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설인터뷰] '폭로왕' 최준의 고백 : 달로트, 이강인 그리고 'U-20 방귀방'

이종현 기자 2019. 7. 4.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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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0일 FC서울-울산현대와 경기를 보러 온 최준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대학생 신분으로 참가했던 2019 국제축구연맹(FIFA) 폴란드 U-20 월드컵. 최준(연세대)은 월드컵에서 돌아온 후 '연예인급' 일정을 소화했다. 방송에 출연하고 화보까지 찍고. 이제 축구선수 신분으로 돌아온 최준에게 월드컵의 추억과 함께 포부를 들어봤다.

지난달 30일 한 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최준이 말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비수 디오고 달로트, '막내 형' 이강인, 룸메이트 정호진, 'U-20 방귀방', 2학기 및 프로 출전 등 이야기를 들어봤다.

- 귀국한 뒤 '연예인급' 일정을 소화했잖아요.

월드컵 다녀와서 축구보다는 다른 일정을 많이 소화했어요. 휴식하려고 해도 일정이 많았어요. 울산 갔을 때는 시청과 구단 다녀왔어요. 언론사, 연세대 '시스붐바' 인터뷰도 했죠. 미스코리아에게 질문하는 영상 촬영도 했어요. '이게 뭔가' 싶었지만, 재미있게 했어요. '라디오스타'랑 W코리아 잡지화보 촬영도 했어요. 운동선수들이 패션의상 입는 콘셉트의 촬영이었죠. (김)현우랑 찍었어요. 월드컵 나온 선수들 모두 섭외해서 한다더라고요. 2일 전(6월 28일)이 돼서야 팀에서 첫 훈련을 했어요. 몸이 많이 다운돼 있는 상태여서 여기저기 아프더라고요. 그 다음날은 운동도 제대로 못했죠. 제가 하던 패턴과 달라서, '축구만 하는 게 훨씬 낫겠구나. 축구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 파주에서부터 월드컵 결승전까지 정호진과 티격태격했다가 '페이스 메이커'도 됐다던데요.

파주는 확정된 명단이 아니어서 '대학생 둘은 무조건 가야 한다'고 서로 의기투합했어요. 파주에서는 대학교 이름을 대고 '고양이니, 참새니(고려대 호랑이, 연세대 독수리)'하면서 티격태격했죠. 명단에 뽑혀 폴란드로 넘어가면서부터는 몸 관리에 집중했죠. 한 명이 핸드폰 끄고 자려면 다른 친구도 따라서 자고. 음료수 타 먹으라고 하면 같이 나눠주고, 간식도 챙겨주고. (정)호진이와 저는 대회 끝까지 군것질 자제하고 몸에 좋은 것 챙겨 먹고 했죠. 대학생끼리 잘 챙겨준 것 같아요. '이번 대회 잘해서 프로 가야하니까' 그런 동질감이 들었던 거 같아요.

- 정호진 선수와 '대학생 케미'도 이제는 끝이잖아요? 9월달 정기전(2018년 U리그 2경기, 정기전 모두 연대가 이겼다)도 있고요.

그렇죠. 정기전이 있으니까요. 팀대 팀으로 싸우니까, 그래도 저희는 '팀이 감정적으로 싸우더라도 팀을 중간에서 중재하자'고 이야기했어요. 경기 끝나고 2학년, 연대-고대 18학번끼리 사진 찍자고 했어요. 근데 (정)호진이네가 또 지면 기분이 나빠서 사진 찍을까요(웃음)? 제가 득점할지는 모르지만 득점하면 저희끼리 뭉쳐서 세리머니하겠죠. 그리고 호진이가 공을 줍고 센터서클로 가거나 고개를 숙이고 있을 거에요. 그럼 가서 등 한번 두드려주고. '올해도 너흰 안 될 거다'고 하면 웃으면서 당황해하지 않을까요? 고대는 제가 (연대에)있을 때까지는 못 이길 것 같아요(웃음). 올해 연대를 나가더라고 고대 이기고 기분좋게 나가야죠.

- 고대 선배 조영욱이 호진 선수를 챙기거나 그러지 않았어요? 정기전 이야기도 어쩔 수 없이 나왔을 것 같은데요.

호진이와 티격태격하다가 (조)영욱이 형이 오면 호진이가 '연대가 우리 무시한다'고 일러요. 영욱이 형이 '어디 연대가 까부냐'는 식으로 말하죠. 고대는 단체로 밥 먹으러 갈 때 제가 혼자 가면 '와 연대는 연대니까 이렇게 움직인다'고 말하는 게 있어요. 이번에 연대 선배가 없어서 저 혼자 쓸쓸하더라고요. (Q. 고대 선배 조영욱이 정기전에 방문한다고 하던데, 연대도 선배들 좀 불러야 하는 거 아닌가요?) 저희 형들 (하)승운이 형이나, (이)정문이 형이나, (김)승우 형에게 연락해봐야죠. '(조)영욱이 형 온다는데 형들은 왜 안 와요'라고.

- 태세전환이 빠르네요. 그래도 정호진 선수가 최준 선수에게 '이번 대회 최고의 발견'이라고 평가한 게 화제가 됐어요. 답레는 해야겠죠?

호진이는 '체력왕'이잖아요. '세계에서 통하는 체력이다'고 느꼈죠. 유럽 선수들이 못 뛸 때도 호진이는 박스투 박스로 계속 뛰니까요.

▲ 최준의 시그니처 포즈가 된 그 'X자' 세리머니. ⓒ대한축구협회
▲ 최준은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1차전에서 디오고 달로트를 상대로 자신감을 얻었다고 한다. ⓒ대한축구협회

- 최준의 'X자 포즈' 미는 거예요?

미디어데이 포토 찍을 때 한 번 해본 거에요. 5가지 포즈를 연달아 해야 하는데 할 포즈가 없어서 'X포즈' 했는데, 미디어에서 전부 이 포즈 사진을 쓰더라고요. 제가 특별한 포즈가 없었는데, 세리머니 할 때도 이 포즈를 해야겠다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밀고 가는 게 나을 것 같아요. 별 뜻이 없었는데 별 뜻이 있게 생겼어요.

- '반대발 풀백'이라는 한계점을 가지고 본인의 말처럼 실력을 증명했어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의 디오고 달로트와 포르투갈전에서 격돌한 뒤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잖아요?

제가 자신감이 찬 이유는 1차전 포르투갈전 달로트와 붙고 난 이후입니다. 달로트가 공격적이고 굉장히 좋은 선수잖아요. 그런데 수비적으로는 정말 제가 막 엄청 차이 난다는 걸 못 느꼈어요. 공격과 기술은 저보다 좋지만, 수비 상황에서는 신체적으로 압도하는 방식의 플레이를 한다고 생각했어요. 크게 다르다고 못 느꼈죠. 제가 공격을 나갈 때 그 선수가 막기 버거워하는 걸 느꼈죠. 맨유에서 뛰는 선수라도 제가 뛰는 방식으로 하면 할만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달로트와 포르투갈전에서 맞붙고 나서 자신감을 결승전까지 끌고 나갈 수 있었어요. 만약에 달로트가 공격적으로 나오고 제가 당했다면, 교체도 당하고 달랐을 수도 있지만, 결국엔 자신감이 생겼어요.

- 반대로 정말 막기 힘든 선수도 있었을 것 같아요.

1대1로 하면 포르투갈 윙어 트린캉인데, 조직적으로 붙으니까 일본이 힘들더라고요. 유럽은 우리와 붙으면 '1대1 상황에서 무조건 제치겠다'는 마인드로 오거든요? 그런데 일본 선수들은 패스 축구를 하니 붙기 전에 패스하고 논스톱으로 차니 정말 힘들었어요. (Q.정호진 선수도 일본전 전반전이 가장 힘들었다고 하던데요.) 저도 일본전 전반전이 가장 힘들었어요. 일본이 정말 축구는 잘하더라고요.

- 현대고 출신 3인(김현우, 오세훈, 최준)이 활약해서 화제에요. 박기욱 현대고 감독도 찾아가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졸업하고 전부 다 모여서 한 건 아니지만, 몇 명이라도 모여서 세계 대회도 나가서 좋더라고요. 2년만에 만났지만 호흡은 잘 맞은 것 같더라고요. 현대고 찾아가니 상상 이상으로 좋아해 주셨어요. (김)현우와 저에게 환호해 주시니 '후배들에게 이런 환호도 받네. 떨린다. 내가 많이 컸구나. 모교에서 이런 환대를 받다니'하는 생각을 했어요. 박기욱 감독님은 저희가 한국으로 귀국하는 날 만났어요. 귀국 당일 감독님께서 저희 숙소로 찾아오셨어요. 저희에게 결승전에 평소보다 못하는 것 보시고 장난식으로 '내가 왔는데 경기를 그렇게 못하냐. 괜히 왔다'며 장난치셨어요. 그리고 '잘했다. 수고했다'고 다독여주셨죠. (Q. 현대고 출신이 잘한 비결은 뭘까요.) 제가 현대고 가기 전까지 전술적인 능력이 부족했어요. 고등학교 가면서 전술 이해도가 낮았는데,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3년 동안 어떠한 훈련을 하더라도 전술 이해도가 필요한 훈련을 시키셨어요. 어떤 상황에서도 전술을 소화할 수 있도록 이해력을 높여주셨죠. 그걸 바탕으로 대표팀에서 전술 변화를 빨리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번 대회에서도 포백이나 스리백 전환을 잘할 수 있었던 것도 그때 배움이 큰 것 같아요.

▲ 한국의 결승행을 이끈 이강인 패스-최준의 결승 골 장면. ⓒ대한축구협회
▲ 정호진도 최준(오른쪽)도 16강 한일전 전반이 가장 어려웠다고 한다. ⓒ대한축구협회

- 같은 자리 '아픈 손가락' 이규혁 선수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죠.

아직 따로 연락은 안 했어요. (이)규혁이는 제주 가서 도련님 수준으로 바쁜 것 같더라고요. 이리저리 불려 다니고 팀 내에서도 바쁘고. 규혁이가 대회 기간 중 마음고생이 많았을 거에요. 제가 먼저 경기 나가니 규혁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을 수밖에 없었어요. 규혁이에게 '내가 언제 체력이 부족하거나 다칠 수도 있으니 항상 준비하고 있으라'고 했죠. 규혁이가 '못 뛰는 선수들이 대표로 뛰는 선수들을 응원하자'는 발언을 했을 때는 고맙다고 했죠. 제가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것도 규혁이가 주전이었을 때 저에게 '항상 네가 준비 잘하고 있어야 한다'고 해준 덕분이에요. (Q. 결승전 이규혁 투입에 대한 내부적인 생각은 어땠어요?) 저는 전반 끝나고 후반에 바로 교체될 줄 알았어요. 체력적으로도 힘들었고, 실수를 많이 했지만 감독님이 교체하시지 않았어요. 저 혼자 느낌으로 '경기를 너무 못했다. 교체당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후반 20분 이후에 교체해주셨어요. 다른 경기 때는 제가 빠질 것 같은 느낌은 사실 들지 않았는데, 결승전에는 전반전 유독 실수도 많고 뛰지 못해서 그런 생각이 든 것 같아요.

- '막내 형' 이강인도 결승전 일화가 있다던데요.

(이)강인이가 매달 받기 전 우는 애들도 많았어요. 강인이가 모두를 모아서 '정말 대회 잘했고, 제가 얼마나 짜증 냈는데 잘해줘서 고맙다. 내가 잘한 게 아니라고. 형들이 잘해줘서 여기까지 왔다. 왜 우냐고 우리는 세계 2등이다'라면서 감사 인사를 해줬죠.

- 본인 팬 페이지도 생기고 전반적으로 U-20 선수들이 '아이돌화'된 느낌이 있어요. 팬 많아졌죠?

작년 11월 인도네시아 대회 끝나고 팬 페이지가 하나 생겼더라고요. 그때부터 다이렉트로 응원해주신다고 메시지도 보내주시고 감사하더라고요. 이번 대회 끝나고 3~4개가 더 생겼더라고요. 감사하게 생각해요. (Q. 폭로전 좀 시작해보죠. 누가 관종이고 앞뒤가 달라요? 방귀왕도 화제던데요.) 관종은 (이) 지솔이죠. 모두 그렇게 말할 걸요? (오)세훈이가 앞뒤가 가장 달라요. 세훈이는 카메라만 돌아가면, 귀여운 척을 많이 해요. 고등학교 때부터 봤는데 정말 꼴 보기 싫어요. (Q. 본인이 말해서 유명해진 U-20 방귀왕은 김현우-오세훈 선수잖아요?) 방귀 빈도는 현우가 압도적인데 세훈이는 한 번씩 '화력'이 좋아요. 현우가 꾸준해서 압도적인 일등이죠. 폴란드에서도 두 선수가 쓰는 방이 유명했죠. '방귀방'이라고.

- 현실로 돌아와서, 학점을 받지 못하는 상황 떄문에 2학기 U리그 출전은 어렵다면서요. 울산 현대 R리그 이야기도 나오고요.

저는 아마 2학기 때는 연세대 소속으로 U리그는 못 뛸 것 같아요. 교수님께서 전화가 와서 '학점 못 줄 것 같다. 미안하다'고 하셨어요. 3개 과목에서는 학점이 없는 것 같고 다른 2개 과목 교수님은 아직 연락이 없으시고요. (Q. 울산현대 소속으로 R리그를 뛸 가능성도 있잖아요?) 제가 만약 2학기에 못 뛰면 팀과 구단과 상의해서 양쪽에서 승인이 되면 R리그를 뛸 수 있어요. 어느 한 쪽에서 거절하면 경기를 못 뛰죠. 전 경기력이 안 떨어지게 노력해야죠. 평소에는 연대에서 지내면서 R리그 뛰려고 이동할 것 같아요. 9월 7일 정기전이 끝나면 연대에서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아예 울산으로 내려가서 하지 않을까 싶어요. 연대 코치님의 의견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요.

- 월드컵에서 어떤 한계를 느낀 게 있어요? 반대발 풀백에 대한 의구심을 월드컵처럼 프로에서도 지울 수 있을까요?

월드컵 이전에는 크로스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어요. 2~3경기 하면서 그게 깨졌어요. 유럽 선수들과 하다 보니까 강하고 정확하게 날아오는 크로스가 있더라고요. 저는 약하면서 정확했어요. 강하게 차면 다 '미스'가 나더라고요. '약하고 정확하기만 하면 위협적인 크로스는 어렵다'고 생각했죠. 강하고 정확한 크로스 훈련을 위해 세워서 차는 크로스가 아닌 뛰면서 차는 크로스를 훈련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 최준 선수의 경기 뛰는 장면을 언제 볼 수 있을까요?

U리그는 다 끝난 상황이에요. 한국 돌아와서 자지 못하고 일정 소화하면서 신체리듬이 다 망가졌어요. 창원 전지훈련 가서 체력훈련하는데 서서히 올려야 하는 상황인 것 같아요. 저는 8월 태백에서 추계대학축구연맹전과 9월 정기전 남았어요.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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