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의 기타신공] 김경호밴드 리드기타 김기홍

조성진 기자 2019. 11. 1.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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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홍의 메인기타. 왼쪽부터 션(Sean) 김기홍 시그니처 기타 2대, 세번째는 힐러(Healer) 12현 어쿠스틱, 그리고 힐러 나일론 6현 기타.
김기홍은 마샬 앰프를 가장 선호한다.
레코딩시 사용하는 장비들. 자세한 건 본문 참조.
김경호밴드 라이브 때 사용하는 POD HD500
김경호밴드 라이브 때 사용하는 기어 세팅. 자세한 건 본문 참조.

▶ 잉베이 맘스틴 때문에 기타 잡기 시작
▶ 부모 영향으로 유아 때부터 음악 접하며 자라
▶ 헤비급 체구만큼 파워+에너지 넘치는 연주
▶ 시집 즐겨 읽고 작사에도 관심 많아
▶ 김기홍 시그니처 ‘션 기타’ 모기업은 새안 전기차
▶ “현 김경호밴드 라인업은 역대 최강”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유명 일렉트릭 기타리스트들은 상당수 마른 체형을 보인다. 숀 레인, 레슬리 웨스트, 비비 킹(B.B. King) 등과 같은 100kg대가 넘는 헤비급 체형은 예외에 속할 만큼.

김경호밴드의 리드기타/밴드마스터 김기홍(40)도 100kg이 넘는 헤비급 기타리스트다.

그는 체구만큼이나 파워풀하고 에너지 넘치는 연주를 구사하는데, 특히 속주에서 그러한 특성이 잘 나타난다.

어릴 때부터 아름다운 멜로디의 팝송을 좋아했던 만큼 김기홍은 록의 강렬함이 살아있는 리프와 솔로를 구사하는 와중에도 멜로디를 경시한 적이 없었다.

광진구에 있는 김기홍의 개인 스튜디오를 찾아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헤비급 덩치와 달리 아기자기함과 순수/순박함은 ‘때 묻지 않은 청년’ 바로 그 모습이었다.

김기홍은 전남 광주에서 2남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오랫동안 교직(광주 진흥고)에 몸담고 퇴직한 교육자이며 어머니 역시 교직에 있다가 이후 목사로 많은 전도 활동을 한 독실한 종교인이다. 아버지는 아바(Abba)를 비롯해 다수 팝가수에 심취했던 음악애호가였고 어머니 또한 베토벤, 슈베르트를 사랑하던 클래식 애호가였다.

이러한 부모의 영향으로 김기홍은 유아 시절부터 팝과 클래식 음악이 흐르는 환경에서 자랐다.

김기홍이 중학 1학년일 때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는 일이 일어났다. 록 매니아였던 사촌 형이 어느 날 2장의 앨범을 들려줬는데 이 음악은 그간 어린 김기홍이 접하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세계였다. 잉베이 맘스틴의 ‘Leningrad in Live’와 딥퍼플의 ‘Made in Japan’이었다. 특히 처음 접한 잉베이 맘스틴의 아름답고 클래시컬한 기타 선율과 놀랍도록 빠른 스피드의 연주는 한참 동안 어린 기홍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했다. 그리곤 기타를 배워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학원에 등록해 2달 동안 교습을 받는다.

잉베이 맘스틴의 테이프를 사서 테이프가 다 늘어날 때까지 수백 수천 번을 들어가며 감동하고 또 기타 연습에 정진했다.

이즈음 그는 잉베이 맘스틴 뿐만 아니라 김경호밴드의 열혈 팬이기도 했다. 당시 김경호밴드 역시 클래시컬 속주기타로 무장하고 멋진 사운드를 구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신해철 넥스트도 그가 좋아했던 팀 중 하나다.

중2 때 입수한 국산 세고비아 통기타(어쿠스틱)는 김기홍 인생의 첫 기타였다. 1년 후엔 삼익 일렉트릭 기타를 입수하게 됐는데, 이 모두 아버지가 선물해준 것이다.

고1 때 아르바이트를 해가며 돈을 모아 드디어 야마하 RG-X라는 첫 외제 일렉트릭 기타를 구입한다. 고1 때에 이미 잉베이 맘스틴의 ‘Far Beyond the Sun’을 완주할 정도의 실력을 갖춘 그가 당시 자신의 지갑으로 살 수 있는 최고의 기타였던 셈이다.

이즈음 기타에 대한 관심이 도를 넘는다고 여긴 부모는 좀더 공부에 매진할 것을 권유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부모의 극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기홍은 고2 때 “음악을 하겠다”고 선언하고 졸업과 동시에 음악을 하고자 무작정 상경했다.

22살 무렵부터 세션 연주를 하며 프로 음악인의 길을 가기에 이른다. 가요 발라드, 트로트 등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세션 작업을 했다.

이후 2007년부터 2년간 실용음악학교 강사 활동을 하며 제자 양성에도 관여했지만 자신의 길이 아니란 걸 알았다.

그리곤 2010년 김경호밴드의 기타리스트로 가입하며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이건 처음 밝히는 건데, 평소 워낙 좋아하던 팀이었던 만큼 김경호밴드 오디션을 볼 때 너무 긴장하고 떨려서 오른쪽 다리가 마비됐었어요. 그 상태로 ‘Shout’, ‘Face to face’, ‘사랑했지만’ 등 세 곡의 오디션 작품을 연주했는데 어떻게 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을 만큼 많이 떨었습니다. 그리고 약 보름이 지나서 합격 연락을 받고 너무 기뻐서 어쩔 줄 몰랐죠.”

그는 서울시청 앞에서 모 라디오 공개방송 및 보령 머드축제에 서며 김경호밴드에서 첫 라이브를 무사히 마쳤다.

“김경호밴드와 함께 하며 당연히 내 위상도 높아졌고 여러모로 경호 형에게 고마울 따름입니다. 많이 유명해진 것도 가장 큰 변화 중 하나지만 무엇보다 경호 형을 만나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걸 하게 됐으니까요. 경호 형은 내겐 정말 은인과도 같은 존재죠. 김경호밴드는 저에게 있어 감사이자 축복입니다.”

“멤버들끼리 커뮤니케이션도 너무 잘 통하고 각자 지닌 음악적 기량도 좋고 그 외 장점들이 많죠. 따라서 김경호밴드 현 瓚刮汰?사상 최강이라 자신합니다.”

김기홍은 김경호밴드의 합주/연습을 총괄하는 밴드마스터이기도 하다. 따라서 합주연습시 항상 긴장을 할 수 밖에 없고 때론 멤버들에게 싫은 소리도 해야 한다. 세션 기타 뿐만 아니라 음악디렉터/편곡자로서도 활동한 그인 만큼 상대음감이 좋은 편이다.

김기홍은 음악디렉터로서 ‘Don’t be quiet‘ 편곡 및 김경호밴드 10집을 디렉팅한 바 있다.

“김경호밴드가 록을 지향하다보니 저역시 강렬한 기타 연주에 무게중심을 뒀고 시간이 흐르며 그것이 제 스타일로 굳어진 것 같아요. 사실 개인적으론 일반 팝도 너무 좋아합니다. 토미 에마누엘 같은 음악도 좋아해 그런 타입 연주에도 관심이 많죠. 아이돌 세션 또한 정말 해보고 싶어요.”

평소 시집 읽는 걸 좋아하고 작사에도 관심이 많아 자신이 작사한 곡이 후일 김경호밴드가 부르는 곡이 되면 너무 좋겠다는 희망도 갖고 있다.

외모나 언행으로 본다면 주당의 이미지가 강함에도 술을 안한다는 게 의외였다.

“일단 체질에도 안맞는 것 같아요. 할아버지, 아버지 모두 술을 잘 못하는 집안 내력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회식 자리에서만큼은 소주잔에 물을 채우고 함께 흥얼거리며 분위기를 잘 맞추는 편이죠.”

“그러고보니 김경호밴드 멤버들은 대체적으로 술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요. 경호형 정도만 애주가죠.”

김기홍은 79년생이니 이제 한국 나이론 41살, 그러나 아직 솔로다. 그렇다고 독신주의자도 아니다. 그렇다면 눈이 높아서?

“제가 원하는 여성상은 어쩌면 단순합니다. 음악가의 일이라는게 워낙 일반인과는 다르다 보니 무엇보다 내가 하는 일을 이해해주는 여성이면 좋겠어요. 이제 부모님도 결혼 문제로 더 이상 다그치지 않습니다. 지친 것이죠.(웃음)”

스튜디오에 종일 앉아 작업하거나 하는 것 외에 그의 유일한 취미는 드라이브.

어찌보면 김기홍은 학생때부터 그가 하고 싶은 걸 하며 자신만의 길을 걸어왔다. 이 때문에 그의 어머니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

“기홍이, 너는 평생 하고 싶은 대로 살아왔기 때문에 절대 피곤해도 안 되고 또 피곤하다는 말을 해도 안된다.”

김기홍의 좌우명은 “교만하지 말자”다. 항상 초심을 잃지 않고 겸손한 마음가짐을 중시한다고.

“잉베이 맘스틴은 여전히 가장 존경하고 좋아하는 기타리스트죠. 또한 내 롤모델이기도 합니다. 이외에 마이클 랜도, 스티브 루카서 등을 좋아하고 혹시 기회가 돼 이들과 한번 연주한다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윤수일 밴드의 건반 연주자 이박은 내가 어려울 때 도움도 많이 준 분이라 존경과 좋아하는 마음이 각별하답니다.”

김기홍은 현재 메인기타로 션(Sean) 일렉트릭 기타 김기홍 시그니처(24프렛) 2종을 사용하고 있다. 어쿠스틱 기타론 힐러(Healer) 어쿠스틱 12현과 힐러 나일론 6현을 사용 중이다.

“션 기타는 기술력이 특히 돋보입니다. 전기자동차를 만드는 모기업(새안)의 기술력을 토대로 성능이 우수한 악기를 만들기 위한 개발 투자도 서슴치 않고 있어요. 대표인 이정용 회장님은 프로 연주자가 아님에도 기타 실력도 상당합니다. 이처럼 회장님 자체가 탁월한 일렉트릭 기타 개발에 적극적이니만큼 션 기타의 기술력은 앞으로도 계속 진보할 거라고 확신합니다. 이미 몇몇 음악인들 협찬을 하고 있기도 해요.”

“힐러 기타는 목재에 대한 고집이 대단해 최고급만 사용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동남아와 미국 현지에서의 반응도 좋다고 들었습니다.”

이외에도 김기홍은 펜더 스트라토캐스터57 리이슈(91년), 깁슨 커스텀(98년), 서(Suhr) 클래식 등 여러 대의 서 기타 및 탐 앤더슨 drop top 클래식 등등 30대가 넘는 기타를 소유하고 있다.

“앰프는 메사부기 등 여러 브랜드를 경험했지만 내겐 올드 마샬이 가장 취향에 맞는 것 같아요.”

김기홍은 베이시스트이자 음악감독인 동생 김재홍과 올해 말에서 내년 초 새로운 형태의 록 듀오 프로젝트 밴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추구하는 스타일은 드라이브하며 듣기에 좋은 시티팝과 헤비메틀(특히 바로크메틀)입니다. 그때그때 새로운 보컬, 드럼, 건반, 기타 등등 모든 파트를 특정 곡에 맞게 피처링해 시리즈 형태로 싱글을 계속 발매할 예정인데, 우선 첫 싱글로 매우 관능적인 여성 보컬 피처링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다양하고 변화무쌍한 사운드를 위해 각기 다른 음악인들이 매번 피처링을 함으로써 이번엔 누가 연주할까 등등 충분히 흥미진진한 요소들이 쉴 새 없이 나올 겁니다. 기대해도 좋을 거라고 자신해요.”

먼훗날 김기홍은 어떤 존재로 기억되길 바랄까?

“‘기타리스트’라는 특정 명칭보다 (음악을)잘하는 ‘아티스트’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선 저 역시 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사용장비

▶ 메인기타
숀(Sean) 기타 김기홍 시그니처(던컨 픽업) 2종 힐러(Healer) 어쿠스틱 12현, 힐러 나일론 6현

▶ 앰프 / 마샬

▶ 기어
레코딩 - CAE+, 프랙탈 AXE-FX, 데시벨 일레븐 파워, 부두 랩 콘트롤 스위처, 부두랩 HEX, CAE 버퍼, MXR 다이나 콤프, MXR 페이즈90, 보스(BOSS) TR2, 아이바니즈 TS9, SHUR 코코부스트

라이브 - POD HD500, SHUR 버퍼, 던롭 와우페달, MXR 다이나 콤프, 보스 TR2, 메사 플럭스 드라이브, 보스FV50, CAE 라인 부스트, 프리 더 톤 트라이 아바타, 보스 DD7, STRMON 블루 스카이

조성진 기자 corvette-zr-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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