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정호 거리, 내년 광주에 들어선다
[경향신문] ㆍ북구, 생가터 인근 공사 재개
‘음~어디로 갈까요. 님 찾는 하얀나비. 꽃잎은 시들어도, 슬퍼하지 말아요. 때가 되면 다시 필 걸, 서러워 말아요.’(‘하얀나비’ 가사)
대중가요 ‘하얀나비’를 부른 가수 김정호씨(1952~1985·본명 조용호·사진) 거리가 광주에 들어선다. 광주 북구는 7일 “지난해 1월 중단한 ‘김정호 거리 조성사업’을 다시 시작해 2020년 말까지 마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사업은 김씨가 어린 시절을 보낸 북동 수창초등학교 인근 생가터(북동 94)에서 북동성당 사이 거리(300m)에 그의 음악적 열정을 기리는 공간을 마련, 낙후된 도심을 살려보자는 취지로 2017년 5월 시작됐다. 당시 주민들이 광주시 공모사업에 제안하면서 예산 3억원을 확보했다. 그해 9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김정호 동산’(74㎡)을 조성했다. 여기엔 그가 기타를 들고 노래하는 생전의 모습을 실물크기로 제작한 동상과 ‘하얀나비’ 악보로 만든 조형물이 배치됐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거리 조성이 시작될 즈음, 인근이 재개발지역에 포함되면서 일부 사업변경으로 사업이 1년여 동안 중단됐다. 이후 주민들과 재개발사업추진위원회가 ‘김정호 거리 사업 대상지’를 최대한 보존한다는 데 합의해 예정대로 사업을 다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북구는 이달 중 광주시의 ‘사업계획 변경’ 승인을 받아 다음달부터 ‘김정호 추억의 길’ 내기, ‘음악다방’ 설치 등 사업을 시작한다. 주민들은 김정호 팬클럽과 함께 ‘김정호 노래부르기 대회’ ‘김정호 축제’ ‘김정호 추모음악회’ 등 문화행사를 열어 대구의 ‘김광석 거리’처럼 단장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33세에 폐결핵으로 요절한 김씨는 ‘이름 모를 소녀’(1973)로 데뷔한 후 ‘하얀나비’ ‘작은 새’ ‘사랑의 진실’ 등 유명곡 50여편을 작사·작곡하며 1970∼1980년대 대중음악계에 ‘싱어송라이터’로 인정받았다. 특히 ‘판소리 명창’인 외할아버지 박동실씨(월북)와 국악인으로 활동한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그의 노래 곳곳엔 전통 가락이 스며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밤에 떠난 여인’으로 데뷔해 같은 시기에 활동한 가수 하남석씨는 “그는 기타 하나로 노래를 짓고, 써내던 ‘천재적 소질’을 지닌 가수였다”고 회고하고 “‘김정호 거리’가 광주의 큰 자랑이 되는 문화자원으로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명재 기자 ninapl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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