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을 담는 견고한 중목구조 주택

조성일 2019. 6. 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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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물금신도시 중목구조 주택

단독주택이 즐비한 양산 물금신도시 택지지구에 모두의 부러움을 사는 놀이터 옆 집. 프라이버시와 소음 문제를 영리하게 풀어낸 방법이 궁금하다.


은근하게 마당을 감싸며 외부와 관계를 맺는 주택의 매스. 내오염성이 좋은 독일산 실리콘계 로투산 페인트로 미장 마감해 형태를 부각했다. 
주방에서 바라본 모습. 층고를 틔운 2층 바닥 장선, 계단실 벽체, 멀리 거실의 천장부 등 실내 곳곳에 드러나는 중목구조 부재가 이 집의 정체성과 본질을 상기시킨다. 

낙동강과 양산천 사이, 배산임수 명당의 대규모 택지지구 양산 물금신도시. 부산과의 접근성이 좋고 대부분 평지 입지라 주택에 대한 공급과 수요가 활발한 곳 중 하나다.

건축주 부부는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과 어린이집에 다니는 딸에게 집에서도 다양한 공간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어 집짓기 준비에 착수했다. 마감해 놓으면 콘크리트조인지 목조인지 모르는 집이 아니라 일부라도 뼈대(본질)가 드러나는 집이면 좋을 것 같아 중목구조를 택했다. 공부를 하다 보니 적어도 골조만큼은 현장 상황이나 작업자 역량,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품질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 역시 마음에 들었다.

1년 전, 친한 선배가 경남 김해에 집을 지으며 소개해 준 블루하우스코리아는 마침 양산에만 중목구조 주택 여덟 채를 시공했던 터. 부부는 매일 현장에 출근하듯 지켜볼 형편은 아니었기에 일임할 시공사가 필요했다. 하도급을 주지 않고 현장 소장이 상주해 연간 지을 수 있는 주택에 한계가 있다는 말에 신뢰를 갖고 본격적인 설계에 들어갔다.


SECTION

①현관 ②포치 ③창고 ④복도 ⑤세면실 ⑥화장실 ⑦샤워실 ⑧거실 ⑨주방 ⑩보조주방 ⑪팬트리 ⑫방 ⑬드레스룸 ⑭세탁실 ⑮발코니 ⑯다락 ⑰주차장 ⑱마당 ⑲중정 ⑳보일러실
천장에 부재를 노출한 거실. 한식 마루 패턴의 질감 있는 원목마루가 따뜻한 느낌을 더한다. 
넉넉한 현관에는 낮은 벤치가 포함된 신발장을 두었다. 왼쪽 문을 열면 워크 인 클로짓(Walk in Closet)이 있어 수납공간이 충분하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상남도 양산시
대지면적 ▶ 317.0㎡(95.89평) | 건물규모 ▶ 지상 2층 + 다락
건축면적 ▶ 150.40㎡(45.49평) | 연면적 ▶ 284.34㎡(86.01평)
건폐율 ▶ 47.44% | 용적률 ▶ 75.09%
주차대수 ▶ 2대 | 최고높이 ▶ 9.1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중목구조(철물공법)
단열재 ▶ 외벽 - 비드법보온판 2종2호 70mm + 에코배트 R19 / 지붕 - 우레탄단열패널 10mm + 에코배트 R32
외부마감재 ▶ 외벽 - STO 외단열시스템, 벽돌 영롱쌓기 / 지붕 – 갈바륨단열패널(니치하)
창호재 ▶ 레하우 86mm PVC 삼중창호(에너지효율 1등급)
철물하드웨어 ▶타츠미 TEC-1 P3
열회수환기장치 ▶ Vents(벽부형) | 외부 전동 차양 ▶ 바레마 EVB
에너지원 ▶ 도시가스
조경 ▶ ㈜송덕조경
건축·구조설계 ▶ 블루건축사사무소 010-3847-7008 www.bluearch.co.kr
시공 ▶ 블루하우스코리아㈜ 031-8017-5002 https://cafe.naver.com/bluehousekorea
총공사비 ▶ 5억3천만원(설계 및 주방 가구 제외)

현관으로 들어서면 전면에는 중정이 있어 시각적으로 열린 느낌이다. 계단실 벽면 역시 일부를 노출해 답답함을 덜었다. 
중정과 연결된 주방. 일부분은 층고를 틔워 2층과 연결된다. 

프라이버시와 커뮤니티를 동시에 지키는 방법

대지는 남쪽과 북쪽 2면에 도로를 접해있고 동쪽으로는 공원 겸 놀이터가 위치한다. 3면이 트여 있어 시야에 가림이 없고 자연적 감시 효과로 인해 방범이 좋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프라이버시와 소음에 취약할 수도 있는 곳이다.

같은 이유로 처음에는 건축주도 이 땅의 구입을 주저했지만, 설계를 진행하면서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양쪽 도로와 면한 곳은 각각 현관부와 중정을 두어 외부 시선을 차단하고, 마당은 아예 놀이터와 연계하되, 중치 높이의 나무를 심어 경계를 뚜렷하게 맺었다. 2층 침실 앞에는 선룸 발코니를 레이어 삼아 사생활을 보호하면서 동시에 공원 뷰를 누리는 공간으로 쓰고자 했다.

도로에서 본 주택 진입부. 벽돌을 엇갈리게 쌓아 현관의 직접적인 노출을 피했다. 

POINT

POINT 1 - 오차 없는 기초는 중목구조의 기본   중목구조는 기초 레벨이 5mm 이상 차이가 나면 프리컷 목재와 철물의 결합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터파기할 때부터 타설 중간중간에도 오차 없이 레벨을 맞춰야 한다.

POINT 2 - 내진구조의 철물공법   진도 7 이상을 견디는 내진구조를 위해 일본 프리컷 회사와 국내 구조사무실과 협업해 최종 구조 도면을 작성했다. 단순 조립이 아닌 철물까지 결합한 더욱 견고한 구조다.

POINT 3 - 외부 전동 차양과 벽부형 환기장치   여름철 직사광선으로 인한 냉방 부하를 낮추고 방범에도 효과적인 외부 전동 차양을 달았다. 또한, 덕트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는 벽부형 환기장치를 통해 실내 공기질에도 신경 썼다.

플랜테리어를 시도한 2층 선룸 발코니. 노출 구조보에 와이어를 걸어 행잉 플랜트를 설치하기에도 용이하다. 삼면에 설치한 폴딩도어 덕분에 탁 트인 공원 뷰를 감상하기 좋은 공간이다. 
집 구조 가운데 위치하는 계단은 창문을 만들 수 없어 자칫 답답할 수 있었다. 그러나 회전식 배치와 계단실 벽면 곳곳에 낸 틈 덕분에 어둡지 않고 수직적으로도 공간이 서로 연결된다. 

막힘 없이 서로 연결되는 공간

실내는 건축주의 요청에 따라 공간의 연결에 특히 신경 썼다. 1층은 현관부터 중정, 거실과 주방이 일자로 막힘없이 통한다. 2층은 주요 공간에 문을 2개씩 두어 순환하는 동선을 구현했다. 기둥-보 시스템의 중목구조라 넉넉한 이동 공간은 추후 리모델링 시 실로 편입하기에도 용이하다.

평면뿐만 아니라 단면상으로도 공간은 연결된다. 주방에서 2층으로, 2층 복도에서 다락으로 층고를 틔웠다. 1층 주방에서 아이를 부르면 언제든지 소통할 수 있는 구조다. 거실과 주방을 구분하면서도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중정 역시 집의 안팎을 연결하는 매개 공간이다. 씨실과 날실을 엮듯 수평·수직 공간을 효과적으로 연결한 덕분에 다락까지 합치면 100평 가까이 되는 주택임에도 공간의 낭비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집 안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회유 동선

회유 동선은 순환하는 형태의 동선을 의미하며 이동 거리를 줄여주는 동시에 공간 활용도와 유연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이 집에는 계단실과 기능실을 중심에 두고 1층과 2층에 각각 적용되었다.

1층 : 포치 – 현관 - 복도 – 주방 – 보조주방 – 주차장

런웨이와 같은 시원한 진입 복도 끝 오른쪽에 메인 주방이 있고 안쪽에 보조주방이 딸려 있다. 여기서 밖으로 통하는 문이 주차장과 연결되어 있는데, 이는 포치와도 이어져 전체가 순환한다. 장을 보고 오면 바로 보조주방으로 들어갈 수 있어 편리하다.
외부 출입(좌) / 포치(우) 
현관 진입 복도
보조주방(좌) / 주차장(우)

2층 : 안방(드레스룸) – 세면실 – 세탁실 - 아이방 – 복도

계단실을 중심에 두고 각 방들이 둘러싼 배치로 공용 공간인 위생 시설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세탁실과 안방의 드레스룸은 문을 양쪽에 달아 회유 동선안에서도 작은 순환 동선을 구현한다. 프라이버시 때문에 제외했지만, 아이방 다락과 공용 다락을 연결하면 입체적인 회유 동선도 가능하다.
세면실 
세탁실(좌) / 안방 드레스룸(우)
복도
목욕실

집의 가치를 높이는 내·외장재

집에 사용된 주요 구조재는 레드파인 집성목으로 강도가 세고 표면이 매끈하며 밝은 색상이라 노출해도 미관상 무리가 없다. 외벽과 지붕 벽체에는 OSB 합판이 아닌 E0 등급의 준내수합판을 취부했다. 실내에는 전반적으로 질감이 느껴지는 인테리어 자재들이 적용되었다. 1층 바닥재는 한옥 마루를 연상케 하는 바닥 패턴으로 중후한 느낌의 원목마루를 깔았고, 주방과 2층 세면실 바닥은 물로 쉽게 닦을 수 있는 모던한 스타일의 타일을 적용했다. 태양광 패널, 벽부형 열회수환기장치, 외부 전동 차양, 독일시스템 창호 등 저에너지 주택을 위한 하드웨어도 빠질 수 없는 자랑이다.

과정이 순조로웠던 탓인지 결과도 만족스럽다는 건축주 가족. 익숙한 생활과 변화의 의지를 담은 집이 동네와 어우러져 견고하게 서 있다.

드레스룸, 욕실 등을 방 밖으로 빼면서 간소하게 꾸민 침실 

PLAN

①현관 ②포치 ③창고 ④복도 ⑤세면실 ⑥화장실 ⑦샤워실 ⑧거실 ⑨주방 ⑩보조주방 ⑪팬트리 ⑫방 ⑬드레스룸 ⑭세탁실 ⑮발코니 ⑯다락 ⑰주차장 ⑱마당 ⑲중정 ⑳보일러실 
지붕선이 드러나는 높은 층고의 딸아이의 방 
넓진 않지만, 자기만의 다락이 있는 아들의 방 

INTERIOR SOURCE

내부마감재 ▶ 벽 - LG하우시스 옥수수벽지 / 바닥 - 장림우드 원목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아름드리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한스그로헤, 아메리칸스탠다드, 대림바스
주방 가구·붙박이장 ▶ 키친앤코
식탁·수납장·침대 프레임 ▶ 빈티지우드
조명 ▶ 라이팅구, 비츠, 공간조명
계단재·난간 ▶ 멀바우 집성판재, 평철 난간
현관문 ▶ YKK ap 베나토 현관문(일본)
중문 ▶ 도장마감+투명유리
방문 ▶ TIGRAN(일본)
데크재 ▶ 고흥석 버너구이

남쪽에서 바라본 모습. 현관부와 동일한 방법으로 엇갈려 쌓은 벽돌 너머로 중정에 심은 먼나무 끝이 얼핏 보인다. 

취재 _ 조성일  사진 _ 변종석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19년 6월호 / Vol.244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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