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상한제 지정 후 첫 주말.. 압구정은 재건축 중단, 규제 피한 견본주택은 북적

김기중 2019. 11. 11. 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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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 발표 직후 재건축 사업 속도 등에 따라 단지마다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상한제 적용 직격탄을 맞은 서울 압구정4구역은 최근 내년도 예산안과 추진위원장 연임 안건이 부결되면서 재건축 사업이 사실상 무기한 연기됐다.

반면 상한제 적용 유예를 받은 반포우성 등 강남권 재건축 분양단지는 한정된 인원만 견본주택을 둘러볼 수 있도록 했다가 예비청약자들의 항의에 추가 입장권을 배부하는 등 뜨거운 청약 열기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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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이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분양 예정인 ‘르엘 신반포 센트럴 견본주택의 주택 모형. 롯데건설 제공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 발표 직후 재건축 사업 속도 등에 따라 단지마다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상한제 적용 직격탄을 맞은 서울 압구정4구역은 최근 내년도 예산안과 추진위원장 연임 안건이 부결되면서 재건축 사업이 사실상 무기한 연기됐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재건축 사업을 중단한 첫 사례다.

반면 상한제 적용 유예를 받은 반포우성 등 강남권 재건축 분양단지는 한정된 인원만 견본주택을 둘러볼 수 있도록 했다가 예비청약자들의 항의에 추가 입장권을 배부하는 등 뜨거운 청약 열기를 보여주고 있다. 부산 해운대의 한 견본주택에는 주말 동안 2만여 명이 몰리는 등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1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압구정4구역(현대8차, 한양3ㆍ4ㆍ6차) 재건축 사업 해당 주민들은 지난 7일 오후 긴급 주민총회를 열어 내년도 사업계획 건과 예산안, 추진위원장 연임 안건 등을 표결에 부쳤으나 모두 부결됐다. 이날 결정으로 추진위원장과 추진위원 등 현 집행부의 자격이 상실되면서 압구정4구역의 재건축 사업은 상당 기간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

이날 조합원들이 사업 중단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에 이어 분양가 상한제까지 적용되면서 사업성이 악화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압구정4구역은 추진위원회 상태의 초기 단계로, 분양가 상한제 시행 유예 시한인 내년 4월까지 분양을 끝낼 수 없는 곳이다. 이번 사례를 시작으로 강남권의 다른 재건축 초기 단계 사업장에서도 사업을 장기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에 분양 예정인 센텀 KCC스위첸 견본주택. KCC건설 제공

반면 상한제 적용 지역이지만 6개월간 유예를 받아 분양에 나선 강남권 단지의 청약 열기는 뜨겁다. 지난 8일 견본주택을 개관하고 본격적인 분양 일정에 들어간 서초구 잠원동 ‘르엘 신반포 센트럴’(반포우성 재건축)과 강남구 대치동 ‘르엘 대치’(대치 구마을 2지구 재건축)가 대표적이다. 이들 두 단지는 분양가 상한제 시행 이전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유예기간(내년 4월 29일) 이전에 입주자모집공고를 신청해 상한제 적용 유예 대상에서 포함됐다.

상한제 적용은 면했지만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가 낮게 책정되면서 두 단지의 서초동 합동 견본주택에는 예비 청약자들이 몰렸다. 당초 회사 측은 방문객을 하루 100팀으로 한정해 예약제로 운영했지만, 예비청약자들의 항의에 현장에서 추가로 200팀의 입장권을 선착순 배분했다. 그럼에도 입장권을 구하지 못한 예비청약자들은 인터넷 부동산 카페에 “동행해줄 입장권 소유자를 구한다”는 글을 잇달아 게시하고 있다.

두 단지 모두 인근 신축 아파트 대비 7억~9억원의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분양가가 모두 9억원을 넘어 중도금 대출 지원을 받지 못해 청약자가 분양대금을 모두 자체적으로 조달해야 한다.

부산 해운대구 분양 단지는 조정대상지역 해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 8일 문을 연 해운대구 센텀 KCC스위첸 견본주택에는 사흘간 2만여 명이 방문했다. 이 단지는 국토부가 이달 고양ㆍ남양주와 부산 해운대ㆍ수영ㆍ동래구를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한 후 처음으로 분양하는 단지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분양가상한제를 피할 수 있는 단지는 가격이 강보합세를 유지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단지 또는 초기 사업지들은 대기수요자나 투자자들의 수익성 기대가 낮아지며 거래량과 가격움직임이 제한되는 등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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