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된 지진희" '60일 지정생존자', 새로 쓸 정치 드라마史[게기자의뭐볼래]

이게은 2019. 6. 2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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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 정치에 뜻이 없던 사람이 하루 아침에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지정된다면 어떤 기분일까. 단숨에 5000만 명 국민을 대표하는 국가 원수가 된다니. 말 그대로 멘붕일 터. tvN 새 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는 이런 혼돈 상황을 헤쳐나가는 남자 이야기를 그린다.

대략적인 줄거리를 보자마자, 만약 나라면 어떠할지 상상하게 했다. 분명 시청자들의 마음을 충분히 움직일법한 흥미로운 소재다. 더불어 히트작 메이커로 뭉친 배우들과 제작진의 하모니도 기대감을 더했다. 하반기 드라마 첫 포문을 열 '60일, 지정생존자'를 이달 추천 작품으로 소개한다.

'60일, 지정생존자'는 국회의사당 폭탄 테러로 대통령을 잃은 가운데, 환경부 장관이 60일간의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지정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작품이다. 갑작스레 대통령 권한을 부여받은 환경부 장관은 테러의 배후를 찾고 가족과 나라를 지키고자 분투한다. 동명의 미국 드라마 '지정생존자'를 리메이크했으며 한국의 실정에 맞게 재탄생될 것을 예고했다.

먼저 이 작품은 지정생존자의 뜻을 아는 게 주요하다. 지정생존자란, 미국에서 대통령과 부통령 등이 변을 당하는 비상사태에 대비, 대통령 계승 순위 내 1명을 선정해 비밀 장소에 대기하게 하는 제도. 한국은 비슷한 경우 대통령 권한대행 절차가 진행된다. 대통령 부재 시 국무총리, 법률이 정한 국무위원 순서로 대통령 직무를 대행하게 된다. 60일간 대통령 권한 대행이 정국을 수습한 후 대통령 선거가 진행되는데, '60일, 지정생존자'에서 60일은 이 기간을 일컫는다.

혼돈의 환경부장관 박무진 역은 지난해 JTBC '미스티'에서 치명적인 사랑꾼 연기를 선보였던 흥행 보증수표 지진희가 맡았다. 메가폰은 KBS2 '태양의 후예', tvN '김비서가 왜그럴까' 공동 연출로 활약했던 유종선 PD가 집필은 KBS2 '성균관 스캔들', '뷰티풀 마인드' 김태희 작가가 나선다. 조합 자체만으로 결코 빛 좋은 개살구는 아닐 거라는 믿음을 심어준다.

박무진(지진희 분)은 국회의사당 폭탄 테러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생존자다. 정치에 뜻이 없는 카이스트 화학과 교수 출신 뇌섹남인 그가 이 난관을 어찌 풀어 갈까. 박무진과 달리 원작 주인공 톰 커크만(키퍼 서덜랜드 분)은 주택도시개발부 장관으로, 원래도 정치에 뜻을 둔 인물이다. 하지만 대통령으로 직접 선출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줄곧 능력을 의심받는다. 때문에 박무진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주변 견제를 피하며, 대통령 권한대행 위치에 제대로 설 수 있을지 궁금증이 커지는 대목이다.

공개된 포스터 속 지진희는 혼돈 그 자체다. 마치 누가 자신을 구원해주길 바라는듯 흔들리는 눈빛과 그늘이 진 표정. 무엇보다 황금색 봉황이 자리한 대통령 집무실에 서있는 그는 분위기에 어긋나는 청바지, 후드 차림으로 어딘가 불협화음을 나타낸다.

또 다른 주역 이준혁은 해군 사관학교 출신 국회의원 오영석으로 분한다. 당당한 면모와 친화력, 리더십까지 동시에 갖춘 인물로 국민적인 지지를 받는다. 이준혁은 오영석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9kg를 감량한 사실을 밝혀 화제를 모으기도. 손석구는 카리스마 넘치는 비서실 선임 행정관 차영진 역을 맡았다. 단 한순간도 감정에 치우치지 않을 것 같은 차가운 눈빛을 발산한다.

허준호는 대통령 비서실장 한주승 역으로, 원작에 없는 추가된 캐릭터다. 지진희에게 하루아침에 대통령이 되라고 알리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고 냉철하게 판단하는 인물. 그는 지진희에게 "장관께서 앞으로 60일간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모든 권한과 직무를 위임받게 되셨다"며 꿋꿋한 어조를 내뱉는다.

이 외에도 정치인 윤찬경(배종옥 분), 국가정보원 대테러 팀 분석관 한나경(강한나 분), 인권 변호사 최강연(김규리 분), 청와대 비서관 정수정(최윤영 분)도 합세한다.

리메이크는 명과 암을 동시에 안고 가야 한다. 이미 대중에게 선보인 작품을 다시 다룬다는 점에서 화제성을 몰고 와 이점이 되겠지만, 원작과의 비교를 피할 수 없는 터. '지정생존자'를 차용하면서도 개성을 녹여야 한다. '지정생존자'는 시즌3까지 제작되면서 국내에서도 많은 팬을 확보해왔다.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는 기존의 인기를 '60일, 지정생존자'가 어떻게 영리하게 바통터치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겠다.

또한 최근 정치를 소재로 한 드라마가 다시금 인기를 끌면서 '60일, 지정생존자'를 향한 궁금증도 커졌다. 현재 방영 중인 JTBC '보좌관'은 정치판의 치열한 현실을 담은 작품으로, 호평 속에 안정적인 시청률을 유지 중이다. 이 시류가 기회라면 기회일 수 있는 '60일, 지정생존자'. 분위기를 이어 정치 드라마의 새 역사를 쓸 수 있을지 집중해봐도 좋을 듯하다. '어비스' 후속으로 오는 7월 1일 오후 9시 30분 첫 방송된다.

eun5468@sportsseoul.com

사진ㅣ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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