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 죄가 없다?..'저탄고지' 식단이 온다
밥 대신 고기, 지방 에너지원으로 체중 감량
MCT오일·기버터 등 키토 상품 직구 매출 '쑥'
'방탄커피' 열풍도..국내 키토 시장 커질까
[헤럴드경제=이유정 기자] 지방을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한국인은 밥심’이라는 말에 반기를 든다. ‘저탄고지’ 식단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저탄고지는 저탄수화물 고지방(LCHF)의 줄임말이다. 탄수화물을 줄이고 지방 섭취를 늘리는 방식으로 체중을 감량해 키토제닉 다이어트로도 불린다.
지방을 섭취하는데 어떻게 살이 빠질까. 저탄고지 식단은 ‘키토시스’ 상태를 꾀한다. 탄수화물에서 나온 포도당이 아닌, 지방에서 나온 케톤을 에너지 원료로 소모해 체지방을 줄이는 것이다. 대표적 탄수화물인 밥은 저탄고지 식단에 맞지 않다. 대신 포화지방이 풍부한 육류와 버터, 치즈 등을 주식으로 한다. 건강과 체중 관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늘어날수록 국내 키토 시장도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키토 식품 직구가 기본= 저탄고지 식단을 시작한 지 세 달째인 직장인 민은지(28) 씨는 “체중 감량을 고민하던 중 유튜브로 키토제닉을 접했고, 지방에 대한 오해를 밝힌 ‘지방의 역설’을 읽으면서 관심이 생겼다”고 했다. 본래 ‘고기파’였기에 거부감도 적었다. 그는 해외 직구 플랫폼 아이허브나 쿠팡 등 이커머스 사이트를 통해 고지방의 키토 식품을 구매한다. 키토제닉 열풍이 시작된 미국에서는 많은 식품업체들이 앞다퉈 키토를 강조한 신제품을 내놓았다. 코코넛 오일을 정제한 MCT오일, 순수 지방 성분으로 만든 기(Ghee) 버터 등이 대표적이다.
키토 식품을 따로 구매하는 이유는 요리에 넣어 먹을 좋은 지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저탄고지 식단은 지방 70%, 단백질 20%, 탄수화물 10%의 구성비를 원칙으로 한다. 그만큼 고지방 섭취가 관건인 셈이다.
실제로 쓱닷컴(SSG)의 코코넛오일 매출은 올 1~7월 현재 전년 동기 대비 116.7% 신장했다. 같은 기간 G마켓의 기버터 판매량도 2배(100%) 신장해 키토 상품 거래가 모두 늘었다.
외식에서도 가능하면 탄수화물 식단을 피한다. 민 씨는 “설렁탕이나 삼계탕도 좋지만 밥을 빼고 고기 위주로 먹는다”고 했다. 선호하는 외식 메뉴는 보쌈 정식, 당 없는 드레싱을 한 샐러드, 생선구이, 삼겹살 등이다. 고기는 지방 함량이 높은 부위를 찾는다. 그는 “저탄의 정도는 각 개인의 특성과 식단 선택에 따라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고지방 ‘방탄커피’ 열풍= 유통채널 커피 시장엔 이미 저탄고지 열풍이 거세다. 방탄커피가 주인공이다. 총알도 막아낼 만큼 강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커피라는 뜻으로, 목초 무염 버터와 MCT오일을 섞어 만든다. 2009년 실리콘밸리 사업가 데이비드 에스프리가 개발했다. 우리나라에선 올초부터 저탄고지족을 중심으로 방탄커피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 맛은 무겁고 진한 카페라떼에 가깝다.
최근 방문한 H&B 스토어 랄라블라 매대에는 판매 1위 스티커가 붙은 ‘마이노멀 버터(방탄)커피’가 눈에 띄었다. GS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4월 입점 이래 방탄커피 매출 신장률은 5월 71%, 6월 62%, 7월 현재 57%로(전월 대비) 빠르게 증가했다. 내달 초엔 말차맛도 출시 예정이다. 편의점 GS25는 자체 카페에 3월부터 방탄 커피 메뉴를 구비했다. 도심 오피스 상권을 중심으로 초기 매출이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1~7월 G마켓 방탄커피 판매량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6배(524%), 쓱닷컴은 3배(207%) 늘었다.
김민규 GS리테일 랄라블라MD는 “마이노멀 버터커피는 탄수화물과 설탕을 최대한 줄이고 건강한 고지방을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제품”이라며 “현재 랄라블라의 음료 매출 전체에서 1위를 차지하며 큰 이슈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양 균형은 유념해야= 다만 저탄고지 식단의 효과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당뇨 수치나 체지방 개선 등 건강 지표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영양 불균형을 초래해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측도 있다. 실제로 두통, 변비, 구취, 근육 경련, 전반적인 체력 약화 등의 증상은 저탄고지 식이를 하며 겪을 수 있는 초기 부작용이다. 보통 2주 이내 완화 증상을 보인다.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하고 칼륨, 나트륨, 마그네슘 등의 영양소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함선옥 연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키토제닉 다이어트의 초기 부작용은 저탄고지 식이로 인슐린 수치가 낮아지면서 소변 내 나트륨, 칼륨 및 수분 손실이 증가하기 때문”이라며 “부족한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는 당 함량이 낮은 식품을 통해 전해질 균형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ul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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