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성조기 속에 '코리아'.. 무슨 사연 있었나

박태해 2019. 9. 21.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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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간 30개국이 넘는 분쟁지역의 현장 취재를 토대로 '지리의 힘'을 쓴 영국의 저널리스트 팀 마셜은 정치적·종교적 이데올로기는 성쇠를 겪지만, 지리적인 요소는 시간이 흘러도 그 자리에 남아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지리의 힘이 21세기 현대사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함을 강조하며 이것을 '지리의 포로'라 표현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1871년 성조기 속에 코리아(corea)란 글자가 들어가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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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에 얽힌 다채로운 이야기 / 환경 등 5개 분야로 나눠 설명 / 초콜릿 무역·빅맥지수 경제 등 / 서로 연결된 지구촌 모습 조명
13개의 별이 들어간 사각형 안에 ‘COREA’가 들어간 1871년 성조기. 푸른길 제공
20여년간 30개국이 넘는 분쟁지역의 현장 취재를 토대로 ‘지리의 힘’을 쓴 영국의 저널리스트 팀 마셜은 정치적·종교적 이데올로기는 성쇠를 겪지만, 지리적인 요소는 시간이 흘러도 그 자리에 남아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지리의 힘이 21세기 현대사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함을 강조하며 이것을 ‘지리의 포로’라 표현했다. 지리(地理)는 표면적인 사실의 나열이 아니라 지역에서 전개되는 각종 현상을 종합 분석하고 지역의 고유성과 일반성을 분석하는 학문이다.
남영우·박선미·손승호·김걸·임은진/푸른길/2만8000원
‘아주 쓸모 있는 세계 이야기’는 지리학자들이 과연 역사가 지리의 포로인지, 자연환경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등 그간 잘 몰랐던 세계 지리 상식에 관한 내용을 환경적, 문화적, 경제적 차원 등 5개 분야로 나눠 재밌게 설명하고 있다.

첫 번째 궁금증부터 해결해보자. 각국의 국기 가운데 가장 많이 바뀐 국기는? 정답은 미국의 성조기다. 미국은 1776년 7월 4일 독립선언을 했을 당시만 하더라도 공식적인 국기는 없었다. 1777년부터 13개의 별이 들어간 베치로스 기(Betsy Ross flag)로 불리는 국기가 사용되기 시작했고, 영토 확장에 따라 별의 개수가 증가했다. 1960년 하와이주가 미국의 50번째 연방주로 가입하면서 50개의 별을 담은 국기가 오늘날 미국의 공식 국기로 쓰이고 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1871년 성조기 속에 코리아(corea)란 글자가 들어가 있다는 사실이다. 13개의 별이 그려진 사각형 안에 ‘COREA’가 새겨져 있었다. 미국 해군 로저스 제독이 1871년 신미양요 때 아시아 함대를 이끌고 조선을 침략하면서 새겨 넣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최초로 술을 만든 나라는 어디일까. 인류 역사상 맥주를 처음 마신 나라는 메소포타미아의 수메르 왕국이었다. 맥주는 인류가 유목생활에서 정착생활로 전환해 농경생활을 하면서 만들어진 음료다. 서력기원전 2100년경 쓰여져 기록으로 남은 최고의 문학인 길가메시의 서사시에는 “인생의 기쁨. 그 이름은 맥주”라는 글이 있다. 이것이 인류 역사에서의 최초로 등장한 맥주에 관한 기록이다. 당시 수메르 왕국의 수도였던 우르의 주민들은 술통을 빨대에 꽂아 맥주를 마시는 여유로운 생활을 하며 민족스러운 일상을 보냈다고 한다.
빨대로 맥주를 마시는 우르 사람. 푸른길 제공
책은 세계적인 탐험가의 원조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1492년 대서양을 건너 지금의 아메리카 대륙에 당도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보다 100년 먼저 태어난 중국 명나라 정화의 7차례 남해 대원정도 설명하고 있다. 정화의 대원정은 페르시아만의 호르무즈와 아프리카 동부의 모가디슈까지 갔던 것으로 추정된다. 작금의 중국이 추진 중인 육상과 해상의 신실크로드 경제권 정책인 일대일로(一帶一路)가 과거 명나라 때의 못 이룬 정화 선단의 재추진이라는 얘기는 솔깃하게 들린다.

누구나 세계와 연결돼 있다. 오늘날 맥도날드와 같은 패스트푸드의 글로벌 지점망은 빅맥지수로 표현되는 경제지표가 되었고, 코카콜라는 지구촌의 일상 음료가 됐다. 나아가 우리의 행동이 먼 나라의 누군가와 연결되는 경우도 있다. 쉽게 사 먹을 수 있는 초콜릿 속에는 코트디부아르 어린이들의 강제노동이 녹아 있으며 아무 생각 없이 초콜릿을 구매하는 행위가 먼 나라의 아동노동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지구는 이제 하나의 마을과 다름없어 긴밀히 연결되어 있고 각자의 행동 하나가 나비효과처럼 저 멀리까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우리는 지리적 관점에서 세계를 이해해야만 한다”고 말한다.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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