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온열질환 사망자 발생.."7월말~8월초 환자집중"

임재희 2019. 7. 24.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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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에서 쓰러진 채 발견된 80대 여성 숨져
두달간 347명 신고..지난해보다 881명 적어
지난해 7월말~8월초 온열질환자 62% '집중'
실외작업장>운동장·공원>논밭 순으로 발생
절반 이상 낮시간대..4명중 1명은 65세 이상
【세종=뉴시스】올해 연령대별 온열질환 발생장소 현황(5월20일~7월22일. 2019.07.24. (그래픽=질병관리본부 제공)

【세종=뉴시스】임재희 기자 = 올해 들어 처음으로 80대 여성이 온열질환으로 사망했다. 보건당국은 이달 말부터 다음달 초까지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23일 경북 청도군에서 열사병으로 추정되는 82세 여성 A씨가 사망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날 오후 6시께 텃밭에서 쓰러진 채 발견된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식과 호흡이 없는 상태였고 오후 8시께 숨진 것으로 보고됐다. 당시 해당 지역엔 37도 무더운 날씨에 폭염경보가 발효 중이었다.

올해 전국 응급실을 통한 '온열질환 감시체계'로 보고된 첫 사망사례다. 2016년 6월25일, 2017년 7월5일, 지난해 6월23일 등에 비해 최근보다 첫 사망자는 늦게 발생한 편이다.

감시체계가 운영된 5월20일부터 이달 22일 오후 4시까지 응급실을 찾은 온열질환자는 347명으로 기록적인 폭염이 찾아왔던 지난해 같은 기간 1228명(사망 14명)보다 881명 적다.

다만 지난해 감시결과를 보면 7월말부터 8월초(7월21일~8월10일) 사이 온열질환자의 62%가 집중된 바 있다. 올해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수 있어 한여름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질병관리본부는 전했다.

온열질환은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 시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저하 등 증상을 보이는 급성질환이다. 방치 땐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질병으로 열탈진(일사병)과 열사병이 대표적이다.

올해 온열질환자 특성을 보면 공사장 등 실외작업장에서 가장 많은 97명(28.0%)이 발생했고 운동장·공원 55명(15.9%), 논·밭 49명(14.1%) 등이 뒤를 이었다. 절반 이상(55%)이 낮 시간대(낮 12시~오후 5시) 발생했는데 특히 오후 3시가 70명(20.2%)으로 가장 많았다.

환자 4명 중 3명은 남자(262명·75.5%)였다. 여자는 85명(24.5%)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이 86명(24.8%)이었다. 연령군별로는 40대와 50대가 각각 55명(15.9%), 60대 54명(15.6%), 20대가 51명(14.7%), 30대 38명(11.0%) 순이었다.

나이에 따라 발생장소에서 차이를 보였다. 30세 미만은 주로 운동장·공원(35명·43%)이나 실외 길가(15명·19%)에서 온열질환을 앓았다. 30세 이상 70세 미만은 실외 작업장(86명·43%), 실외 길가(21명·10%), 실외 논·밭(21명·10%) 순이었으며 70세 이상은 논·밭(25명·39%)과, 집(7명·11%), 집주변(10명·16%)에서 주로 발생했다.

【세종=뉴시스】온열질환자 발생시 응급조치. 2019.07.24. (그래픽=질병관리본부 제공)

직업별로는 건설·운송·제조·청소 등 단순노무종사자가 71명(20.5%)으로 가장 많았다. 농림어업종사자 49명(14.1%), 무직 37명(10.7%), 학생 30명(8.6%) 등도 온열질환을 호소했다.

온열질환자가 5명 이상 신고된 지역은 경기 화성시, 경기 고양시 덕양구, 전남 순천시 등 총 16곳으로 이들 지역에서 온열질환자 신고건수의 32%가 나타났다. 화성시는 실외작업장(10명·67%), 덕양구·영등포구는 운동장·공원(각 8명, 6명, 73%), 연천군은 군인들이 실외에서(5명·71.4%) 주로 발생했다.

열탈진이 190명(54.8%)으로 절반이 넘었고 열사병 81명(23.3%), 열실신 36명(10.4%), 열경련 36명(10.4%), 기타 4명(1.2%) 순으로 응급실을 찾았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올해 온열질환자는 실외 작업장과 논·밭, 운동장·공원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다"며 "더위가 심해질수록 스스로 대처가 어려운 노약자가 별다른 조치 없이 집에서 더위를 참다가 열사병 등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고온 상태에서 작업을 해야 한다면 규칙적으로 수분을 섭취하고 가능한 낮 시간대(낮 12시~오후 5시)에는 활동을 줄이는 게 좋다. 2인 이상이 함께 서로의 건강상태를 살피면서 일하는 게 필요하다.

작업 중 어지러움, 두통, 메스꺼움 등 초기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작업을 중단하고 시원한 곳으로 이동토록 해야 한다. 고령 농작업자는 무더위 시 작업을 자제하고 무리하지 않아야 한다.

일사병, 열사병 등 온열질환이 발생하면 즉시 환자를 시원한 곳으로 옮기고 옷을 풀고 시원한 물수건으로 닦거나 부채질을 하는 등 체온을 내리고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환자에게 수분보충은 도움이 되지만 의식이 없는 경우 질식 위험이 있어 음료수를 억지로 먹이기보다 신속히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옮기는 게 좋다.

lim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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