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와이어도 거부한다"..니플패치·캡내장형 의류 인기
속옷 대안 니플패치 구매 늘고, 종류·소재 다양화
일반 의류까지 캡 내장형 티셔츠가 인기를 얻어
28세 회사원 최지은 씨는 지난여름 휴가 때 ‘니플패치’를 처음 써보고 신세계를 경험했다. 바캉스 원피스를 입기 위해 거의 15년 가까이 갑갑한 브래지어 대신 친구에게 추천받은 니플 패치 제품을 착용했더니 더운 동남아 날씨에도 덜 답답하고 식사 후 소화도 더 잘되는 느낌이었다. 이후 최씨는 한국에 돌아와서 코르셋처럼 답답하게 몸통을 조이던 속옷들을 모조리 버렸다. 와이어가 없는 브라렛, 캡 내장형 나시·티셔츠들로 옷장을 새로 채웠다.
3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최 씨처럼 갑갑한 속옷을 거부하는 여성들이 늘면서 니플 패치·캡내장형 의류가 더운 여름철뿐 아니라 사계절 내내 인기를 얻고 있다.
니플패치란 젖꼭지에 붙이는 브라의 형태로 밴드형, 실리콘형, 패브릭형 등 다양하게 나뉜다. 몇 년 전까지만해도 비키니 등 수영복을 입을 때나 간간히 사용하던 제품이었다. 혹은 남성들이 얇은 셔츠를 입을 때 러닝 대신 붙이던 아이디어 상품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오프숄더 등 노출이 있는 옷뿐만 아니라 편안함을 추구하는 ‘노브라’, ‘탈(脫)브라’ 흐름이 확산하면서 일상 아이템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국내 헬스앤뷰티(H&B) 스토어 1위 올리브영에 따르면 니플패치 판매량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더운 여름철에 판매가 집중되긴 하지만 지난 1월 1일부터 9월 26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95%의 매출 신장률을 보이며 1년 내내 꾸준히 사랑 받는 상품이 됐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옷맵시를 살려주는 용도로 사용하는 니플 커버의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니플 커버 구매가 늘어남에 따라 모양과 재질도 다양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 쇼핑 사이트 위메프에서도 니플패치 판매량이 2017년 33%, 2018년 24% 증가하며 매년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니플패치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제품의 종류와 소재도 다양해지고 있다. 루트비만이 제조·판매하는 ‘방탄꼭지’는 하이드로콜로이드 소재로 만든 프리미엄 제품으로, 남성 니플패치 기준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속옷을 신경 쓰지 않고 겉옷만 착용하면 되는 캡 내장형 의류도 운동복 카테고리(상품군)를 벗어나 티·셔츠 등 다양한 라인으로 확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탈브라 전용 의류를 제작하기 위한 크라우드 펀딩도 등장했다. ‘야망크리에이터’라는 이름으로 텀블벅 펀딩을 시작한 20대 여성 A씨는 브래지어가 여성의 건강에 유해하다는 것을 알리고 당당한 여성의 패션 문화를 만들기 위해 해당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양쪽 가슴 부분에 주머니를 달고, 소재도 시어서커 등 가볍고 시원한 것을 택했다. 해당 펀딩은 일주일 만에 약 1200만원의 후원금이 모일만큼 호응을 얻었다.
의류브랜드 ‘러브유어셀프’의 노브라 티셔츠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 목표액의 292% 후원을 달성하며 펀딩에 성공했다. 티셔츠 앞 쪽에 나염 프린팅을 30cm 이상 넓게 배치해 속옷을 입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커버 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러브유어셀프 티셔츠를 구매했다는 대학생 김모(28)씨는 “편안함을 위해서 노브라를 하고 싶지만 주위 시선이 신경 쓰여 선뜻 도전하지 못했었다”며 “이런 옷은 집에서 다른 가족들이 있어도 편안하게 입을 수 있고 편의점이나 쓰레기를 버리러 갈 때 등 일상에서 활용하기에도 유용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여성의 자유와 당당함을 지지하는 브랜드 슬림9은 노브라티 ‘숨바꼭티’를 출시했다. 제품명처럼 유두 형태가 자연스럽게 가려지며 가슴 라인을 살려준다. 여성 100인의 니플 위치 테스트를 통해 패드의 크기와 위치를 선정해 모든 여성들의 가슴 커버가 가능하다는 것이 특장점이다. 티셔츠 안쪽에 얇은 이중 안감처리로 내장된 에어패드가 직접적으로 형태가 드러나지 않으면서 노출을 방지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외국에서 시작된 여성들의 탈브라, 노브라 트렌드는 최근 속옷 브랜드 사이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흐름 중 하나”라면서 “전문 브랜드와 쇼핑몰이 국내에서도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윤화 (akfdl34@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광화문 집회로 勢 과시한 범보수.."文, 제정신인지 의심"
- 래퍼 도끼, 130평 호텔 거주 "숙박비, 한달 2억원"
- 파주·김포·연천 돼지 모두 없앤다.. '先수매 後예방살처분' 추진
- [단독]조국, 6.25 뒤 첫 NO사시..한국당, SNS로 가짜뉴스 전파
- 김승현, 연인 '알토란' 작가 공개?..'살림남2' 예고편 관심↑
- "재도약의 해"..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
- [줌인]전문가 맞나 네일베 아나..'답정너' 의원들의 호통국감
- 車판매 절벽시대..제조사 역할 모빌리티 서비스까지 확장
- 北김정은 11월 답방 이뤄질까
- 태풍 '미탁' 물러갔지만..9명 숨지고 5명 실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