 통칭한다. 원통형 구조의 베갯잇 안에 솜이나 플라스틱, 메모리폼 등을 채워넣은 자루형 베개 보다 경추에 주는 부담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어 "제일 좋은 잠자기 자세는 매트도 베개도 서 있다고 가정하면, 눈 각도를 5도 정도 낮췄을때 편안하게 누워지는게 가장 좋은 상태"라며 "매트와 베개 높이·위치를 볼 때 경추형 베개가 맞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루형에 익숙하고, 그중에서도 소프트형이 아닌 딱딱한 베개를 선호한다. 잠자는 환경이 좋지 않아 인식의 전환을 시켜야 하지만 아직까지 소비자들이 절실히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면환경연구소는 현재 순천향대와함께 '수면개선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각기 다른 환경에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2~3주 동안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상태를 정밀하게 관찰하며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장 소장은 "렘(REM)수면 상태를 관찰하고 잠꼬대와 수면무호흡, 코골이를 전부 다 체크하고 있다"면서 "먹고 입고 활동하는 것은 물론 수면 관련 운동은 어떻게 해야하는지 등 수면 관련 활동 전반에 관해 분석해 이브자리가 관여할 수 있는 분야를 찾고, 그에 맞는 상품 개발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수면무호흡과 코골이 등에 관한 연구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단순히 코골이를 막는 방법을 넘어 수면의 질까지 확보할 수 있는 근본적 해결책을 찾는 게 목표다.

그는 "코를 안 골게 하려면 자세를 살짝 틀어주면 된다. 이모션 베드로 동작을 감지해 각도를 틀어주는 기술은 이미 개발됐지만, 문제는 잠자는 자세를 바꿔줄 때 수면의 깊이가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라며 "무조건 코골이를 방지하는 것은 수면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보완책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브자리는 부천시 소재 오정노인복지관과 연계해 '꿀잠'에 관한 강의와 수면상담도 진행하고 있다. 개인별 수면습관을 파악한 뒤 딱딱한 요 대신 단단한 밀도로 지지하되 표면은 부드러운 소재로 마감한 토퍼로 바꾸거나, 뒤척임시 저항을 줄여주는 가벼운 소재의 이불 등으로 바꾸기를 제안하는 식이다.

아울러 수면에 적합한 최적의 온도(33 ±1℃)와 습도(50% 내외)를 지키는 것만으로도 수면효율이 높아진다고 한다. 은은한 라벤더나 캐모마일 향으로 안정감을 주고 조명은 최대한 어둡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이같은 간단한 수면환경 개선 만으로도 효과가 상당해 상담자들의 호응이 매우 좋다는 후문이다.

올 연말연초를 기점으로는 일반인 대상 '수면 컨설팅' 과정도 개설해 침구업계 등 취업을 돕는 활동도 구상하고 있다. 수면 컨설팅 과정을 수료한 이들은 침구업계 쪽 취업에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이브자리 자체적으로도 이들 중 일부를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장 소장은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한 간단한 팁을 소개했다. 그는 "생애주기별로 유아기, 유년기, 청소년기, 장년기, 노년기에 따른 체온차이 등도 고려해야 한다"며 "온도, 소리, 빛 등 외부환경과 몸에 닿는 부분인 깔고, 덮고, 베는 것들을 자신에게 맞게 바꾸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체온은 노년기로 접어들수록 떨어지고 수면기에는 활동기에 비해 1도 가량 체온이 낮아진다. 나이가 들수록 체온이 떨어지는 시기가 빨라지고 체온저하 폭은 적어진다. 노인들이 초저녁잠이 많고 새벽에 일찍 깨는 경향도 체온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때문에 적정체온 유지를 위한 통기성 좋은 이불이 적합하다고 한다.

장 소장은 "잠자기 전 격렬한 운동을 피해 체온을 낮추고 스트레스 호르몬이 떨어져야 멜라토닌의 분비가 촉진된다"며 "자신의 수면환경을 되돌아보고 분석해 보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끝으로 장 소장은 "본질로 돌아가면 날이 어두워져 피로해지고 잠이 몰려올 때 자야하고, 깰 때는 자연광에 의해 자연쓰럽게 깨어나는 것이 학자들이 얘기하는 가장 좋은 잠"이라며 "잠의 질도 중요하지만 양도 중요하다. 성인 권장 수면시간은 7시간 이상이지만 대개 그에 못 미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최적의 수면조건(위) 및 연령에 따른 수면구조 변화. 체온과 코르티솔호르몬(스트레스 호르몬)은 낮아지고 멜라토닌 호르몬은 증가해야 좋은 수면을 할 수 있다. 연령이 증가할수록 깊은 수면이 감소하고 중도 각성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뉴스1

eon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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