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한풀 꺾일 것" VS "신축·전셋값 오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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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민간택지로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을 확대하면 분양가가 내려 전체적인 집값도 다시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분양가상한제 카드가 오히려 아파트 공급을 줄여 집값과 전셋값이 함께 불안해지는 역효과도 우려하고 있다.
반면 분양가상한제 효과로 단기간 집값이 떨어지더라도, 결국 주택정비 사업이 위축되면 서울 지역의 주택 공급이 줄어 입주 5년 이내의 신축 아파트값을 올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거란 우려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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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상한제에 엇갈린 부동산시장 전망
정부는 민간택지로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을 확대하면 분양가가 내려 전체적인 집값도 다시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분양가상한제 카드가 오히려 아파트 공급을 줄여 집값과 전셋값이 함께 불안해지는 역효과도 우려하고 있다.
◇엇갈리는 전망
1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작년 11월부터 32주간 하락했던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달부터 오름세로 돌아서 이달 첫째 주에는 전주 대비 0.03%까지 오름폭을 키웠다. 특히 지난주에는 서울 25개구 전체가 상승했는데, 강남4구(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 아파트값 상승률은 0.05%에 달했다. 서울의 전셋값 역시 지난해 10월 이후 33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지만 지난달부터 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이런 집값 상승세를 분양가상한제 카드가 조기에 진화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새로 공급되는 아파트 분양가가 낮아지면 전반적으로 인근 집값도 안정될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 과거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했던 2007~2014년 8년간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0.37%에 그쳤지만, 분양가 규제가 자율화된 2015년 이후엔 2018년까지 4년간 5.67%나 상승했다는 게 국토교통부의 설명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분양가상한제 효과에 대한 전망이 팽팽하게 갈린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부 규제에 대한 견제 심리와 거래 관망세, 저렴해진 분양 물량에 대한 기대가 맞물리면서 7월을 기점으로 서울 집값 상승세가 주춤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반면 분양가상한제 효과로 단기간 집값이 떨어지더라도, 결국 주택정비 사업이 위축되면 서울 지역의 주택 공급이 줄어 입주 5년 이내의 신축 아파트값을 올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거란 우려도 적지 않다. 특히 이번 분양가상한제 대상 지역이 투기과열지구 전체로 설정돼 공급 부족 현상이 서울 전역에서 나타날 거란 주장도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재건축ㆍ재개발 단지들이 사업을 연기하거나 포기하면, 주변 신축 아파트의 희소성이 높아져 집값이 더 올라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다만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집값의 선행지표인 재건축ㆍ재개발이 약세로 돌아서면 신축ㆍ일반 아파트가 ‘나홀로 강세’를 보이긴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복잡해진 실수요 셈법
주택 실수요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우선 이들에겐 이번 분양가상한제가 둘도 없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정부가 일부 단지를 대상으로 모의시험(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현 시세 대비 70~80% 수준의 분양가가 가능할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정부는 또 주택 전매제한 기간을 최대 10년으로 늘려 투기 수요 유입을 막겠다는 방침이다. 분양에서 당첨만 되면 실수요자도 수억원의 차익을 누릴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른바 ‘로또 청약’ 수요가 한꺼번에 몰릴 경우 인기지역의 경쟁률은 지금보다 훨씬 치열해질 게 뻔하다. 로또 청약을 기대하는 수요자들이 기존 아파트를 사기보다 전세로 머물며 주택 구입을 미룰 경우 오히려 전셋값이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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