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역사가 지어올린 구도심 속 디자인 다세대주택

신기영 2019. 9.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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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암동 다경채

오래된 다세대주택이 즐비한 서울 성북구의 한 주택가. 마을 토박이 청년이 아버지의 뜻을 담아 동네에 새 이정표를 세웠다.


개구부의 배치만으로도 리듬감이 느껴지는 파사드 

큰길에서 조금 들어오는 골목길. ‘다경채’라는 캘리그래피 간판이 인상적인 하얀 다세대주택이 있다.

건축주 조서광 씨는 태어나서부터 계속 이 동네에서 살았다며 “지금 집이 올라간 부지가 가족의 옛집 자리였다”고 설명한다. 그렇게 평생을 살아왔기에 불편한 점도 많았고, 노후화되었던 서광 씨 가족의 옛집. 팔고 다른 동네로 이사 갈까 고민하던 어느 날, 고모님 댁에 갔다가 재미난 경험을 했다고.

멀리서도 눈에 띄는 다경채 ⓒ 이상
주차장을 포함한 1층 기둥에는 노출콘크리트를 적용했다.

큰길에서 조금 들어오는 골목길. ‘다경채’라는 캘리그래피 간판이 인상적인 하얀 다세대주택이 있다.

건축주 조서광 씨는 태어나서부터 계속 이 동네에서 살았다며 “지금 집이 올라간 부지가 가족의 옛집 자리였다”고 설명한다. 그렇게 평생을 살아왔기에 불편한 점도 많았고, 노후화되었던 서광 씨 가족의 옛집. 팔고 다른 동네로 이사 갈까 고민하던 어느 날, 고모님 댁에 갔다가 재미난 경험을 했다고.

“고모님이 민원 제기를 위해 인접 건축 현장에 가셨는데, 돌아와서는 오히려 좋은 사람들 같다면서 제게 추천을 하셨어요.”

그렇게 찾아간 현장에서 서광 씨는 토토종합건설 이인규 대표와 한라종합건축사사무소의 강철규 소장을 만나게 되었다. 건축주와 건축가, 시공사 모두 30대라는 비슷한 나이였기에 소통이 더 자유로웠던 그들. 여러 모임과 솔직한 의견 교환 끝에 두 세대의 주인 세대가 포함된 15세대 다세대주택, 다경채 프로젝트에 돌입하게 되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서울특별시 성북구 대지면적 ▶ 270㎡(81.81평)
건물규모 ▶ 지상 5층 + 다락 건축면적 ▶ 138.89㎡(42.08평) 연면적 ▶ 486.58㎡(147.44평)
건폐율 ▶ 49.96% 용적률 ▶ 174.67% 주차대수 ▶ 8대 최고높이 ▶ 18.3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
단열재 ▶ 비드법단열재 2종3호 155mm, 경질우레탄 보드 120mm
외부마감재 ▶ 노출콘크리트, STO 외단열시스템, VM-Zinc 티타늄아연판, 푼더막스 NT패널
담장재 ▶ 4인치 블록쌓기
창호재 ▶ LG하우시스 시스템 창호 Tilt&Turn, 수퍼세이브3, 파크로 FPP-V U3 멀티 개폐형 지붕창
에너지원 ▶ 도시가스 조경석 ▶ 현무암 전기·기계 ▶ ㈜선화설계사무소
설계 ▶ ㈜한라종합건축사사무소 시공 ▶ 토토종합건설㈜

INTERIOR SOURCE

내부마감재 ▶ 벽 - 숲에온 동원벽지 / 바닥 - LG하우시스 소리잠, 구정마루 강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한신&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 도비도스
주방 가구 ▶ 한샘 EURO 7000 조명 ▶ 코콤 LED 조명, 한성조명기구
계단재·난간 ▶ 외부계단 - 고흥석 + 평철 난간 / 내부 계단 - 자작나무합판 + 평철난간
현관문 ▶ 일진방화문 중문 ▶ 영림임업 3연동 도어 + 망입유리
방문 ▶ 영림임업 ABS 도어 + 필름지 부착 붙박이장 ▶ 한샘 하이글로시 화이트
루버 ▶ 합성목재 제스트 YELLOW BROWN

세 개의 사선이 모이는 주택 동측의 경사는 비계를 타고 올라가 허공에 유도 줄을 걸어야 할 정도로 난공사였다. ⓒ J2V

POINT 1 - 캘리그래피
건물 입구와 계단실에는 ‘다경채’의 캘리그래피 아이템이 설치되었다. 단순한 다세대주택을 넘어 하나의 독특한 브랜드로 만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POINT 2 - 엘리베이터
외벽 창 유리 엘리베이터도 가능은 했지만, 여름철 일사와 겨울철 단열 문제로 현실성이 떨어졌다. 대신 층별로 숫자를 의미하는 개구부를 내 약간의 개방감을 줬다.


다경채의 건물 입구 포치는 푼더막스 NT 패널을 적용해 포인트를 줬다. 

염려했던 대로 현장은 쉽지 않았다. 좁은 골목길은 늘 공사 차로 막혀 어려움이 적잖았고, 집을 철거하고 측량하자 안타깝게도 부지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민원 자체는 비슷한 다른 사례들보다 적은 편이었다. 서광 씨는 “다들 어려서부터 가깝게 지내던 분들이라 오히려 새집을 지을 때 많은 응원을 받았다”며 지금도 이웃들은 동네 분위기가 더 좋아져 반가워한다고.


SECTION

①현관 ②거실 ③침실 ④원룸 ⑤주방 ⑥욕실 ⑦베란다/발코니 ⑧엘리베이터 ⑨다락 ⑩옥상 

PLAN


(위, 아래)어머니 세대 거실. 북측으로는 다락으로 향하는 계단과 창고가 놓였다.

다경채는 화이트 컬러를 메인으로 삼으면서 지나친 단순함은 피하고자 했다. 다양한 크기의 개구부와 고정창을 독특하게 배치하고 두 매스를 겹쳐 입체감 있는 입면을 구현했다. 밤에는 겹치는 부분의 조명과 개구부로부터 흐르는 실내의 빛이 늦은 시간의 거리에서 독특한 존재감을 낸다.

주방 겸 식당에서 고개를 잠깐 돌리는 것만으로도 멀리 도시 풍경이 내다보인다. 
서재 겸 업무 공간으로 이용되는 다락

POINT 3 - 서랍 겸 벤치
미디어룸의 계단 일부에는 독서를 하거나 스크린으로 영화 볼 때 활용할 수 있는 서랍 겸 벤치를 넣었다. 영화를 보면서 필요한 리모컨 등 소품을 수납하기 좋다.
POINT 4 - 옥상
건물은 좁은 부지 사정으로 충분한 외부 공간을 갖기 어려웠다. 그래서 어머니 세대, 아들 세대 각각에 작지만 옥상을 두어 외부 공간으로 활용토록 했다.


블랙&화이트의 대비가 인상적인 계단실 
화이트 톤으로 깔끔한 주방

늦은 시간의 거리에서 독특한 존재감을 낸다. 소재도 복잡하지 않은 선에서 노출콘크리트, 푼더막스 NT패널, 고벽돌 등으로 다양화해 포인트를 줬다. 실내 엘리베이터는 개방감을 중요시했던 서광 씨와 어머니의 의견을 받아 출입문을 글래스로 하고 전면에 층수를 의미하는 복수의 창을 뒀다.

동측면과 전면의 외벽 경사가 모두 느껴지는 거실. 동측면은 위쪽이 안으로, 전면은 왼쪽이 바깥쪽으로 돌출되었다. 
ⓒ 토토종합건설 
아들 세대의 다락 계단은 책장과 벤치, 스크린을 설치해 독서부터 영화까지 즐기는 미디어룸으로 활용한다.

“아버지가 다산 정약용 선생을 존경하셔서 제 아명도 그 인품을 본받으라고 ‘차밭을 가꾼다’는 뜻의 ‘다경’이라고 지어주셨어요. 그 뜻을 담아 집 이름을 정했습니다.”

집이 지어지기 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함께 누리기에는 늦었지만, 이름으로라도 남겨주신 뜻을 이어가고 싶었다는 서광 씨. 아직은 임대 관리 등 낯설고 어려운 일이 많지만, 가족, 이웃, 건물에 함께하는 모든 이들과 마을을 지켜가기 위해 오늘도 다경채를 돌본다.

아들 세대 쪽 옥상. 다경채가 다 지어지고 이곳에서 이인규 대표와 강철규 소장, 건축주 조서광 씨가 함께 회포를 풀곤 했다.
골목 입구에서 본 다경채. 겹쳐지고 돌출된 매스가 건물을 더욱 입체감 있게 한다. 
밤에 보는 다경채. 어두웠던 골목을 훤히 비춘다.  ⓒ DANCHU

건축엔지니어 _ 이인규 × 건축사 _ 강철규

건축엔지니어 이인규(좌)는 ‘자연은 신이 만든 건축이며 인간의 건축은 그것을 배워야한다’라는 명제에 따라 생태 건축, 지속 가능 건축을 지향한다. 한양대학교에서 건축학 석사를 취득하고 현재는 토토종합건설㈜대표이다. 주요 프로젝트로는 아미하임, 클라인하우제, 내곡연두어린이집 등이 있다. ‘건축은 삶을 담는 그릇이다’를 모토로 프로젝트에 임하는 건축사 강철규(우)는 ㈜한라종합건축사사무소 건축사며 아미하임, 단하당, 시수제 등의 주택과 베이튼 호텔, 최선어학원 송파사옥 등을 설계했다. <임대수익 나오는 꼬꼬마 빌딩짓기>를 건축주와 함께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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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_ 신기영 사진 _ 변종석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19년 9월호 / Vol.247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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