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상한제 임박.. 시장 분위기는?

김창성 기자 2019. 8. 6.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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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사진=김창성 기자
서울 아파트값 8주 연속 상승… 강남 재건축 울상

주택시장이 그야말로 폭풍전야다. 서울 아파트값이 8주 연속 오르며 정부의 추가 부동산대책 발표 의지를 불태워서다. 정부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 등 추가 부동산대책 발표를 예고하며 전체 시장을 조이고 있지만 강남 재건축 추진 단지는 호가가 하락하고 입주 10년 이내 단지는 희소성 부각에 따른 매수세가 늘며 온도차가 극명하다.

◆이제는 완연한 오름세

부동산114에 따르면 8월 첫째주 서울 아파트값은 0.09% 올라 전주(0.08%) 대비 상승폭이 확대된 데다 8주 연속 오름세다.

정부가 서울 강남권 등 과열지역을 중심으로 분양가상한제 시행 방침을 사실상 확정했지만 오히려 입주 10년 이내 아파트를 중심으로 희소성에 대한 이슈가 부각되면서 매수세가 늘고 상승세를 주도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23곳이 상승했고 2곳(성동, 은평)만 보합을 기록했다. 강동(0.33%)의 경우 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큰 폭으로 늘어날 예정이지만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재고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아졌다. 고덕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가 1000만~3000만원, 암사동 롯데캐슬퍼스트가 1500만~2500만원 올랐다.

강남은 올해 입주한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의 매물이 크게 줄며 5000만~1억원 상승했고 역삼동 래미안팬타빌, 개나리SK뷰, 개나리푸르지오, 역삼아이파크 등 지역 내 비교적 새 아파트를 중심으로 2000만~5000만원 뛰었다.

이처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서울은 비교적 새 아파트에 해당되는 재고주택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폭을 확대하는 분위기다. 수요자들이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후 서울 도심에서의 주택 공급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재고주택 선점에 나서는 분위기.

반면 입지여건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기존 신도시와 수도권 외곽 지역들은 분양가상한제 영향력이 확대됐다. 주택 공급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지역의 경우 저렴한 주택들이 공급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수요자가 관망하고 있어서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정부가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다양한 대책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정작 서울을 제외한 지역들을 중심으로 수요층 이탈이 심화되는 분위기”라며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에 더해 서울의 주택공급 확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사진=김창성 기자
◆재건축은 호가 하락에 울상

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은 최근 몇년 동안 급등세였지만 지난해 9·13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상승폭이 줄고 올 상반기에도 내림세가 이어졌다. 이는 보유세 인상, 다주택자 대상 주택담보대출 금지, 양도소득세 중과 등을 총 망라한 9·13 대책의 전방위적인 압박이 시장을 긴장 시킨 탓이다.

상반기 아파트 매매시장은 정부 규제로 거래 감소와 함께 가격 약세를 이어갔지만 최근 들어 다시 상승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공시가격이 확정되고 3기신도시 추가 지정 발표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되자 아파트값 바닥론이 고개를 들며 반등에 힘을 실은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최근 강남 등 재건축 추진 단지는 호가 하락에 울상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8월 첫째주 서울 아파트값은 분양가상한제 시행 가능성이 높아져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개발호재 유무, 신규 입주물량, 방학 이사수요, 그동안의 상승·하락 피로감 등에 따라 지역·단지별로 혼조세를 보였다.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의 경우 서초구(0.04%), 강남구(0.04%)는 선호도 높은 일부 신축·준 신축 단지 위주로, 송파구(0.03%)는 장지동 등 구 외곽 일부 단지 위주로 상승했지만 재건축 추진 단지 등 그 외 단지는 대체로 관망세를 보이며 상승폭이 축소됐다. 서초구는 0.06%에서 0.04%로 상승폭이 0.02%포인트 줄었고 강남구와 송파구도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각각 0.01%포인트씩 감소했다.

강남의 대표 재건축 주진 단지인 은마아파트의 경우 전용면적 84㎡가 최근 19억원에 급매물로 등장했다. 해당 매물은 6월 말 19억5500만원에 거래되며 한때 호가가 20억원 이상까지 뛰었지만 불과 한 달 새 집값이 1억원 가량 떨어졌다. 정부의 추가 규제 발표를 앞두고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에 시장의 관망세가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정부는 이르면 내일(7일) 민간 택지 분양가상한제 등을 비롯한 추가 부동산종합대책을 발표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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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성 기자 solral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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