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 인간 보낸다는 시대에 '8÷2(2+2)는 얼마일까?' 또 계산 논란

조승한 기자 2019. 8. 4. 16:0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8÷2(2+2)는 얼마일까? 한 트위터에 이 같은 질문이 올라오면서 "답은 1이다" "아니다 16이다"며 트위터 이용자 사이에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스티븐 스트로가츠 미국 코넬대 응용수학과 교수는 이달 2일 뉴욕타임즈 기고를 통해 이와 같은 계산 순서 논란에 대해 "사회를 구성하는 규칙이 있다는 것을 수학을 통해 배워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학계 "수학은 규칙을 따라야 한다는 걸 가르쳐야"

한 트위터에 올라온 ′8÷2(2+2)=?′란 질문을 놓고 트위터 유저 간의 공박이 이어졌다. 트위터 캡처

8÷2(2+2)는 얼마일까? 한 트위터에 이 같은 질문이 올라오면서 "답은 1이다" "아니다 16이다"며 트위터 이용자 사이에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계산 순서를 어떻게 하느냐를 두고 논쟁이 이어진 것이다. 이처럼 잊을만하면 나오는 해묵은 계산 논란에 수학자들은 "수학은 먼저 규칙을 따라야 한다는 점을 가르치지 않고 제대로 가르치지 않아 생긴 일"이라고 지적했다.

스티븐 스트로가츠 미국 코넬대 응용수학과 교수는 이달 2일 뉴욕타임즈 기고를 통해 이와 같은 계산 순서 논란에 대해 “사회를 구성하는 규칙이 있다는 것을 수학을 통해 배워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8÷2(2+2)를 계산하려고 하면 우선 괄호 속 2+2를 먼저 풀어야 한다는 것은 틀림없다. 2+2=4이므로 수식은 8÷2×4로 줄어든다. 문제는 다음이다. 앞의 나눗셈을 먼저 할 것이냐, 괄호 앞에 생략된 곱셈을 먼저 할 것이냐를 선택해야 한다. 나눗셈을 먼저 하면 4×4가 돼 답은 16이 된다. 반면 괄호 앞 곱셈을 먼저 하면 8÷8이 되어 답은 1이 된다.

스트로가츠 교수는 “표준 규칙은 곱셈과 나눗셈을 동등하게 보기 때문에 식을 풀 때는 왼쪽부터 계산하면 된다”며 “나눗셈을 먼저 하고 곱셈을 하면 정답은 16”이라고 설명했다. 계산 순서에 관한 규칙인 PEMDAS 혹은 BODMAS를 따르면 된다는 것이다. PEMDAS는 괄호(Parenthesis), 지수(Exponents), 곱하기(Multiply), 나누기(Divide), 더하기(Add), 빼기(Subtract)의 약자다. BODMAS는 괄호(Brackets), 거듭제곱(Order), 나누기, 곱하기, 더하기, 빼기를 약자로 나타낸 것이다. 나누기와 곱하기 순서가 바뀐 것처럼 둘은 계산 순서에 우열이 없다.

이처럼 모호한 수식은 정확한 표현을 쓰지 않고 혼란을 주기 위해 고의로 만들어졌다는 분석이다. 스트로가츠 교수는 “수학자의 경험으로 비춰 볼 때 8÷2×4 같은 식은 혼란을 주기 위해 고안된 것”이라며 “어떤 전문 수학자도 이렇게 모호하게 쓰지 않는다. 수학자들은 정확한 표현으로 무엇을 먼저 계산해야 하는지 지침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궤변에 많은 시간을 보내는 데 처음에는 분노했다”며 “이내 삶에 있어서 이러한 규칙이 필수라는 것을 깨닫는 계기가 될 거란 걸 알았다”고 말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두 전자계산기에 수식을 입력했을 때 나오는 답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스트로가츠 교수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프로그래머들은 연산 규칙을 알고 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트위터 캡처

규칙을 제대로 따르기만 한다면 이런 해묵은 논쟁이 없을 것이란 지적이다. 스트로가츠 교수는 “오른쪽 차로로 달리는 미국과 왼쪽 차로로 달리는 영국처럼 모두가 따르기만 한다면 어떤 규칙이 적용되는지는 관계없다”며 “다만 규칙을 따라야 한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일로 인해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프로그래머들은 연산의 순서 규칙을 알고 따라야 할 것”이라며 “다른 사람들에게는 PEMDAS가 덜 중요하겠지만 규칙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근본적으로는 원리와 규칙을 알려주지 않고 단순 암기에 그쳐 온 수학 교육법이 이런 낭비적인 논쟁을 만든다고 봤다. 스트로가츠 교수는 “수년간 기계처럼 수학 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수학이 비인간적이고 무의미한 임의의 규칙과 순서로 진행된다고 믿는 것도 당연하다”며 “최근 인터넷에서의 혼란은 많은 학생들이 수학에서 배워야 할 필수적인 교훈을 받아들이는 데 실패했다는 증거일 것”이라고 말했다.

스트로가츠 교수는 “정확한 수학 표현을 쓰도록 가르친다면 이런 논쟁은 사라질 것”이라며 “학생들에게 이런 수학의 아름답고 흥미로운 부분을 가르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Copyright © 동아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