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신도시가 수도권 공동주택용지 경쟁률도 낮췄다
2기 신도시 3곳 가운데 입찰 경쟁률 가장 높아
3기 신도시 간섭 효과 없고 교통호재 발생 등 영향
◇ 양주옥정 웃고, 검단신도시 울고
18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지난달 입찰한 인천 검단신도시 공동주택용지 2필지(AA8블록, AB1블록)는 경쟁률이 각각 20대 1을 기록했다. 비슷한 시기인 지난달 20일 입찰을 진행한 파주운정3지구 A11블록과 A32블록도 각각 30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는 한달 앞서 입찰에 부쳐진 양주 옥정지구 공동주택용지 경쟁률의 10분의 1도 안되는 수준이다. 지난 3월과 4월 이뤄진 2기신도시 양주옥정지구 공동주택용지 4개 필지 입찰에서는 각 필지별 경쟁률이 최소 544대 1에서 최고 608대 1을 기록할 정도로 응찰 열기가 뜨거웠다.
양주옥정은 지난달 9일 수도권 3기 신도시로 고양창릉, 부천대장지구가 선정되기 전 진행한 반면 검단과 파주는 이후 각각 공급됐다. 양주 옥정의 공공주택 용지가 올 상반기 인천 검단과 파주 운정을 제치고 건설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기회의 땅’으로 거듭난 배경에는 역설적으로 3기 신도시 발표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인천 검단은 3기 신도시로 지목한 인천 계양과 부천 대장지구와 가까운 위치에 있어 공급과잉 우려가 커진 상황이었다. 검단의 경우 올 상반기 나온 분양 아파트들이 아직도 미계약 상태로 남아 있고, 전매제한 기간도 길어지면서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파주운정은 광역교통철도망(GTX) A 노선이 지나는 교통 호재 지역으로 꼽히지만 3기 신도시 중 가장 서울과 가까운 고양 창릉지구와 교통 동선이 겹친다. 10년 넘게 아파트 공급 물량이 잇따라 이뤄진데다 일산신도시, 킨텍스 지구 등의 공급물량도 과잉 상태라 상대적으로 서울과 먼 파주에 대한 메리트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반면 양주 옥정은 직선거리로 남양주 다산 신도시와 남양주 왕숙지구와 20km 남짓으로 멀지 않지만 철도와 도로가 겹치지 않고 생활권이 다르다. 특히 공급이 이뤄진 시기가 3기신도시에 따른 수도권 공급과잉 논란이 일기 전이란 점이 흥행성공의 주된 이유라는 분석이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방과 일부 수도권 지역에 나온 기존 분양 물량도 아직 소화가 안되고 있어 공동주택용지도 호재 여부에 따라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분양원가 공개, 분양가상한제 적용 등으로 공공택지는 사업성이 낮아져 입찰 경쟁률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3기 신도시와 떨어진 ‘양주옥정’ 주목
다만 양주옥정지구만의 매력도 크다는 평가도 나온다.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곳들은 수도권 서부권에 몰려 있는 반면 양주옥정지구는 서울시청에서 직선으로 약 30㎞ 떨어진 북부권이어서 영향을 덜 받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인천 검단과 파주 운정에서는 2010년대 초반부터 민영 아파트의 분양과 입주가 이어졌지만 양주 옥정은 2015년 이후에서나 민영 아파트가 들어서기 시작해 아직 주택공급 초반인 상황이다.
여기에 3기 신도시 추진을 위해 광역교통망 확충 작업이 속도를 내면서 양주 옥정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올해 초 경기 수원과 양주 덕정역을 잇는 GTX-C(수도권광역급행철도 C노선)노선이 예비 타당성조사를 통과하며 2024년 GTX 개통이 가시화됐다. 또한 지하철 7호선 도봉산역에서 양주 옥정을 잇는 연장 공사 착공이 올해 하반기로 확정됐다.
LH공사 양주본부 관계자는 “양주 옥정지구는 2017년 6월 구리 포천간 고속도로가 개통 이후 서울 강남에서 차로 30여 분이면 올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부동산 업계의 관심도 차츰 커졌다”며 “최근 GTX와 7호선 연장이 가시화되면서 교통 호재가 확실해진데다가 다른 2기 신도시에 비해 3기 신도시 영향이 없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용운 (luck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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