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주인' 없는 6·15 남북정상회담 19주년..기념행사도 조촐히
회의장에 분향소 마련..참석자들 '검은 넥타이'로 李여사 추모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정성조 기자 = 고(故) 이희호 여사에 대한 각계 추모가 이어지는 가운데 6·15 남북정상회담 19주년 기념행사가 조촐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김대중평화센터는 13일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에서 '6·15 남북정상회담 19주년 기념 학술회의'를 개최했다. 애초 여의도 63빌딩에서 각계 내외빈과 함께 성대하게 치를 계획이었지만, 기념식과 만찬행사는 이 여사의 갑작스러운 부음과 함께 취소됐다.
작년 합의된 4·27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을 계기로 '남북관계 훈풍'을 소망하는 의미에서 기념식 준비위원회를 꾸리고 오랫동안 공들여 준비해온 행사였지만, 이 여사에 대한 추모의 뜻에서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

이날 학술회의가 열린 도서관 입구에는 이 여사에 대한 애도의 의미를 담은 흰색 걸개가 내걸렸다. 걸개에는 이 여사의 유언인 "국민과 평화통일 위해 기도하겠다" 등의 글귀가 담겼다.
도서관 1층 로비 한쪽에 별도의 분향소도 설치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웃는 얼굴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설치된 벽면 바로 앞 공간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조문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도서관 측은 안내문에서 "김대중도서관을 찾는 방문객들이 자유롭게 조문할 수 있도록 1층 로비에 추모공간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분향소는 오는 15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방문할 수 있다.
개회사를 맡은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을 비롯해 많은 참석자가 검은 넥타이 차림으로 예를 표했고, 회의에 앞서 이 여사에 대한 묵념이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이희호 여사의 상중이지만, 남북 화해·협력에 공을 들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뜻을 되새기는 행사인 만큼 축소해 조촐하게라도 치르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회의장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김 전 대통령과 이 여사는 일심동체이기 때문에 (행사는) 이 여사를 기리는 일이기도 하다"면서 "기념 학술회의는 마땅히 진행돼야 하고 또 더 알찬 결과가 나와야 하지만, '잔치' 격인 만찬은 취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션 사회를 맡은 이종석 전 장관은 전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조의문·조화 전달을 위해 친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남측 관계자들과 만나게 된 것과 관련해 이 여사의 생전 '소망'을 언급하면서 "남북관계에 기여가 되는 좋은 일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minar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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