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탐정', 현실을 관통한 묵직한 고발 [종영기획]

김종은 기자 2019. 9. 6.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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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닥터탐정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닥터탐정'이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리며 대기업의 횡포 속 가려진 비밀들을 낱낱이 고발했다. 특히 현실을 관통하는 묵직한 메시지로 생각할 여지를 남기는 엔딩을 선사했다.

5일 밤 SBS 수목드라마 '닥터탐정'(극본 송윤희·연출 박준우)이 16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닥터탐정'은 산업현장의 사회 부조리를 통쾌하게 해결하는 닥터탐정들의 활약을 담은 사회고발 메디컬 수사극이다. 산업의학전문의 출신 송윤희 작가와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를 연출한 박준우 PD가 만나 기획 단계부터 주목을 받은 작품이다. 이들의 경험에서 우러난 극본의 디테일과 전문성이 깃든 섬세한 연출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결과적으로 '닥터탐정'은 높은 완성도로 호평을 받았다. 지하철 스크린 도어 사건, 메탄올 중독 사건, 가습기 살균제 사건 등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만들었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에피소드들로 전개를 구성, 이러한 일이 잊히거나 반복돼선 안 된다는 묵직한 메시지를 전하며 사회고발이라는 주제에 충실했다.

여기에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져 완성도를 높였다. 박진희, 봉태규, 이기우, 박지영, 류현경 등 주연을 비롯해 각각의 에피소드에서 산재 피해자로 출연했던 곽동연, 권혁범, 배누리, 문태유 등의 호연이 더해져 산재 피해에 대한 공감뿐만 아니라 대기업의 횡포에 대한 분노를 자극하기 충분했다.

물론 산재로 인한 피해자들이 제도적 도움을 받아 구제받는 과정을 그리는 드라마기에 소위 '고구마 전개'라 불릴만한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기도 했다. 극 중 가상 단체 UDC(미확진 질환센터)는 피해자가 발생해야 산재처리를 받기 위한 활약을 할 수 있다. 때문에 이미 산재를 당한 일반 노동자 즉 '을'들의 등장은 필연적이었다. 이에 시청자들은 이미 사망자 및 부상자가 발생했는데 뒤늦은 산재 처리가 무슨 소용이냐는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닥터탐정'은 권선징악 엔딩을 그리며 상처 받은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건넸다. 단순히 공분만 자아낸 데 그친 것이 아니라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는 '사이다 결말'도 놓치지 않았다. 대기업 TL그룹의 모성국(최광일)의 횡포가 모두 드러나는 권선징악의 엔딩을 그려냈다. 산재에 대한 진위 여부를 밝히며 '을'들의 비극에 조그마한 위로를 건넸고, 희망적인 미래를 암시하며 해피엔딩으로 마지막을 마무리했다.

비록 이러한 결말은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이상향에 가깝지만, 산재 피해의 아픔과 대기업 횡포의 민낯을 생생하게 그려내며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고 실제 피해자들의 아픔을 달랬다.


특히나 안방극장의 마음을 가장 뭉클하게 만든 건 매회 등장했던 에필로그였다. '닥터탐정' 제작진은 매회 마지막마다 실제로 일어났던 각종 사건들을 보도화면을 인용해 짧은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담아내 시청자들의 공감을 더했다.

'닥터탐정' 1회의 소재로 사용된 지하철 스크린 도어 사건의 경우, 사고 당시 사망한 고(故) 김용균 씨를 기리는 시민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흘러나와 극 초반부터 드라마와 현실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허물고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이에 제작진은 마지막 회 에필로그에도 고 김용균 씨를 다시 한번 등장시켰다. 제작진은 에필로그 말미, 내레이션을 통해 "제2, 제3의 김용균을 살리기 위해 보통 엄마 김미숙 씨는 오늘도 내일도 싸울 겁니다"라는 굵직한 메시지를 전하며 산재 피해자는 현재에도 존재하며 고통받고 있음을 재차 강조했다.

또한 이 에필로그 영상은 고 김용균 씨의 억울한 죽음이 많은 이들을 울렸지만, 정작 현실 속에서 바뀐 건 없다고 강조했다. 고 김용균 씨와 같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죽음의 외주화를 막는 '김용균법'이 제정됐지만 정작 법이 필요한 이들은 도움을 받지 못했다. 제작진은 한국 노동안전보건 연구소 소속 최민의 말을 인용해 "4월에 시행 경과 시행규칙이 나왔지만 실망스러웠다. 아무도 지키지 못할 법일뿐만 아니라, 굉장히 축소됐다"고 지적했다. 현실의 부당함을 드러내려는 제작진의 무던한 노력과 용기가 담긴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다만 높은 완성도와 사회적 의의에 비해 시청률은 다소 낮아 아쉬움을 남겼다. 평균 5.7%(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의 준수한 시청률로 출발했지만, 종영까지 3%~4%의 시청률에서 머물렀다. 후속작으로는 김선아 주연의 '시크릿부티크'가 방영된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SBS]

닥터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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