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상한제] 강남 재건축 타깃.. 공급난·전셋값 상승 우려? (종합)

김노향 기자 2019. 8. 12.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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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2일 발표한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이 오는 10월 시행되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지역이 31개로 늘어난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서울 25개 구와 경기 과천, 성남 분당, 광명, 하남, 대구 수성, 세종 등이다.

시장에서는 아파트사업의 수익성이 낮아진 건설사들이 공급을 줄여 새아파트를 제외한 아파트값 상승과 전셋값 불안을 우려하는 한편 정부는 실수요자의 주거안정을 기대하는 상반된 전망을 내놓았다.
/사진=머니투데이

◆공급난 우려 vs 실수요자 주거안정

주택법 시행령이 시행되면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은 기존 ‘직전 3개월 주택가격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2배 초과인 지역’에서 ‘투기과열지구’로 바뀐다. 또한 선택요건 중 하나인 분양가 상승률은 해당 시·군·구의 분양실적 등이 없어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라 청약이 가능한 지역인 특별시·광역시의 분양가 상승률을 사용토록 개선한다.

정량요건을 충족한 지역 중 주택가격이 급등하거나 급등할 우려가 있는 지역을 선별해 주거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분양가상한제 적용 여부를 지정한다.

분양가상한제 지정효력의 적용시점도 개선한다. 현재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 지정 시 효력은 일반주택사업의 경우 지정 공고일 이후 ‘최초 입주자모집승인을 신청한 단지’부터 적용하는 반면 재건축·재개발사업의 경우 예외적으로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한 단지’로 제한한다. 따라서 재건축·재개발사업의 경우 입주자모집승인 신청 전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으로 지정해도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하면 분양가상한제 적용이 불가능했다.

앞으로는 재건축·재개발단지도 일반아파트와 똑같이 적용해 조합원들의 추가분담금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서울에서 관리처분계획을 인가받은 단지는 총 66개다. 착공 단지는 85개로 정비사업이 본격화한 단지가 총 151개다. 이들 중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는 경우 분양을 늦추게 될 전망이다.

1만2032가구 규모의 둔촌주공을 보면 일반분양 물량이 4787가구고 3.3㎡당 분양가가 평균 3800만원대로 예상되는데 분양가상한제를 적용 시 최근 1년간 서울의 분양가 평균인 2600만원대로 떨어진다. 일반분양 수익이 1조4500억원 이상 감소하는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공급자 수익이 줄고 소비자 잉여가 커져 투기과열지구 중심으로 분양시장 쏠림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면서 "분양 대기수요가 늘어나 전세시장이 불안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박 위원은 "올해 서울아파트 입주물량이 거의 10년 만에 가장 많아 전셋값이 급등하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단기적으로 강남 재건축아파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쳐 가격 하락이 불가피하고 장기적으로는 사업 중단도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그는 "공급감소로 인한 새아파트 희소성이 커져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정부가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집 마련 부담을 완화한다고 하지만 결국은 현금부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특별공급 대상자나 청약가점이 높은 무주택자의 내집 마련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인기지역의 청약경쟁률이 더 치열해지는 양극화와 전매규제 및 실거주 의무 같은 페널티에 유의해야 한다"면서 "다주택자보다는 신혼부부, 다자녀가구, 노부모 부양 등의 특별공급 대상자나 청약가점이 높은 무주택세대 위주로 분양시장을 노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함 랩장은 아울러 "주택시장 거래량이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돼 분양가, 입주량, 수급여건 등을 고려해 상품을 골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안정적인 주택공급이 지속돼 실수요자의 내집 마련이 한층 수월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토교통부는 2007년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후 2008~2009년 서울의 주택 인허가가 감소한 것은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와 분양가상한제 시행 전 밀어내기식의 공급에 따른 기저효과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2007 1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을 발표, 같은 해 9월 개정안을 시행했다. 이듬해인 2008년 인허가 감소의 60% 이상은 정비사업 외 물량으로 정비사업 물량은 1만9000가구를 기록해 분양가상한제 시행 전인 2006년 1만5000가구보다 많았다. 금융위기 충격이 완화된 2010년 이후 분양가상한제가 지속됐지만 시행 이전 수준의 인허가가 이뤄져 2007~2014년 정비사업 인허가 물량은 연평균 2만1000가구를 기록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수도권 30만호 공급계획에 따라 서울 내 4만호가 공급되고 이미 조성된 택지 활용과 용적률 상향조정 등의 규제 개선을 통해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라면서 "분양가가 낮은 아파트가 안정적으로 공급돼 실수요자의 내집 마련 부담을 줄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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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향 기자 me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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