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는 사랑을 싣고' 홍록기 "우리 친구아이가!"..40년 전 부산살이 안타까운 사연

정상호 2019. 7. 12.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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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정상호 기자] 90년대 틴틴파이브로 전성기를 누리며 뮤지컬, DJ, 연기, MC 등 다방면으로 존재감을 뽐내는 만능 엔터테이너 홍록기가 'TV는 사랑을 싣고'에 출연한다.

지금의 '긍정의 아이콘'이 될 수 있게 해준 7년간의 부산살이를 뒤돌아보며 40년 전 인연을 찾아 나섰다는데. 그 인연은 홍록기가 11살 때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갑작스럽게 부산에 내려가게 된 후 초중고 학창 시절을 함께 보낸 '김철민'이다.

어린 시절, 홍록기에게 이모가 있던 부산은 재밌는 추억들로 가득한 공간이었지만 아버지가 하던 사업이 망하고 갑작스레 내려간 부산은 고난의 시작점이 되었다는데.

'TV는 사랑을 싣고' 홍록기 [KBS]

1979년 빚쟁이에게 쫓겨 엄마와 당시 15살이었던 형, 8살이었던 동생 손을 꼭 붙잡은 채 밤 기차를 타고 부산으로 내려간 홍록기가 졸린 눈을 비비고 도착한 곳은 항상 가던 이모 집이 아니라 허름한 여관. 당시 그의 이모는 시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었고, 홍록기의 어머니는 자신의 여동생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여관을 선택했던 것. 홍록기는 그렇게 1년간 여관살이를 하며 초등학교를 다녔다고 한다.

이날 방송에서 홍록기는 당시 살았던 여관 터에 방문해 고달픈 여관살이를 고백한다.

홍록기는 "처음엔 며칠만 묵으려고 했던 여관에서 귀중품과 돈을 도둑맞는 바람에 여관비를 낼 수 없게 됐고 자신의 어머니가 여관 객실 청소 및 허드렛일을 해주는 조건으로 여관에 머물며 삼 형제를 키웠다"고 전한다. 당시 부엌도 화장실도 없던 여관방에 살며 부엌을 쓸 일이 생길 때마다 주인집 눈치를 보면서 몰래 부엌을 사용했고, 냉장고가 없어 창틀에 김치, 반찬 등을 두고 생활했다고.

그 시절 홍록기의 유일한 낙은 학교생활이었다는데. 학교에 가면 항상 자신을 응원해주고 최고의 관객이 되어주는 김철민이 있었기 때문.

전학 간 학교에서 학급 반장을 맡고 있었던 김철민은 서울에서 온 홍록기가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먼저 손을 내밀어 주었고, 어려운 가정형편을 홍록기를 조용히 옆에서 챙겨주었다. 당시, 홍록기가 도시락을 싸 올 수 없을 때면, 자신의 보온 도시락 국통에까지 밥을 꾹꾹 눌러 2배로 챙겨와 홍록기에게 나눠줬다. 그러면서 "네가 먹을 게 없으면 나눠 먹고, 나도 못 싸 오면 같이 굶으면 되잖아"라는 말을 먼저 건네며 홍록기가 불편해하지 않도록 해줬다고 한다.

그러다 중학교 3학년 때 그의 형이 대학에 합격하며 홍록기만 부산에 남게 됐고, 친구들과 헤어지고 싶지 않은 마음에 옥탑방에서 홀로 자취를 하게 됐다고.

그곳은 김철민과 홍록기의 아지트였고 서로 다른 고등학교에 진학해 연락할 수단이 없던 두 사람이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소통의 장소가 돼 주었다.

당시, 김철민은 부모님께 독서실에서 공부한다고 거짓말을 하고 매주 일요일마다 옥탑방으로 찾아와 라면을 끓여먹으며 TV를 보고, 별거 없이 바라만 보아도 웃음이 터지는 즐거운 나날을 보내곤 했다고. 그리고 김철민은 어려서부터 '무대인'을 꿈꾸던 홍록기의 유일한 관객이 되어주며 돈독한 우정을 쌓아갔다고 한다.

그러나, 고등학교 3학년 무렵 홍록기에게 '경추척수증'이 발병하는 시련이 찾아오며, 김철민에게 그 어떤 인사도 하지 못한 채 가족들이 있던 수원의 병원으로 입원하게 된다. 그 후 병원에 1년 가까이 입원해 학교도 다니지 못한 채 치료한 후 대학진학, 연예계 데뷔 등 정신없는 세월을 보내며 3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는데.

홍록기는 돌이켜 생각해보면, 갑자기 자취를 감춰버린 자신을 걱정했을 김철민에게 미안함이 크다고 전한다.

과연 51세에 어렵게 늦깎이 아빠가 된 홍록기는 30년 동안 미처 돌아보지 못했던 '풀지 못한 숙제' 같은 친구 김철민을 만나 미안함을 전할 수 있을까. 홍록기의 40년 전 애틋한 사연은 12일 저녁 7시 40분에 방송되는 KBS1 'TV는 사랑을 싣고'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상호기자 uma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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