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文 네티즌 '개국본', 이번엔 '정경심 위로' 손편지 보내기 운동
‘조국 수호 집회’ 개국본 "힘내세요" 정경심에 손편지 쓰기 운동
"조국 가족 희생 잊지 않겠다"…‘인증샷'에 동참 댓글 줄이어
도심 집회에선 "교수님 사랑해요" "교수님을 석방하라"
주말 여의도 촛불집회 잠정 중단…오는 30일 대규모 집회 계획
"우리의 정성과 마음이 담긴 작은 손편지가 아픔과 고통을 조금이라도 견디게 해줄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두 달 가까이 서울 서초동과 여의도에서 이른바 ‘조국 수호’ 집회를 주도한 친문(親文) 성향 ‘개싸움 국민운동본부’(개국본)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에게 손편지 쓰기 운동을 하고 있다. 정씨는 지난달 24일 새벽 자녀 입시 비리와 사모펀드 불법 투자 의혹, 증거인멸 등 11개 혐의로 구속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 "조국과 그의 가족을 잊지 맙시다"…개국본, 회원들에 손편지 작성 독려
‘개총수’란 아이디로 활동하는 시사타파TV 이종원 대표는 지난 5일 포털사이트 다음의 개국본 카페에 ‘제안합니다. 정경심 교수님께 손편지 쓰기’라는 제목의 공지를 올렸다. 게시물에서 이 대표는 "조국을 잊지 맙시다. 그의 가족을 잊지 맙시다"라며 "우리의 정성과 마음이 담긴 작은 손편지가 아픔과 고통을 조금이라도 견디게 해줄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라고 썼다. 게시물에는 정씨의 수인번호 3○○번과 함께 편지를 보낼 수 있는 주소도 함께 적었다.
개국본 카페 회원들은 "동참하겠다"는 댓글과 함께 편지봉투 사진을 찍어 ‘인증'에 나서고 있다. 한 회원은 "우린 정 교수와 조국 가족에게 큰 빚을 지고 있다. 조금이라도 위로가 된다면 작은 것이라도 해보자"며 법무부 교정본부 홈페이지를 통해 인터넷 편지 쓰는 법을 묻기도 했다. 또 다른 회원은 "정 교수님 눈이 불편하시니 글씨를 크게 알아보기 좋게, 내용은 많지 않게 쓰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썼다.
이 밖에도 "검찰개혁을 외치고, 관심 없던 것에 일깨움을 준 조국 가족의 희생을 잊지 않고 편지 쓸게요" "조국 가족분들 생각하면 너무 죄송해서 괴롭던 나날을 보내고 있었는데 동참하겠다" 등 이날까지 하루 만에 댓글 100여 개가 달렸다.
◇ ‘조국 수호'에 이어 ‘정경심 석방'에 나선 개국본
개국본의 ‘정경심 응원’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시작한 개국본은 조 전 장관 지명 후 각종 의혹이 터져나오자 ‘조국 수호’로 방향을 틀었다. 지난 9월부터 서초동 일대에서 촛불 집회를 주도하면서 정씨를 응원하는 구호도 자주 등장했다.
지난달 5일 개국본은 ‘8차 검찰개혁 촛불문화제’를 진행했는데, 같은 날 서울중앙지검은 정 교수를 소환조사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집회 도중 "정경심 교수님 사랑합니다!" "정경심 교수님 힘내세요!"라고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개국본은 정씨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지난달 23일 오후에도 ‘긴급 공지’를 올리고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정경심 교수 응원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당시 집회에 참가한 1000여 명은 "정경심 교수님 사랑합니다" "정치검찰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다음날 새벽 정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우리 교수님 어떡해" "정경심을 석방하라" 등의 탄식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당초 개국본은 지난달 12일 9차 검찰개혁 촛불문화제를 끝으로 집회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가, 검찰의 조 전 장관 관련 수사가 계속 속도를 내면서 주말 집회를 이어가는 것으로 입장을 바꾸기도 했다.
◇ 여의도·서초로 쪼개진 '조국 수호'…동력 떨어지나
지난달 19일부터 개국본은 주말 집회 장소를 ‘여의도 국회 앞’으로 옮겼다. 집회의 핵심 의제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로 옮겨가면서, 입법기관인 국회를 압박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개국본이 주도하는 집회가 ‘임시 중단’에 이어 ‘장소 이동’까지 하는 것을 두고 친문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내부에서 논쟁이 벌어졌다. 조 전 장관 관련 가족 수사가 마무리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서초동이 아닌 여의도로 장소를 옮기는 것은 ‘회군(回軍)’이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서초동 집회’를 이끌던 개국본이 빠진 자리에는 인터넷 커뮤니티 회원들로 구성된 ‘북유게사람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북유게사람들’은 친문(親文) 성향 커뮤니티 ‘루리웹’에서 활동하는 일부 네티즌들이 만든 단체로 알려졌다. 소설가 공지영 작가 등도 서초동 집회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2일까지 3주째 여의도-서초동 두 곳에서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조 전 장관 일가(一家)에 대한 구속영장이 잇따라 발부되고, 수사가 장기화하면서 ‘조국 수호 집회’의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개국본에서도 나오고 있다. 한 회원은 "날씨가 추워지면서 빠져나가는 사람이 많아진다. 집회 시간을 좀 줄이자"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결국 개국본은 지난 2일 12차 집회를 마치고 매주 주말마다 진행하던 집회를 잠시 쉬기로 했다. 대신 오는 30일 여의도에서 ‘대형 집회’를 추진하자는 입장이다. 개국본은 6일 카페에 공지글을 올리고 "에너지를 모아 힘을 만들어 국회의 시간에 맞춰 11월 30일과 12월 7일 (집회를 열고) 공수처가 입법될 때까지 투쟁할 것에 대비해달라"며 "300만 이상의 대규모 촛불이 모여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내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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