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노래, 적극적으로 활용해주세요!".. '노래하는 공무원' 가수 김록환의 당부

임소연 2019. 11. 4.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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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근로자 인식 제고 위해 2010년 노래 시작
다문화·국가정책 등 특별한 소재..'신선하다' 반응
"정부부처, 제 노래 활용했으면" 바람도
김록환 한국산업인력공단 서울남부지사장(노래하는 공무원). (사진=박동욱기자 fufus@)
(사진=유튜브 '김록환' 채널)
(사진=박동욱기자 fufus@)

김록환 한국산업인력공단 서울남부지사장

'국가정책홍보가수'라는 남다른 수식어를 가지고 활동하는 가수가 있다. 직책도 참 많다. 가수이기도 하면서 공무원이기도 하고, 책을 여러 권 낸 작가이기도 하다.

지난달 24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산업인력공단 서울남부지사에서 '노래하는 공무원'이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활동하고 있는 가수이자, 12년간 한국산업인력공단 서울남부지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록환 한국산업인력공단 서울남부지사장을 만났다.

자신을 "국가정책홍보가수 김록환"이라고 소개한 김 지사장은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일하면서, 조직의 사업을 국민들에게 쉽게 전달하기 위해서 노래해왔습니다. 지금까지 건강한 사회를 위한 노래 ' 물 좀 줘', 다문화 사회 노래 '우리 며느리' '바다 건너온 사랑', 일자리 창출 노래 'NCS' '가자 세계로' 등 다양한 소재로 총 16곡을 발표했습니다"라며 호쾌한 인사를 건넸다.

그는 일자리 창출, 물 부족 현상, 저출산 등 '독특하다'고 여겨질 수 있는 소재로 노래를 한다. 트로트, 록,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의 노래는 듣는 사람이 자연스럽게 정책이나 사회현상에 대해 생각하고, 반응할 수 있도록 이끈다.

2010년 노래를 시작해 어느덧 10년차 가수가 된 김 지사장이다. 그가 노래를 하게 된 건 한 가지 궁금증으로부터 비롯됐다. 지난 2008년 우리나라 외국인 근로자를 도입하는 외국인력국에서 근무했던 김 지사장은 '어떻게 하면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인식을 개선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졌다. 그는 "당시 외국인 근로자를 향한 많은 편견이 있었습니다. 우리 사회의 건강한 다문화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무엇이 좋을까 생각하다가, 문화 콘텐츠 중 하나인 노래를 해보자고 결심했죠"라고 회상했다.

그 결과 2010년 발표한 첫 앨범 '잡 앤 잡(Job & Job)'에는 바다 건너온 며느리에 대한 시어머니의 사랑을 표현한 곡 '우리 며느리'가 수록됐다. 다문화에 관심이 많던 그는 2012년 '다문화 문화 봉사회'를 결성했고, 주말마다 관련 봉사활동이나 공연에 참여하며 노래를 불렀다. 그동안 각각 남편과 아내가 서로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노래인 '사랑해요' '바다 건너온 사랑' 등 총 4곡을 내며 건강한 다문화 사회를 기원하는 '다문화 시리즈'를 완성하기도 했다.

그는 대개 수록곡 작사에 직접 참여한다. 그는 "업무를 맡을 때, 업무 내용을 쉽게 전달하기 위해 노래를 만듭니다"라며 그 예로 2014년 자신이 국가직무능력표준(NCS) 표준개발실장으로 근무할 당시 'NCS'를 만들었다고 언급했다. 딱딱하게 느껴지는 이야기를 신나는 멜로디와 듣기 편한 가사로 풀어내니, 듣는 이로부터 '신선하다'는 반응을 들어왔다고. 김 지사장은 "고용노동부, 국가 정책을 노래를 통해 알려주니 조직의 사업을 쉽게 알릴 수 있었어요. 시민들은 '저런 공직자도 있고, 사업도 있구나'를 알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고 자평했다.

김 지사장에게 공무원과 가수 활동을 병행하면서 어떤 점이 어려운지 물었다. 그는 '편견'을 꼽으며 "다른 사람이 '저 사람은 일 안하고 노래만 한다'고 편견을 가지는 일이 없도록 근무시간엔 더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평일에는 업무, 주말에는 봉사활동과 각종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근 10년 동안 주말 없는 바쁜 삶을 지내왔다고 설명하는 김 지사장의 얼굴에서 기쁨이 엿보였다.

지난 9월 발매된 7집 '마이 잡 마이 스킬(My Job My Skill)'까지, 발매된 모든 앨범은 사비로 제작하고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는 김 지사장이다. 이 모든 과정을 사비로 진행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기에, 김 지사장은 아내에게 혼나기도 하고 노래를 그만 하겠다는 각서도 여러 번 썼다고. 그럼에도 어떻게 현재까지 노래를 해왔는지 묻자, 우연히 기회가 생긴다며 "노래 할 때마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해요"라고 웃었다. 그는 가족들의 도움을 언급하며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인터뷰 내내 호탕하게 웃는 모습을 보여준 김 지사장에게 흥이 넘친다며 동료들의 반응은 어떤지 묻자 "출근할 때 여러 부서를 다니며 인사하는데, 밝고 유쾌하다는 평을 듣는 것 같습니다"라며 "제가 '웃으면서 살아요'라는 노래를 했는데 인상 쓰고 다닐 순 없잖아요"라고 덧붙여 웃음을 줬다.

인터뷰 말미, 그는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며 각종 정부부처에서 자신의 노래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면 한다는 소망을 전했다.

"국가정책 홍보와 관련된 여타 노래는 일방적이고 주입식인 부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제 노래는 자연스럽다는 강점이 있어요. 일자리 창출, 다문화, 직업훈련, 직업교육 분야 등 다양한 노래들을 정부부처에서 활용해줬으면 합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알리는 데 한계가 있으니까요."

이날 김 지사장은 "제가 노래는 못하지만, 목소리 좋단 말은 들어요. 그래서 연습을 오랫동안 합니다"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끝으로 그는 "앞으로도 국가정책홍보가수로 활동하며 계속 노래하고 싶어요. 제가 끼가 있고 흥이 있으니, 노래를 계속 할 것 같아요"라며 의지를 보이면서도, "아내가 좋아하진 않겠네요"라고 덧붙여 웃음을 줬다.

한편 김 지사장은 11월 22일부터 24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개최되는 '제1회 대한민국 정부혁신박람회'에 가수 김록환으로 참석한다.

임소연기자 acha@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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