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대책, 규제 내려놓고 시장에 맡겨라"

장우진 기자 2019. 8. 16.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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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부동산시장 그래프는 어디로 갈까.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로 국내 증시가 고꾸라지면서 투자처를 잃은 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잠잠하던 서울 아파트값은 최근들어 상승곡선을 타기 시작했고 강남을 중심으로 매매가 활발해지고 있다. <머니S>가 주최한 제 13회 ‘머니톡콘서트’에는 35℃를 육박하는 뜨거운 날씨만큼 투자자들의 열망이 뜨거웠다. 불황에도 빛나는 수익을 얻길 바라는 이들에게 부동산 전문가 3인이 추천하는 ‘하반기 부동산 전략’을 소개한다.<편집자주>

[머니톡콘서트 ‘글로벌 금융과 부동산 재테크’-하] 하반기 부동산정책 '이렇게'

“부동산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움직인다.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할 것이 아니라 시장에 맡겨두는 것이 좋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 이후 1년이 채 지나지 않았음에도 다시 집값이 꿈틀거리자 분양가 상한제 등 규제 강화에 나서는 정부의 움직임에 쓴소리를 냈다.

그는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인위적으로 규제를 적용해 수요와 공급을 조정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저금리 기조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 대출규제 완화 등으로 시중에 풀린 자금이 원활히 흐르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사진= 장동규 기자

◆거래량 위축… 수요·공급 법칙 벗어난 신호

두 위원은 8월5일 서울 종로구 소재 교보생명빌딩 23층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13회 머니톡콘서트’의 강연자로 나서 ‘하반기 부동산 정책 방향성 전망’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교통망 확충 등 현실적 어려움으로 3기신도시 진척이 예상보다 진행이 더딜 것으로 내다봤다. 3기신도시 물량 확보를 위해 시점을 기다리다가는 자칫 고달픈 여정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두 위원은 “9.13 부동산 대책의 핵심은 대출 억제, 세제 압박 및 3기신도시 개발로 요약된다”며 “대출과 세제부문은 수요의 억제인 반면 3기신도시 개발은 공급 확대를 통해 균형을 맞추겠다는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3기신도시의 경우 서울로의 접근성 확보를 위해 교통망을 확충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GTX나 SBRT 등을 구축하고 이용하기까지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어 난관에 직면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두 위원은 부동산 거래량이 대폭 위축된 것을 이상신호로 받아들였다. 이런 현상은 정상적인 수요와 공급을 벗어났을 때 나타나는 현상인 만큼 현재의 부동산 정책에 문제가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두 위원은 “현재 부동산 상한제 추진 등으로 거래량이 상당히 위축됐는데 이는 시장이 정상적이지 못하다는 의미”라며 “이는 정상적인 수요와 공급 법칙을 벗어나 다른 행보를 걷게 된다. 결국 부동산 가격의 급등 아니면 급락으로 가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부동산 공급물량에 맞는 수요만 따질 것이 아니라 잠재수요나 대기수요도 감안해야 한다”며 “10년 뒤 주택을 마련해야 하는 사람도 급하면 시장에 나와 수요로 전환될 수 있는데 이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갈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사진= 장동규 기자

◆고무줄 재건축 기준… 공급부족 야기할 것

두 위원은 재건축 기준 강화와 관련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재건축의 경우 시간이 흐르더라도 일정한 기준이 유지돼야 하는데 이를 갑자기 강화한 것은 장기적인 공급 측면에서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두 위원은 “지난해 재건축 안전지단 기준이 강화돼 서울의 공급부족 현상이 2022~2023년쯤 나타날 여지가 충분하다”며 “기준 변경 이후 방배삼호를 제외하고는 재건축 기준에 통과된 경우가 없다. 사업자체가 더 천천히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잠시 재건축 재개발 막아놔도 상관없는 것이 아니다. 서울처럼 완전히 개발된 곳은 매년 노후화가 계속된다”며 “재건축 연한을 40년으로 늘린다는 것은 돌려막기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두 위원은 또 분양가 상한제나 공공택지와 관련해서도 승자독식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는 “공공택지 주택은 공공성격이 크다고 보는데 정부는 민간택지조차도 공공성이 강하다고 보는 듯하다”며 “공공이 주도하면 충분히 시장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고 보는데 주거복지 로드맵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그는 “분양가를 고려하면 강남 지역의 집을 사기 쉽지 않고 분양가를 낮춘다 해도 당첨되는 사람의 승자독식이나 마찬가지 상황이 만들어진다”며 “그린벨트의 경우도 이를 해제하면 일부만 이득보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규제완화 통해 시중자금 풀어야

두 위원은 현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과거 학습효과에도 규제에 매달리며 단기 성과에만 집착하고 있다는 것이다.

두 위원은 “수요(투기 대책) 및 공급(3기신도시 추진)에 이어 가격관리를 추진하고 있는데 (정부가) 규제만능주의에 심취한 모습”이라며 “부동산대책을 세우고 추진할 때 장기적 관점보다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하고 있는 모습이다”고 꼬집었다.

이어 “과거의 시행착오와 학습효과에도 오로지 ‘규제 한길’만 바라보는 모습”이라며 “정책효과의 귀속주체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누락하고 통계수치에 연연한 정책평가로 문제없다는 자기최면 상태만 유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현재의 시장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규제 강화가 아닌 저금리 카드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시장에 풀린 유동자금이 대출억제 등으로 봉쇄된 상황인데 규제 완화를 통해 자금이 원활히 돈다면 부동산 시장이 더 활기를 띨 것이라는 것이다.

두 위원은 “규제 만능에서 벗어나 시장자율을 원칙으로 하고 간섭을 최소화 해야한다”며 “부동산 정책은 징벌적 성격이나 당기성과 집착에서 벗어나 소득계층별 공생으로 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길러면서 “저금리 기조 아래 시중 부동자금의 흡수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조세 등 부담 충격을 최소화하고 서민위주의 주택시장과 자산가 우위의 주택시장을 구분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05호(2019년 8월13~19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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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우진 기자 jwj1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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