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빗살무늬토기의 추억 - 국립광주박물관

2019. 9. 26.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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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나우뉴스]

국립광주박물관은 1978년에 개관하여 호남 고대 문화의 원형을 잘 보존 전시하고 있다

#빗살무늬토기 #국립광주박물관 #중흥산성쌍사자석등

“빗살무늬토기에는 금이 패어져 있었다...(중략)...예쁘라고 팠다. 금이 있어야 사람이 쓰는 물건이다라고 아빠는 그랬다.” <빗살무늬토기의 추억, 김훈, 1995, 문학동네>

정말 우리 조상님들은 빗살무늬토기의 금을 예쁘라고 팠을까? 명쾌한 상상이다. 사람이기 때문에 빗살을 그었으리라. 소설 <빗살무늬토기의 추억>은 한 소방대원과 맹인안마사의 죽음을 통해 신석기 시대의 농경문화와 현재의 기술 문명을 잘 잇고 있다. 더 이상 빗살무늬토기는 품질이 투박하고 조악한 토기가 아니라 문명의 시원(始原)을 증명하는 도구이자 당시 최고 수준의 기술 문명이라고 작가는 에둘러 말한다. 너무도 오래되어 어쩌면 잊혀진 시간들, 그러기에 더더욱 낯설게 남겨진 갈돌, 돌칼, 돌도끼, 빗살무늬토기를 만나러 간다. 빛고을 광주(光州)국립박물관이다.

국립광주박물관에는 다채로운 토기 및 도자기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박물관 제공

계절은 여름에서 가을로 이미 훌쩍 넘어가버렸다. 그러하기에 국립광주박물관 나들이는 ‘딱’ 제철을 맞았다. 광주체고 길로 올라가도 되고, 매곡동을 지나 직진해도 된다. 국립광주박물관은 광주 도심 안에 적당히 붙어 있으면서도, 외따로 떨어져 있기도 하다. 이곳에서는 시간도, 풍경도 충분히 여유롭게 흘러가는 듯 모든 것들이 평화롭다.

농경문화의 발전 정도에 따라 다채로운 형태의 토기 및 농경도구들이 시대별로 잘 구분 전시되어 있다

국립광주박물관은 지역박물관으로서는 단연 맏형이라고 불러도 된다. 왜냐하면 광복 이후에 우리 손으로 지은 최초의 지방 국립박물관이 바로 국립광주박물관이기 때문이다. 1978년 12월 6일에 개관한 국립광주박물관은 광주와 전남지역의 오랜 농경문화와 전통문화의 흔적을 잘 간직하고 널리 알리기 위해 설립되었다. 박물관의 규모도 상당하다. 대지면적이 82,993㎡에 달하고 연면적은 15,127㎡, 건축면적 5,575㎡에 이르며 소장품만 120,000여점이 넘는 곳이다.

#강진고려청자 #1975년신안해저유물 #광주나들이장소

박물관 2층에는 광주 전남 지역 옛 절터 등에서 옮겨온 수준높은 불교 문화 소장품 등도 많이 전시되어 있다

현재 국립광주박물관은 1층과 2층, 그리고 옥외전시실로 크게 구획이 나뉜다. 우선 박물관 로비로 들어서면 국보 제 103호인 ‘중흥산성 쌍사석등’이 보이고 이를 지나면 ‘선사, 고대문화실’이 바로 나온다. 바로 이곳에서 우리는 신석기시대의 덧무늬토기, 청동기시대 간돌검을 비롯하여 국보 143호로 지정된 청동기시대의 화순 대곡리 유물들을 만날 수 있다. 또한 1층에는 ‘농경문화실’도 있어서 우리나라 대표적인 농경유적인 광주 신창동 유적과 아울러 철기 시대의 다양한 농사도구들도 볼 수 있다.

박물관에는 상설 전시 외에도 다채로운 기획 전시 행사도 열린다

박물관 2층에 올라가면 통일신라시대에서 조선시대에 이르는 불교미술, 도자, 서화 등 다양하면서도 진귀한 유물들도 만날 수 있다. 2층 전시관에는 수준 높은 불교 미술을 증명하는 사리장엄구, 불교 의식구, 불상 등도 있을 뿐만 아니라 고려청자의 본향인 강진에서 만든 세련된 청자와 조선의 분청사기, 백자 등도 보존 전시되어 있어 선조들의 수준 높은 미의식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특히 1975년 신안 앞바다에서 건져 올린 2만 4천여 점의 진귀한 유물들 중 13세기 후반 중국 원(元)나라 도자기와 연적 등도 전시되어 있어 14세기 해상 실크로드를 통한 동북아 국제교류의 양상도 이곳에서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

국립광주박물관 옥외 정원은 아이들이 뛰어 놀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편안하고 아늑한 곳이다

또한 박물관 옥외 전시실은 편안한 휴식과 나들이 공간이자 광주 주변 지역 옛 절터, 유적 등에서 옮겨 온 문화재들도 잘 보존되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청동기 시대의 전남 고흥의 고인돌 무덤방과 강진의 청자가마터, 광주 장운동의 오층석탑 등이 복원 전시되어 있어 가족 단위의 가을 나들이 공간으로도 손색이 없는 곳이다.

<국립광주박물관에 대한 방문 10문답>

1. 방문 추천 정도는?

- ★★★☆ (★ 5개 만점)

- 편안한 공원 같은 곳이다. 가을 나들이 공간으로는 제격이다.

2. 누구와 함께?

- 연인끼리 조용한 데이트를,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나들이 공간.

3. 가는 방법은?

- 광주광역시 북구 하서로 110(매곡동 430번지)

- 버스 : 송정 29, 송정 33, 문흥 53, 상무 63, 용전 84, 용전 85, 첨단 95번 광주박물관 하차.

4. 특징은?

- 호남 문화의 원형을 만날 수 있다. 광주를 넘어 호남 전역의 농경문화의 시작점을 확인.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늘 한산한 편이다. 가족 단위로 다녀오면 좋다.

6. 꼭 봐야할 장소는?

- 1층 선사고대문화실, 2층 신안해저문화재실

7. 토박이들로부터 확인한 추천 먹거리는?

- 매곡동 주변으로 가면 맛집들이 많다. ‘전승규의 감자탕이야기’, ‘윤씨네돼지갈비’, 돌솥밥 ‘넝쿨채’, ‘돼지전설’, 칼국수 ‘달자네집’

8. 홈페이지 주소는?

- 요금 및 운영 관련 자세한 내용은 https://gwangju.museum.go.kr/kor/index.do 으로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광주시립미술관, 중외공원, 광주어린이대공원

10. 총평 및 당부사항

- 국립광주박물관은 광주 안에서도 사람들의 발길이 덜 붐비는 곳이지만 소장품이나 박물관 연혁으로 보아서는 국내 최고 수준의 박물관으로 볼 수 있다. 특히 구석기 시대와 신석기 시대, 청동기 시대까지 너끈히 아우를 정도의 박물관이 바로 국립광주박물관이다. 격(格)을 제대로 갖춘 정통 박물관.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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