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면, 쫄면, 막국수, 칼국수..여름 입맛 살리는 경기도 '국수길' 여행

2019. 6. 28.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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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관광공사 '경기도 누들로드' 펴내
여주 천서리 막국수·황해도식 양평 옥천냉면
여름 보양에 하남 초계국수·대부도 바지락
북한 특수요원도 반한 연천 망향 비빔국수
경기도 국수 길.

날씨는 더워지고 입맛을 잃기 쉬운 여름철. 기분전환에 좋은 면 요리는 무엇이 좋을까. 경기관광공사가 28일 ‘경기도 누들로드’를 냈다. 수도권에서 1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 면 요리 명가에서 시원한 냉면이나 매콤한 비빔국수로 더위를 날리는 것도 좋다.

경기도 국수길에는 담백한 황해도식 냉면을 비롯해 북한 특수요원도 반한 비빔국수, 여름 보양식 초계국수 등 다양하다.

여주시 천서리 막국수.

■ 경기도 대표 인생 막국수 ‘여주 천서리 막국수촌’

‘막 만들어 먹는 국수’라는 막국수가 여주에 터를 집은 지는 40여년이 됐다. 1978년 평안북도 강계 출신의 실향민이 남한강이 보이는 여주 천서리에 막국수 집이 들어서면서 2000년경에는 약 30여곳으로 늘었다. 강계봉진막국수, 홍원막국수, 천서리막국수 등 10여곳의 막국수 집이 2~3대에 걸쳐 막국수의 전통을 잇고 있다.

천서리 막국수는 매콤한 양념의 비빔 막국수가 제맛이다. 묵직한 놋그릇에 담겨 나오는데, 육수를 자박하게 붓고 바로 삶은 메밀면을 돌돌 말아놓는다. 고명으로 신선한 오이와 무를 채 썰어 올리고 비법 양념장을 넣는다. 맨 위에 삶은 달걀을 올리고 김 부스러기를 넉넉하게 뿌린다. 매운맛이 부담스럽다면 함께 제공되는 따듯한 육수를 마시고, 좀 더 매운맛을 원한다면 양념장을 추가하면 된다. 천서리 막국수촌은 메밀과 전분을 배합한 면을 사용한다. 구수한 향은 물론, 촉촉하고 부드러운 감촉과 탄력 있는 식감의 비법이다. 경기도 여주시 대신면 천서리길 일대에 있으며 물국수와 비빔막국수는 8000원대, 편육은 1만6000원대다.

양평군 옥천 냉면.

■ 담백한 황해도식 냉면 ‘양평 옥천냉면’

물이 맑은 양평중에서도 옥처럼 맑은 물이 난다는 옥천은 유명한 냉면 마을이다. 한국전쟁 당시 황해도에서 냉면집을 하던 부부가 옥천에 정착해 냉면집을 내면서 옥천냉면의 역사가 시작됐다. 인근 군부대의 군인과 면회객을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지금의 냉면 마을이 형성됐다.

황해식당과 고읍냉면이 평양냉면 맛집으로 불리며 식객들을 모으고 있다. 황해도식 냉면인 옥천냉면은 돼지고기로 육수를 내며, 동치미국물이나 인공조미료를 일절 첨가하지 않기 때문에 깔끔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난다.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는 옥천냉면은 고춧가루와 식초로 무쳐낸 짠지와 함께 먹으면 잘 어울린다. 면은 메밀과 고구마 전분을 섞은 굵은 면을 사용한다. 툭툭 끊기는 평양냉면과 쫄깃쫄깃한 함흥냉면의 중간쯤 되는 식감이다. 큼지막하게 부친 완자와 두툼하게 썰어낸 편육도 옥천 냉면 마을의 별미다.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 경강로 옥천길 일대에 있으며 물·비빔냉면 1만원대, 완자, 편육, 반반 2만원대다.

하남시 초계국수.

■ 여름 보양식 ‘하남 초계국수’

뜨거운 여름, 입맛을 살릴 별미 중 하나가 초계국수다. 함경도와 평안도 지방의 전통 음식인 초계탕에서 유래한 것으로 차게 식힌 닭 육수에 국수를 말고 닭고기를 얹어 먹는 음식이다. 초계탕은 조선 시대 연회에 접할 수 있었던 보양식으로, 초계의 ‘초’는 식초를 뜻하고 ‘계’는 평안도의 방언으로 겨자를 뜻한다. 초계국수도 이름 따라 식초와 겨자로 간을 해서 새콤하면서 알싸한 맛이 청량감을 더한다.

하남시 미사리의 초계국수는 하얀 국수 위에 백김치, 오이, 닭 가슴살을 듬뿍 준다. 살얼음이 동동 뜬 육수를 가득 담아내면 커다란 그릇이 꽉 찬 느낌이다. 잘 삶은 면은 차가운 육수를 만나 면발이 마치 냉면처럼 탱글탱글하고 쫄깃하다. 구수하게 우려낸 육수를 한 모금 들이키면 무더위도 단번에 날릴 만큼 시원하다. 고명으로 올린 닭고기 또한 매우 부드럽고 고소하다. 매콤한 양념을 더한 초계 비빔국수도 좋다. 역시 푸짐하게 닭고기가 올라가고 차가운 육수가 함께 제공된다. 경기도 하남시 미사대로~남양주시 와부읍 다산로 일대에 있으며 초계국수는 9000원대다.

화성시 제부도 바지락칼국수.

■ 풍요로운 서해의 선물 ‘안산 대부도 바지락칼국수’

안산 대부도는 경기도에서 가장 큰 섬으로 갯벌이 드넓다. 이곳에서 나오는 알이 큰 바지락으로 끓여낸 대부도 바지락칼국수는 대부도 음식 중 으뜸이다. 타우린을 함유해 간 기능 회복에 좋고, 핵산 성분이 많아서 별다른 부재료 없이 바지락만 넣고 끓여도 맛있다. 대부도의 바지락칼국수는 방아머리 음식타운과 구봉도 입구 인근에 모여 있다. 바지락을 푸짐하게 넣고 버섯과 채소를 더한 칼국수는 그야말로 바다의 맛이고, 한 번 맛을 보면 멈출 수 없는 마력이 있다. 날이 더운데 먹는 뜨거운 칼국수는 “시원하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경기 안산시 단원구 대부중앙로(방아머리음식타운)~대부황금로(구봉도 입구 인근) 일대에 있으며 해물칼국수 8000원대, 영양굴밥 1만원다.

연천군 망향비빔국수.

■ 북한 특수요원도 반한 ‘연천 망향비빔국수’

연천군 청산면에 망향비빔국수가 문을 연 것은 1968년이다. 근처에서 군 생활을 한 사람은 모두 다녀간 집이다. 그 추억 덕분인지 도심에서 꽤 먼 거리지만, 가게 앞까지 간이 테이블과 의자를 빼곡하게 놓을 만큼 늘 붐비는 집이다. 선불 주문을 마치면 잠시 후 비빔국수와 백김치가 함께 나온다. 국수는 한눈에도 매콤해 보이는 양념에 비벼서 나온다. 고명으로 김치와 오이가 올려지고 맨 위에는 망향의 시그니쳐인 상추가 한장 떡하니 자리 잡는다. 면은 소면보다 두꺼운 중면인데 자연건조를 시켜 더욱 쫄깃하고 차진 식감을 살렸다. 양념은 매운맛이 다소 강한 편이다. 영화 ‘강철비’에서 대한민국 외교안보수석이 북한 최정예요원과 국수를 먹는 장면을 이곳에서 촬영했다. 경기도 연천군 청산면 궁평로 5번지에 있으며 비빔국수 6000원, 아기국수 2000원, 만두 3000원이다.

수원시 쫄면.

■ 알고 보면 쫄면 성지 ‘수원 쫄면’

통닭거리로 잘 알려진 경기도 수원에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쫄면집이 여럿이다. 수원화성 장안문 앞에 보영만두와 보용만두가 있고 팔달문시장에는 코끼리만두가 있다. 모두 1977년에서 1978년에 문을 열었으니 만 40년이 넘는 오랜 점포인 셈이다. 공교롭게 모두 상호에 ‘만두’가 붙은 만둣집이지만 쫄면이 더 유명한 집들이기도 하다.

쫄면은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다. 삶은 쫄면 위에 고추장 양념을 넣고 양배추를 채 썰어 담고, 삶은 달걀을 올리면 그것으로 끝이다. 재료가 단출한 만큼 양념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쫄면 양념은 고추장을 기본으로, 매콤하지만 짜지 않고 오래 숙성된 고급스러운 맛을 낸다. 양념장도 넉넉하여 쫄면을 촉촉하게 감쌀 만큼 적당하다. 더해지는 채소와 콩나물이 더해 아삭한 식감이 일품이다.

코끼리 만두는 남문 팔달문 시장에, 보영만두와 보용만두는 북문 로터리 인근에 있는데 쫄면 6000원대, 만두 6000원대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사진 경기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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