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연구원, 버려지는 커피 찌꺼기로 '친환경 신재생 원유' 생산

'고효율 '경사 하강식 급속 열분해 반응기' 개발
하루 1000개 커피숍에서 나오는 커피 찌꺼기 처리 가능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한국기계연구원이 개발한 경사 하강식 급속 열분해 상용 플랜트. 시간당 약 200㎏㎏의 커피 찌꺼기를 바이오 원유로 바꿀 수 있다.2019.06.05(사진=한국기계연구원 제공) photo@newsis.com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가격이 비싼 톱밥을 대신해 남은 커피 찌꺼기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기계연구원은 청정연료발전연구실 최연석 책임연구원이 시간당 약 200㎏ 커피 찌꺼기를 모두 바이오 원유로 바꿀 수 있는 '경사 하강식 급속 열분해 반응기(Tilted-Slide Fast Pyrolyzer)'를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이는 하루에 커피숍 약 1000곳에서 배출하는 커피 찌꺼기를 처리해 바이오 원유 2.5t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이 반응기는 공기가 없는 상태에서 커피 찌꺼기를 약 500도까지 급속히 가열해 수증기처럼 증발시키는 급속 열분해 방식을 활용, 커피 찌꺼기에서 바이오 원유를 생산한다.

반응기 상단부에서 건조된 커피 찌꺼기가 경사로를 따라 중력에 의해 떨어지면 약 500도로 가열된 모래와 마찰하면서 증기 상태로 변한다. 이 증기를 모아 냉각시키면 바이오 원유가 된다.

연구팀은 반응기를 경사 하강식 구조로 만들어 커피 찌꺼기가 떨어지면서 가열 매체인 고온의 모래와 효율적으로 접촉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또 반응과정에서 부산물로 발생한 숯가루를 태워 모래를 가열하는 에너지로 재사용해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이렇게 만든 바이오 원유의 에너지는 나무로 만든 것보다 열량이 훨씬 뛰어나다. 연구팀에 따르면 커피 찌꺼기로 만든 바이오 원유의 발열량은 1㎏당 약 6000㎉, 나무로 만든 바이오 원유는 약 4000㎉ 수준이다.

바이오 원유는 나무 톱밥이나 풀 같은 바이오매스를 공기가 없는 상태에서 급속 열분해해 증기로 만들고 이를 냉각시켜 만든 액체연료다. 액체인 만큼 저장과 운반이 편리하고 환경오염이 적어 신재생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원료가 되는 톱밥의 가격이 비싸고 반응기 성능이 상용화 수준에 못 미치는 실정이다.

이번 기술 개발로 저비용, 고효율 친환경 바이오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최연석 책임연구원은 “이 기술은 바이오 원유생산의 효율성을 크게 개선해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활용률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향후 브라질이나 베트남 등 커피콩의 주 생산국에서 버려지는 커피콩을 바이오 원유로 제조해 쓰레기 문제와 신재생에너지 확대 환경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kys0505@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