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하면 비빔밥? 숨은 '소바' 맛집도 많답니다

◇달콤 짭조름한 전주의 맛
오전 10시 반부터 전주 중앙동 '서울소바'에 손님이 하나둘 들어찼다. 의자에 앉기도 전에 "소바요"라고 외쳤다. 소바(蕎麥·そば)는 메밀 반죽을 얇게 펴 가늘고 길게 썰어낸 면을 일본식으로 부르는 말. 소바(8000원)와 사리(3000원)만 판다. 1955년부터 영업, 64년 된 집이다. 매년 3월부터 10월까지만 영업하고, 11월부터 2월까진 문을 닫는다. 이은순 사장은 "소바 하나만 하니까 겨울엔 팔 음식이 없어서 닫는 것"이라고 했다. "다들 딴 음식을 하나 더 하라는데 못하겠어요. 소바 하나만 만들기에도 바쁜데, 뭐." 그릇에 담겨 나온 소바는 잘게 썬 김과 파만 올라간 담담한 모양새였다. 육수는 은은하게 달고 짜고 향긋했다. 여수·통영 멸치와 기장 다시마로만 국물을 내서 그렇다고 했다. "호남 사람들은 국수에 설탕을 칠 만큼 달게 먹잖아요? 전주의 소바 육수도 그래서 달콤하죠. 전주 사람들은 또 가다랑어포를 안 먹어요.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멸치 국물만 먹어요."

전주 교동 '베테랑칼국수'도 오래된 맛집이다. 공식적으로 말하는 개업은 1977년. 실제 처음 문을 연 것은 훨씬 오래됐을 거라는 게 전주 시민들 말이다. 본래는 전주성심여중·여고 학생들의 단골 가게로 시작했다. 칼국수와 쫄면·만두 등을 냈고, 2대를 이어가면서 소바(7500원)·콩국수(8000원)도 내놓게 됐다. 전주 본점은 아침부터 북새통이다. 많이 팔릴 땐 하루 8000그릇까지 팔렸다고 했다. 이곳 메밀냉국수는 진하게 달고 쨍하게 시원한 박력 있는 맛을 자랑했다. 김은성씨는 "육수 맛이 서울보다 달고 일본 것보다 진하다. 전주만의 맛인데, 투박하지만 그래서 또 끌리는 맛"이라고 했다. 창업주인 어머니가 여전히 주방을 지킨다. 직원들은 "특히 어머니의 면 삶는 솜씨는 누구도 흉내 못 낸다"고 했다.
◇단순한 맛, 익숙한 맛
금암동의 '금암소바', 서신동 '전주소바', 전동 '진미집'도 전주 시민들이 자주 찾는 곳. 단맛과 짠맛이 은은한 조화를 이룬다. 전주소바를 운영하는 김수안씨는 "전주 사람들에게 메밀냉국수는 밥보다 익숙한 맛"이라고 했다. "밥과 김치처럼 단순한 맛으로 먹고 친숙한 기분으로 먹죠. 우리에겐 별미가 아닌데 외지 사람들에겐 특별할 수도 있겠죠."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에도 가게 토박이 손님 몇몇이 무심히 메밀냉국수 한 그릇씩을 비우고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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