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기소] 1100일의 기록, 제주 '남원리 해녀'

2019. 9. 18.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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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방송된 기자들의 현장 브리핑 '내(일) 기사를 소개합니다'(내기소)에서는 허호준 전국1팀 선임기자가 나와 제주영상동인이 3년6개월에 걸쳐 촬영한 '1100일의 기록, 남원리 해녀'라는 사진특별기획전을 전했다.

최근 제주 지역의 순수 사진동호회인 제주영상동인이 3년6개월에 걸쳐 촬영한 '1100일의 기록, 남원리 해녀'라는 사진집을 펴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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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기사를 소개합니다 | 기자들의 브이로그형 현장 브리핑 #78
허호준 전국1팀 선임기자

18일 방송된 기자들의 현장 브리핑 ‘내(일) 기사를 소개합니다’(내기소)에서는 허호준 전국1팀 선임기자가 나와 제주영상동인이 3년6개월에 걸쳐 촬영한 '1100일의 기록, 남원리 해녀'라는 사진특별기획전을 전했다. 김현정 피디 hope0219@hani.co.kr

허호준 전국1팀 선임기자 ‘내기소‘ 전문

안녕하세요. 저는 <한겨레>에서 제주 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허호준 기자입니다. 지금 제가 서 있는 곳은 제주시 용담 해안도로에 있는 다끄네 포구입니다. 운이 좋은 날에는 남방큰돌고래가 힘차게 유영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이곳은 이 지역 해녀들의 생활 터전이기도 합니다. 최근 제주 지역의 순수 사진동호회인 제주영상동인이 3년6개월에 걸쳐 촬영한 '1100일의 기록, 남원리 해녀'라는 사진집을 펴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회원 19명이 참여한 이 사진집에는 370여 점의 작품이 수록돼 있는데요. 20일부터는 제주시 구좌읍 제주해녀박물관에서 특별기획전을 열 계획입니다.

영상동인 회원들은 제주 해녀의 기록이라는 차원을 넘어 우리 시대에 사라질지도 모르는 해녀 문화를 알리기 위해 이 사진집을 기획하게 됐다고 합니다. 사진집에서는 헤진 곳을 얼기설기 꿰맨 낡은 고무 슬리퍼에서 제주 해녀들의 근검절약, 추운 바다에서 물질하다, 잠깐 몸을 녹이기 위해 불턱에 모여앉은 해녀들의 모습에서 끈끈한 제주 공동체 의식을 엿볼 수 있습니다. 고단한 물질을 멈추고 잠시 눈을 붙인 해녀의 모습, 물에 들기 전 간단하게 몸을 푸는 집단 체조의 모습은 정겹습니다. 테왁과 망사리를 짊어지고 일렬로 바다 밭을 향해 걸어나가거나 노을을 배경으로 걸어가는 해녀들의 모습은 장관입니다. 눈보라 속에 물질하고, 비바람 속에 물질하는 모습에서는 경건함을 느끼게 합니다.

이번 제주영상동인이 인터뷰한 80대 중반의 한 해녀 할머니는 바다에서 물질하다 사람이 죽어서 배 위로 올리지 못하자, 물속에서 자신의 머리로 시신을 받쳐 배 위로 올렸다고 할 정도로 바다에서는 무서운 게 없었다고 말합니다. 이 할머니는 아기를 낳고 이튿날, 물에 들어가 어두울 때까지 미역을 채취하는 바람에 집에서는 산모가 없어졌다고, 난리가 났었다고 회고합니다. 제주 해안마을의 여성들은 대부분 10살 안팎이면 헤엄을 배우고 13살 무렵이 되면 물질에 나섭니다. 물질이 없는 날에는 밭에서 일을 합니다. 제주 4·3사건으로 잿더미가 된 제주의 해안 마을을 일으켜 세운 이들도 해녀들이었습니다.

이번 1100일 동안 해녀 54명을 카메라에 담은 제주영상동인 회원들은 남원리 해녀들이 들려주는 삶의 이야기에서 강인함보다는 인간미와 연민의 정이 더 넘치는 것을 느꼈다고 말합니다. 어린 나이에 고아로 자랐지만 물질을 통해 반듯한 가정을 꾸리거나, 일본으로 물질을 하러 갔다가 돌아온 해녀들의 이야기는 서사시와도 같습니다. 제주 해녀는 현재 3000여 명이 활동하지만, 60대 이상이 70%를 넘고 있고, 평균 연령 70살에 이릅니다. 앞으로 20년 뒤에는 제주 해녀의 8~90%가 사라질 전망입니다.

내기소. 9월18일. 허호준 기자편. 한겨레 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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