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 장한나, 트로헤임 심포니와 내한 "지금 나는 물 만난 고기"

문학수 선임기자 2019. 11. 1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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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장한나(37)가 노르웨이의 트론헤임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내한했다. 그는 5년 전에도 한국을 다녀간 바 있으나 이번에는 자신이 상임지휘자를 맡고 있는 오케스트라와 함께다. ‘지휘자’ 장한나가 해외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내한하는 것은 처음이다.

트론헤임(Trondheim)은 노르웨이 서쪽 유서 깊은 도시로 인구는 약 20만명이다. 11일 기자들과 만난 장한나는 “2013년 2월 트론헤임 오케스트라와 첫 대면했다”고 말했다. “첫 만남부터 호흡이 잘 맞아 곧바로 정기적인 객원지휘자가 됐고, 2017년 상임지휘자로 취임했다”면서 “이제는 가족 같은 오케스트라”라고 말했다.

“예전처럼 지휘자가 막강한 권력으로 오케스트라에게 푸시할 수 없는 시대입니다. 서로 협력하는 게 중요하죠. (음악적) 원동력과 영감을 주고받는 것, 진심으로 소통하는 게 중요해요. 리허설을 하면서 힘들 때도 있지만, 저는 지금 물 만난 고기처럼 행복합니다. 취임하면서 장기적으로 계획한 레퍼토리는 말러 교향곡이었어요. 2번을 시작으로 6·7번을 했고, 다음에는 3번과 9번도 연주할 예정입니다. 브루크너 교향곡도 매년 연주하고 있고요, 내년에는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맞아 베토벤 교향곡 전곡을 연주할 예정입니다.”

그는 “음악에서 여성의 입지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척박한 상황이라는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세계 탑 5 오케스트라”라는 표현을 쓰면서 “그 어디에도 여성 상임지휘자가 없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객원지휘자로도 잘 부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20년 후에 어떻게 될지는 기대되는 상황이죠.” 그러면서 본인의 입장을 이렇게 밝혔다. “여성차별, 인종차별에 대해 나 자신에게 주어진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려 하고, 여성지휘자에 대한 편견이 많지만 그것에 대해 크게 생각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첼로는 “내 음악적 첫사랑”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지금 지휘자의 길을 가능하게 해준 것도 첼로”라고 했다. “첼로에서 지휘로 가는 것에 두려움은 없었다”면서 “내가 원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13년 상임지휘자를 맡았다가 이듬해 사임했던 카타르 심포니에 대해서는 이렇게 밝혔다. “오케스트라의 미래와 나 자신의 비전을 맞추기 힘들었습니다. 중동의 카타르에 오케스트라는 ‘새로운 단체’였고, 종교적인 이유로 지역 사람들은 음악을 즐길 수 없었기 때문에 힘든 점도 있었습니다.”

장한나와 트론헤임 심포니는 이번에 한국에서 모두 네차례 연주한다. 1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14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16일 대구콘서트하우스, 17일 익산예술의전당으로 이어지는 일정이다. 노르웨이 작곡가 그리그의 <페르 귄트 모음곡 1번>과 피아노 협주곡 a단조(임동혁 협연),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6번 B단조를 연주한다.

(c) luciano rom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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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수 선임기자 sachi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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