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 디자인 최악? 수원 유신고 측 반응은
[경향신문]
[언더그라운드.넷] 인터넷 밈(meme)은 돌고 돈다. 5월 28일, 한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온 ‘디자인 최악의 교복들’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 코너에서 2015년쯤 이 게시물에 등장하는 중·고교의 입장을 취재한 적이 있다.(<주간경향> 1121호 ‘핑크게이 부산 성도교 교복은 왜 구린 교복으로 선정됐을까’ 기사 참조) 그때나 지금이나 순위는 같다. 1위는 인민군, 바퀴벌레, 할아버지, 똥물 등 딱지가 붙은 부산 동인고 교복이다. 그리고 순위 밖으로 언급되는 교복.
‘쟤네 보고 통일된 줄 알았음’이라는 누리꾼 촌평이 붙어 있는 학생들의 도열 사진. 조회하는 장면으로 보인다. 하복을 입은 수원 유신고 학생들이다. 흰색 ‘칼라’와 카키색(학교 측 설명에 따르면 ‘연한 수박색’)에 가까운 작업복 스타일의 옷이다. 고풍스런 1960~70년대 스타일. 유신고는 1973년 개교했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10월 유신과 묘하게 겹쳐 보인다.
‘유신고 하복’은 2010년께부터 주기적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게시물 댓글엔 졸업생 선후배 온라인 동창회가 열린다. 밖에서 어떻게 생각하든 졸업생들은 ‘교복부심’을 내뿜는 분위기다.
“선생님, 학부모, 동문회에서도 하복을 바꿔주시겠다고 제안했는데 학생들 설문에서 반대가 나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학교 총학생회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2학년 재학생 이준형군(17)의 말이다. 이미 학교 상징 같은 전통이 되었기 때문에 학생들은 교복에 자부심을 느낀다는 것. 인터넷을 찾아보면 여름에 땀이 차면 얼룩이 생긴다든지, 흰색 칼라에 때가 잘 타 빨래를 하는 학부형의 불만이 없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반대 목소리가 거의 사라졌다고 그는 덧붙였다. 지난해부터는 ‘지극히 정상적으로 보이는’ 감청색 생활복도 추가됐다.
“군 출신이 디자인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는데 사실이 아니고요. 기자님은 교복을 입어보셨어요?” 이 학교 엄정한 교감(61)의 말이다. 운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1983년 중학교에 입학한 기자는 중·고교 시절 교복을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세대다. “예전에는 우리 학교 교복과 비슷한 교복이 많았습니다. 그때는 그게 보기도 좋았고 세련되었는데, 그걸 수십 년간 고집하다보니 지금은 튀어 보이는 것 같고요.” 엄 교감은 “얼룩 등 이야기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용으로 만든 동영상에 들어 있는 이야기로 웃으라고 만든 것”이라며 “옷감 재질 등은 지금은 개선됐다”고 덧붙였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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