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행복교권센터 '교권 지킴이' 자리매김

홍정명 2019. 8. 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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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 5개월만에 심리상담 231회 등 423회나 상담
상담 사례 '폭언·욕설', '수업진행 방해', '성희롱' 순
상담사 등 2명 충원, 내년 진주 상담실 개소 예정
【창원=뉴시스】홍정명 기자= 경남도교육청 제2청사 2층에 있는 '경남행복교권센터' 사무실 전경. 이 센터는 교권침해 피해 교원의 상담 및 치유·복귀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 3월 25일 개관했다.2019.08.27. hjm@newsis.com

【창원=뉴시스】홍정명 기자 = 경남도교육청이 '경남행복교권센터'를 개관한 지 5개월이 지났다.

'경남행복교권센터'는 교권침해 피해 교원의 상담 및 치유·복귀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 3월 25일 경남도교육청 제2청사 2층에 둥지를 틀었다.

센터는 운영 5개월이 지나면서 피해상담이 급증하는 등 '교권 지킴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동안의 피해상담 지원 실적과 문제점, 개선 방안 등을 짚어보기 위해 27일 센터를 찾았다.

회의를 주재하던 황원판 센터장이 미소로 맞이한다.

◇경남행복교권센터가 하는 일

경남도교육청이 전국 최초로 ‘교권업무담당’ 신설과 함께 개관한 '경남행복교권드림센터'는 본청 학교혁신과 장학관을 센터장으로, 장학사, 변호사, 상담사, 전문 상담교사, 주무관 등 6명을 배치해 운영하고 있다.

센터에서는 교권침해 피해 발생 시 ‘사안의 종류’, ‘피해 정도’에 따라, ‘맞춤식’ 지원을 한다.

정신적 피해를 본 교원에게는 심리검사·심리상담을 지원하고, 필요한 경우 전문병원의 심리치료비를 지원해주고 있다.

법률적 대응이 필요한 교원에게는 변호사 법률상담과 함께 교원지위법 개정에 따라 오는 10월부터는 소송비도 지원할 예정이다.

【창원=뉴시스】홍정명 기자= 경남도교육청이 지난 3월 25일 개관한 '경남행복교권센터'의 8월 26일까지 월별 이용 현황.2019.08.27.(그래픽=경남행복교권센터 제공) hjm@newsis.com

아울러 교권피해 구제 절차, 치유 지원 프로그램, 치유를 위한 휴가 제도 등을 안내하고 있다.

◇운영 5개월 성과는

센터는 지난 3월 말 개관 이후 5개월간 교권침해 피해 교원 심리상담 231회, 법률상담 51회, 행정지원 상담 141회 등 총 423회의 상담을 진행했다.

이는 개관 전 약 1개월간 교권침해 피해 교원 심리상담 1회, 법률상담 1회 등 총 2회를 지원한 것에 비하면 많이 증가한 수치로, 그만큼 학교 현장 교원의 높은 관심과 호응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경남행복교권드림센터가 경남의 '교권 지킴이'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피해 교원의 상담 편의를 위해 센터 상담사 1명이 매월 첫째 주 토요일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상주하면서 상담하고 있다.

센터에 따르면 교권침해 피해상담 사례는 '폭언·욕설'이 가장 많았고, '수업 진행 방해', '성희롱', '교사 폭행' 등의 순이었다.

피해가 심한 경우 교권침해로 인한 정신적 ‘트라우마’, ‘우울증’ 등 질병에 시달리게 되는데, 이때 전문병원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해주고 있다.

【창원=뉴시스】홍정명 기자= 경남도교육청이 지난 3월 25일 개관한 '경남행복교권센터'의 8월 26일까지 5개월간 지역별 이용 인원.2019.08.27.(그래픽=경남행복교권센터 제공) hjm@newsis.com

최근에는 퇴근 후 늦은 시간에 학생·학부모가 학교생활과 거리가 먼 내용으로 ‘전화’나 ‘문자메시지’, ‘카톡’을 보내는 등 교원의 사생활을 침해, 즉 ‘휴대전화 교권침해’도 늘어나고 있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특히 경남도교육청이 전국 최초로 장학관, 중등 장학사, 변호사, 상담사가 함께 학교 현장을 직접 찾아가서 법률·심리·행정 지원을 통합적으로 해주는 '교권보호 신속지원팀'도 지난 3월 27일 모 고교를 시작으로, 총 17회 운영했다.

신속지원팀은 상담·치유 지원과 함께 사안에 따라 피해 교원을 위해 경찰과 협조하여 위치 추적장치 제공, 순찰 지원을 해주기도 하고, 피해학교에 학교-경찰 연계 SOS 벨을 설치해 교원 신변 안전조치를 해주는 등 다양한 통합(ONE-STOP) 지원을 해주고 있다.

신속지원팀의 지원을 받은 한 피해 교원은 "우선 경남도교육청에서 멀리까지 직접 찾아와 줘서 고마웠다"면서 "심리상담, 법률상담, 신변보호 조치 등이 문제 해결과 치료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경남도교육청은 전국 최초로 교권침해 피해 교원에 대한 충분한 치료 기간을 보장해주기 위한 '교원 장기치유 연수' 제도를 운용하여 학교 현장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산청군 동의보감촌에서 '여름방학 교원 힐링 연수'를 실시해 큰 호응을 받은 바 있다.

◇센터 운영 문제점과 개선 과제는

센터 운영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은 피해 교원들이 자존감이 다칠까 봐 마음의 상처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기를 꺼린다는 점이다.

【창원=뉴시스】홍정명 기자= 경남도교육청 제2청사 2층에 있는 '경남행복교권센터' 입구 센터 업무소개 안내판. 이 센터는 교권침해 피해 교원의 상담 및 치유·복귀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 3월 25일 개관했다.2019.08.27. hjm@newsis.com

이에 대해 센터 관계자는 "교사 조직은 자존감이나 프라이드가 강한 집단이어서, 교권침해 내용을 구체적으로 드러내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하다. 사실 상처를 드러내야 치유가 되는데 숨기고, 자신의 잘못으로 느끼고, 일부 관리자들이 '네가 역량이 좀 부족해서 그런 게 아닌가' 하는 발언들 때문에 세세하게 드러내기를 꺼리다가 나중에 '트라우마'로 넘어가는 경우 보았을 때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일선 학교에 신속지원을 나가서 행정, 법률, 심리 등 종합지원을 제공한 후 학교 관계자들로부터 많은 도움이 됐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황원판 센터장도 "개관 이후 피해상담 교원이 증가하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교권침해 교원들이 혼자 속앓이를 하면서 상처를 키우는 경우를 더러 보았다"면서 "상담 내용은 절대 비밀 보장하므로 센터를 적극적으로 이용해 상담과 치유를 받고 조속히 교단에 복귀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센터 직원 6명이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근무하고 있는데 업무가 많아지다 보니, 장학사 등은 오후 10시~11시 퇴근은 다반사이고, 늦을 땐 다음날 새벽 2시에 퇴근할 정도로 업무가 과중하다는 점도 문제다.

이에 경남도교육청은 늘어나는 교권피해 상담의 효과적 대응을 위해 오는 9월 1일 초등 장학사 1명과 10월 1일 상담사 1명을 추가로 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센터가 창원에 위치한 관계로 이용 교원이 창원, 김해, 양산 등 동부권에 편중되고 있다는 점도 개선 과제라는 지적이다.

이러한 문제 해소를 위해 경남도교육청은 우선 내년에 진주 시내에 ‘진주권역 상담실'을 설치해 주 2~3회 시범 운용하고, 반응이 좋으면 2021년 양산·김해지역, 2022년 거제 지역까지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박종훈 교육감은 "교원의 자존감 회복을 위해 교권 보호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이라며 "교권 보호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교사, 학생, 학부모 등 교육주체 간의 존중과 배려의 학교문화이며, 이러한 교권 존중 문화 속에서 '스승존중'이 '제자 사랑'으로 이어지고, 나아가 '행복한 교육'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작용이 일어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경남교권보호지원센터는 교권침해 피해 교원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학생 생활지도 등 직무 스트레스가 높은 교원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대표번호는 1811-7679(치유친구)다.

hj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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