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걱정되는 憲裁 변론장 모습

양은경 법조전문기자 2019. 6. 19.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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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은경 법조전문기자

지난 13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최저임금제' 공개 변론이 열렸다. 전국중소기업·중소상공인연합회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재산권과 영업의 자유를 침해당했다며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낸 헌법소원 사건이었다. 최저임금의 헌법적 당위성에 대한 첫 판단의 장(場)이자 이념적 편향성 논란이 일고 있는 헌재 재판관들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했다.

김기영 재판관이 첫 질문자로 나섰다. 그는 헌법소원이 적법한지부터 문제 삼았다.

"서울행정법원 견해에 따르면 최저임금을 정한 노동부 고시(告示)는 행정소송 대상"이라고 했다. 행정소송을 내면 되므로 헌법소원이 부적법할 수 있다는 취지다. 이렇게 보면 최저임금의 정당성을 판단하기도 전에 소송을 각하(却下)할 수 있다. 이석태 재판관도 비슷한 지적을 했다.

김 재판관은 연합회 측 주장에 대한 반박성 질문을 여럿 했다. '북유럽 국가에서는 최저임금을 시행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이들은 산별(産別) 교섭력이 강하기 때문에 최저임금 요구가 크지 않다"고 했다. 통계청 고용 동향에 대한 신문 기사를 들어 이런 질문도 했다. "5월 고용 동향에서 음식점 취업자 수가 늘어났고, 그 원인으로 중국인 관광객 증가가 꼽힌다. 달리 해석하면 그동안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 취업자 수가 줄었을 수 있다."김 재판관의 질문에 장내가 웅성거렸다.

소득 주도 성장에 대한 연합회의 비판이 맞는지도 파고들었다. 참고인인 카이스트 이병태 교수가 인용한 논문에 대해 "원문 해석상으로는 국제적으로 공조한다면 소득 주도 성장이 가장 가능성이 높은(most likely) 신자유주의 대안이라는 뜻 아니냐"고 했다. 이 논문은 소득 주도 성장의 국제적 공조가 불가능하므로 사실상 개방경제에서는 시행이 어렵다는 취지로 인용한 것이였다. 이석태 재판관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소득 주도 성장은 특정 개인의 견해가 아니라 후기 케인스학파의 견해이고 (경제학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도 동의했다"고 했다.

청구인의 주장에 대한 검증은 물론 필요하다. 그러나 이날 두 재판관은 그 정도를 넘어서 상대편인 노동부를 편드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게 했다. 그간 여러 공개 변론에서 사실관계의 모순을 파고드는 질문은 많았지만 재판관의 성향을 미루어 짐작하게 하는 것은 아니었다.

헌재에는 최저임금처럼 각계각층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사건이 온다. 하지만 국제인권법연구회(김기영·이미선 재판관), 민변(이석태 재판관) 등 진보적 단체 출신 재판관이 9명 중 5명을 차지하는 헌재는 구성 자체로 우려를 사고 있다. 지난 4월 퇴임한 서기석 재판관은 퇴임사에서 "사건을 처리할 때마다 정치적·이념적으로 중립적 자세를 견지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갈등을 해결해야 할 헌재가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키지 않기 위해서 필요한 덕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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