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집 비쌀수록 공시가 현실화율 낮아, 고액 자산가 보유세 부담 덜어줬다
[경향신문] ㆍ참여연대 23만가구 분석
ㆍ3억 이하 공동주택 69.5%…15억~18억 고가는 61.9%
ㆍ단독주택은 격차 더 벌어져 “부동산 공시가 현실화해야”
보유세와 건강보험료 등의 산정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 시세 반영률(현실화율)이 고가 주택일수록 낮아 과세 형평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3억원 이하 공동주택의 현실화율은 70%에 육박했지만 15억원 초과~18억원 이하 고가 주택은 60% 남짓에 그쳤다.
참여연대는 2018년 10월부터 2019년 3월까지 거래된 공동주택(아파트, 연립주택, 다세대주택)과 단독주택(다가구주택, 단독주택) 실거래가와 공시가격 자료를 연결할 수 있는 23만7644건에 대해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공시가격은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와 건강보험료 산정 기준 등 60여가지 행정 목적으로 활용된다. 정부는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공개하고 있지만 지역이나 가격대별 구분 없이 공동주택과 단독주택으로만 나눠 발표한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공동주택과 단독주택 모두 고가일수록 현실화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3억원 이하에 거래된 공동주택의 현실화율은 69.5%지만 3억원 초과~6억원 이하는 66.7%, 6억원 초과~9억원 이하는 64.2%로 주택 가격이 높을수록 점차 낮아졌다. 현실화율은 15억원 초과~18억원 이하 고가주택에서 61.9%로 가장 낮았다. 3억원 이하 주택과 비교하면 격차가 7.6%포인트에 달한다. 다만 18억원 이상 초고가 주택은 현실화율이 65.8%다. 이는 정부가 최근 일부 초고가 주택의 공시가격을 대폭 올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역별로도 편차가 컸다. 서울의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65.8%로 가장 낮았는데, 가장 높은 경북(72.5%)과의 편차가 6.7%포인트다. 참여연대는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낮은 지역일수록, 평균 실거래가(집값)가 높은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실제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가장 낮은 서울은 평균 실거래가가 4억2865만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반면 현실화율이 높은 경북, 전북(72.4%), 강원(70.5%) 등은 실거래가가 낮았다.
고가 주택일수록 현실화율이 낮아지면서 고액 자산가의 부동산 보유세 부담은 줄어들게 됐다.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57.4%에 불과한 서울시 강남구 수서동 한 공동주택의 현행 보유세는 788만원이지만,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90%로 높아지면 보유세는 1702만원이 된다. 홍정훈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는 “주택 가격이 높을수록 현실화율이 낮아지면서 가격이 높은 자산을 보유한 사람에게 부과돼야 할 부동산 보유세가 줄어들게 됐다”고 했다.
단독주택은 가격대별로 공시가격 현실화율 격차가 더 벌어졌다. 3억원 이하 단독주택은 현실화율이 54.7%였지만 3억원 초과~6억원 이하는 47.6%, 6억원 초과~9억원 이하는 46.1%였다.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는 현실화율이 40.1%로 3억원 이하 주택과 비교해 14.6%포인트나 차이가 났다.
지역별로도 편차가 더욱 컸다. 현실화율이 57.7%로 가장 높은 대전과 현실화율이 41.8%로 가장 낮은 광주 간의 격차는 15.9%포인트에 달했다. 참여연대는 “개별주택 공시가격 산정 주도권이 기초자치단체에 있는 단독주택 공시가격 제도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부동산 보유세의 누진적 과세가 작동되기 위해서는 과세의 기준을 결정하는 부동산 공시가격을 현실화해야 한다”며 “공시가격 제도의 형평성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는 만큼 정부가 지역별, 가격별 현실화율을 공개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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