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 국제경쟁 대상 '강 그리고 장벽'

2019. 9. 10.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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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마스터스 감독 다큐멘터리, 미국·멕시코 장벽 건설과 환경 문제 다뤄
알피니즘 등 4개 부문 작품상도 선정..넷팩상은 이란 배경 '비러브드' 수상
제4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 국제경쟁 대상을 받은 '강 그리고 장벽'의 한 장면.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제4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 국제경쟁 대상으로 미국 출신 벤 마스터스 감독의 다큐멘터리 '강 그리고 장벽'이 선정됐다.

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10일 열린 폐막식에서 국제경쟁 5개 부문, 넷팩(NETPAC)상 등 총 6개 부문, 청소년들이 넷팩상 경쟁작을 보고 선정하는 특별상 등에 대해 시상했다.

국제경쟁에 출품된 20개국 31편의 영화 중에서는 '강 그리고 장벽'이 최고의 영예를 안았다.

이 영화는 미국과 멕시코 접경에 있는 리오그란데강을 따라 감독과 4명의 친구가 1만2천마일을 여행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트럼프 정부의 국경 장벽 건설이 현실적 문제로 대두하면서, 환경운동가들에게도 이 장벽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피할 수 없는 질문이 됐다.

5명의 일행은 자전거, 무스탕, 카누를 타고 국경을 여행한다.

카메라가 포착한 아름다운 풍경 위로 '이 아름답고 위대한 자연에 인위적으로 선을 긋고 장벽을 만드는 것은 가능한가?', '장벽 건설로 과연 문제는 해결될 수 있는가?' 등 세심하게 준비된 정치적 질문이 삽입된다.

이 영화는 '예상치 못한 것으로 가득한 환경과 인간 선입견의 본성을 탐구하는 여정을 잘 표현했다'는 평가와 함께 최고상을 받았다.

전문 산악인들의 끊임없는 도전과 용기를 보여주는 '알피니즘' 부문 작품상은 '영혼의 산 마나슬루'가 받았다.

오스트리아 출신 제럴드 살미나 감독의 이 다큐멘터리는 최고난도 등반의 사실적 재연과 완벽한 편집술로, 20세기 최고 알피니스트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한스 캄머란더의 삶을 잘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4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 국제경쟁 클라이밍 부문 작품상을 받은 '숨'의 한 장면.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암벽등반이나 스포츠 클라이밍 등 다양한 분야 등반을 소재로 하는 '클라이밍' 부문 작품상에는 멕시코 울리세스 피에로 감독의 다큐멘터리 '숨'이 선정됐다.

이 영화는 멕시코시티의 고난도 암벽 루트에 도전하는 여성 등반가의 호흡과 표정에 주목한다. 숲의 날씨와 인물의 클로즈업된 표정을 결합해 심리를 표현하는 창의적 연출, 동작 하나하나를 숨죽이며 지켜보게 만드는 몰입감 등이 호평을 받았다.

'모험과 탐험' 부문 작품상은 '보이지 않는 물의 무게'가 선정됐다.

미국 마이클 브라운 감독의 이 다큐멘터리는 2001년 시각장애인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등정한 에릭 웨이헨메이어가 솔로 카약을 타고 21일 동안 그랜드캐니언 협곡을 종단하는 여정을 담았다.

감독은 에릭의 불안과 고난을 생생하게 전달, 두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을 체험하고 그 가치를 짚어보는 기회를 관객에게 선사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자연과 함께하는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담은 '자연과 사람' 부문 작품상은 불가리아 출신 밀코 라자로브 감독의 극영화 '아가'에게 돌아갔다.

이 작품은 북극의 극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부족을 다룬다. 순록을 숭배하는 부모와 달리 다이아몬드 광산 노동자가 된 딸을 통해 세대 간 갈등을 짐작할 수 있다.

극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과거, 현재, 미래를 가족관계와 일상생활을 통해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제경쟁 대상작은 1천만원, 4개 부문 작품상은 5백만원씩 상금을 받았다.

제4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 넷팩상을 수상한 '비러브드'의 한 장면.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아시아영화진흥기구인 넷팩이 아시아 최고 영화에 수여하는 넷팩상에는 11개 출품작 중 이란 출신 야세르 탈레비 감독의 다큐멘터리 '비러브드'가 선정됐다.

영화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산과 마을을 오가는 80세 목동 할머니의 삶과 넋두리, 무정한 자식에 대한 푸념을 뒤쫓는다.

강렬한 시간과 공간의 울림, 자연과 인간의 안정된 상호작용, 강하면서 따뜻한 주인공의 삶, 카메라의 존재를 잊게 만드는 연출력 등이 선정 이유로 꼽혔다.

이밖에 울산지역 고교생 10명이 넷팩상 경쟁작을 보고 선정하는 '청소년 심사단 특별상'에는 다르 가이 감독의 '절대 고요를 찾는 남데브 아저씨'가 선정됐다.

이 작품은 뭄바이의 소음에 지친 주인공이 아내의 저주 섞인 욕설을 뒤로한 채 침묵의 계곡으로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를 담았다.

심사단은 "사회적 소음을 피해 절대적 고요를 찾는 것에서 인간관계와 사회적 문제에 대한 고충을 잘 드러냈다"면서 "아이와 여행을 떠나면서 능동적으로 변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영화제 슬로건인 '함께 가는 길'과도 맞았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hk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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