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at >조국 딸 '금수저 전형'으로 본 '스펙 쌓기' 현주소

서종민 기자 2019. 8. 28. 10:4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을 둘러싼 특혜 및 입시 비리 의혹이 국민적 공분과 좌절감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부모의 경제·사회적 지위에 따라 자녀 입시가 결정되는 한국 교육의 민낯을 생생하게 반영했던 TV 드라마 ‘스카이캐슬’이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자료사진

명문대 수시전형 뚫으려 ‘자소서 고액 컨설팅’·심화반 활동은 기본

교외 수상이력 기재 금지됐지만…학종은 부모 경제·정보력이 좌우

의전원 들어가려 병원자원봉사

수백시간 해외의료봉사 활동도

SKY·포항공대 동시 합격생은

‘나일론 합성실험’ 수행 내세워

문과생들도 高스펙 쌓기 경쟁

독서동아리 온라인 카페 운영

‘햄릿’ 분석반서 원서읽기 도전

금융통계 추론 과정 배우기도

“지금은 학종시대예요. 부모의 경제력과 정보력에 따라 대학이 달라진다고요!”

드라마 ‘스카이캐슬’ 주인공 한서진(염정아 분)은 딸 예서(김혜윤 분)를 서울대 의예과에 입학시키려 입시 컨설팅에 억대 비용을 들이는가 하면 범법도 서슴지 않는 인물로 그려졌다. 최근 ‘조카이캐슬’(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 스카이캐슬)이라는 신조어가 소셜미디어 및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유행하고 있다. 조 후보자의 딸 조모(28) 씨를 둘러싼 특혜 및 입시 비리 의혹이 터져 나와 27일 검찰은 조 씨가 다녔던 서울대 환경대학원 사무실 등을 압수 수색하기도 했다. 조 후보자가 “(딸의 장학금 수령 등이) 불법은 아니었다”며 “아이 문제에는 불철저하고 안이한 아버지였음을 겸허히 고백한다”고 밝혔지만, 특히 젊은층을 중심으로 입시·장학 불공정성을 의심하거나 박탈감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 후보자의 딸은 2014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에 들어가기까지 눈코 뜰 새 없는 학창 시절을 보냈다고 전해진다. 한영외고 2학년 여름방학 때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간 인턴을 했다고 하고, 2008년 자신의 이름이 제1 저자로 오른 영문 학술논문이 대한병리학회에서 출판되기도 했다. 3학년 때 공주대 생명공학연구소 인턴으로서 작성한 조류학 관련 논문을 일본 도쿄(東京)에서 국제조류학회의에 참석해 발표하기 전에는 제네바 유엔 인권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가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같은 해 한국물리학회 여성위원회가 주최한 물리캠프에도 참가해 장려상을 받았으며, 당시 연구계획서로 서울대 교수 지도를 받아 ‘나비의 날개에서 발견한 광자결정 구조 제작 및 측정’ 보고서를 썼다고 한다. 2014년 조 씨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합격 수기를 보면 조 씨는 대학 생활 중에도 아프리카·몽골 등 해외 및 국내 병원 등에서 400∼500시간가량 봉사활동을 했다.

의전원에 합격한 수험생들은 대부분 화려한 스펙을 자랑한다. 조 씨가 고려대에 입학하던 해에 연세대 의전원 수시전형에 합격한 A 씨는 GPA(학부 평점) 98.4점뿐 아니라 연세대 단백질네트워크연구센터 주최 연구정보 검색대회 우승, 같은 대학의·생명 특성화 사업단에서 학부생 인턴 연구원 프로그램 및 교육개발센터 튜터링 프로그램 인증서 3개 등 경력을 쌓았다. 틈틈이 세브란스병원 자원봉사 활동도 했고 입시 당시 자소서는 전문가 퇴고를 받고, 학과 지도교수 및 교내 교무처장 추천서도 빼먹지 않았다. 조 씨보다 한 해 먼저 고려대 의전원에 입학한 B 씨도 GPA 94.4, TEPS(서울대 공인 영어자격시험) 903점 등 고득점뿐 아니라 ‘행동하는 의사회’ 학생회원·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통역봉사단체 활동·국제활동 사진 공모전 수상·해외의료봉사·봉사활동 200여 시간 등 다양한 이력을 갖췄다.

의전원이 아닌 명문대 학부 입학을 노리는 고등학생들 수시전형도 전쟁터다. 2015년 입시부터 학생부 기록에 교내 활동 외 이력 기재가 금지됐다고 해도 치열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2017년 서울대 바이오시스템 소재학부·연세대·고려대 신소재공학부·포항공대 단일계열 등 수시전형에 합격한 C 씨. 내신 1.07등급이라는 우수한 성적뿐 아니라 과학 동아리에서 ‘화랑곡나방애벌레 폴리에틸렌 분해 능력’이라는 주제로 연구 활동 및 과학심화반에서 ‘나일론 합성 실험’도 수행했다고 한다. 대입 자기소개서상에 “교수님은 힌트로 나일론이 펩타이드 결합을 이룬다는 것을 알려주셨다”고 기재한 그는 일찌감치 교수들과 교류를 시작한 것으로 보이며, 과학 동아리에서 인근 하천 수질을 정화하는 사업을 벌이기도 하고 아동복지센터에서 교육봉사 활동까지 했다.

문과 학생들도 바쁘기는 마찬가지다. 올해 서울대 영어영문학과 수시전형에 합격한 D 씨는 값비싼 컨설팅 등 지원을 받아 작성했다고 하는 자기소개서로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주요 대학 5곳에 동시 합격했다. 그는 직접 독서동아리를 만들어 독서 토론 및 관련 설문조사, 학교 밖 체험활동 등을 진행하며 온라인 카페를 운영하기도 했다. 또 올해 서울대 노어노문학과·고려대 경영학과 수시 일반전형·연세대 국제특기자전형 등 6개 대학에 동시 합격한 E 씨는, 영어재능기부단 영작분야 부팀장으로 활동했다고 한다. 방과 후 학교 ‘햄릿’ 분석반에 다니며 원서 읽기에 도전하기도 했다. 또 금융통계 관련 동아리도 만들어 엑셀을 이용한 데이터 시각화 및 통계 의미 추론 과정을 배우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스펙 쌓기’는 긍정적인 취지에도 불구하고 결국 대학입시에서 상류층의 신분 대물림 제도적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서종민·나주예 기자 rashomon@munhwa.com

[문화닷컴 바로가기|문화일보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모바일 웹]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