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물러나라".. 체코, 벨벳혁명 후 최대 시위

원우식 기자 2019. 6. 6.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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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2위 富者.. EU 보조금 유용
체코에서 공산 정권을 몰아낸 1989년 '벨벳 혁명' 이후 최대 규모의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4일(현지 시각) 체코 수도 프라하 바츨라프 광장에 12만명 시민들이 모여 안드레이 바비시(64) 총리 퇴진을 요구했다. 이날 폭 60m, 길이 750m인 광장에 체코 깃발을 손에 든 시위대가 빽빽이 모여 "사임하라" "이젠 충분하다" 구호를 외쳤다고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30년 전 이 장소에서 체코 주민들은 공산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한 선언문을 발표했다. 유혈 충돌 없이 순조롭게 마무리된 당시 시위는 벨벳 혁명으로 불리고 있으며, 체코는 이후 유럽연합(EU)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하며 동유럽에서 성공적으로 민주화와 경제개발을 이룬 국가로 손꼽혔다.

프라하에 모인 12만 시위대 - 4일(현지 시각) 체코 수도 프라하 바츨라프 광장에 수많은 시민이 모여 비리 혐의에 휩싸인 안드레이 바비시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공산 정권을 붕괴시킨 1989년 시위 이후 정치 관련 집회로는 최대 규모다. /AP 연합뉴스

바비시 총리는 체코에서 셋째로 큰 대기업 애그로퍼트를 운영하다 정계에 입문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그는 개인 자산 40억달러(약 4조7000억원)로 체코 부호 순위 2위다. 바비시 총리는 재무장관과 경제부총리를 거쳐 2017년 총리가 됐다. 그는 당시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부유함을 강조하면서 "부패할 수가 없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그러나 바비시 총리는 2007~2008년 EU 보조금 약 200만유로(약 26억원)를 빼돌려 호화 리조트를 지은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해 말 그의 아들은 바비시 총리가 비리 의혹이 새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자신을 강제 구금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바비시 총리는 "모든 것이 조작"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으며 이번 시위에 대해서도 "사람들이 많이 모였다는 것은 날씨가 좋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지난 4월 시작된 시위는 점차 참여 인원이 늘어나고 있다. 30년 전인 1989년에는 바츨라프 광장에서 수십만명이 모여 공산당 정권을 무너뜨리고 민주 선거를 요구하는 시위가 진행됐으며, 그 결과 41년간 지배했던 공산당 정권이 무너지고 1990년 민주 선거가 치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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