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마약 정치인' 명단은 데스노트?..읍장 괴한 총격에 사망

지난 2016년 발표된 명단에 거론된 정치인 여럿 사망
인권단체, 마약과의 전쟁이 대담한 공격 촉발

민다나오 섬 클라린 시의 데이비드 나바로 읍장이 25일(현지시간) 검찰청사로 이송되던 중 무장 괴한들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마약 정치인'(narco-politician)으로 지목했던 읍장이 25일(현지시간) 무장 괴한들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필리핀 민다나오섬 클라린 시의 데이비드 나바로 읍장이 이날 세부의 검찰청사로 이송되던 중 매복하고 있던 괴한들이 차량을 멈추고 총을 난사했다고 설명했다.

나바로 읍장은 세부에서 마사지사를 폭행한 혐의로 전날(24일) 체포됐다.

괴한들의 공격에 나바로 읍장을 이송하던 경찰관 한 명도 부상을 당했다.

나바로 읍장은 지난 2016년 두테르테 대통령이 발표한 마약과 연루된 공직자 명단에 포함된 인물이다. 명단에는 판사와 시장 등 150명 이상의 유력인사들이 포함됐다. 지난 3월에는 44명의 지역 관계자들의 이름이 담긴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나바로 읍장은 이 명단에 포함됐다.

명단에 거론된 인물 중 지난 2016년과 2017년에는 알부에라 마을의 롤란도 에스피노사 읍장과 레이날도 파로지노그 오사미스 시장이 경찰이 촌 쏭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에는 단반타야의 빈센테 루트 읍장이 기습을 당한 뒤 간신히 목숨을 건졌고 타나우안시의 안토니오 할릴리 시장은 국기 게양식 도중 저격수의 총격을 받아 사망하기도 했다.

인권감시단체들은 필리핀이 폭력적이면서 치명적인 정치 문화를 갖고 있다며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과의 전쟁이 대담한 공격을 촉발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우려를 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이 3년 전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약 6700명의 마약 거래상이 사살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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