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샀는데 방에 안 들어가네..한샘에선 '불가능'" 삼성전자도 '반했다'

심언기 기자 2019. 5. 28.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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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래너, 3D 가상화면으로 사전에 확인..불완전판매 원천봉쇄
삼성디지털플라자 협업으로 '윈윈'.."패키지 판매 도움"
평면도(上)에 가구와 인테리어를 배치한 이미지(中) 와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을 추가 배치해 시연한 한샘홈플래너 이미지 화면© 뉴스1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1. 예비 신랑 김씨는 지난달 서재로 쓸 작은방에 놓을 책상을 구매했다. 하지만 머릿속에 그렸던 곳에 막상 배치를 해 보니 사이즈가 맞지 않았다. 방향을 틀어서 배치도 해 봤지만 공간을 너무 많이 차지해 다른 가구를 놓을 수가 없었다. 눈물을 머금고 반품을 신청했고 배송비도 물어야 했다.

#2. 결혼 10년차 박씨는 큰 맘을 먹고 냉장고를 바꾸기로 했다. 마침 홈쇼핑에서 냉장고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어 서둘러 주문했다. 하지만 3일 뒤 제품이 도착했지만 설치가 불가능했다. 기존 냉장고장과 사이즈가 맞지 않아 냉장고를 다운그레이드 하거나 냉장고장 벽면을 뜯어내야만 해서다. 결국 박씨는 다른 냉장고를 선택하기로 하고 반품을 요청했다.

첫 보금자리를 꾸미는 신혼부부나 이사를 계획 중인 이들에게 가구를 고르고 배치하는 작업은 말 그대로 '고생길'이다. 이같은 낭패를 보지 않으려면 줄자로 너비와 폭, 높이를 확인하고 일일이 사려는 제품과 대조해 봐야 한다. 특히 머릿속으로 상상을 해보지만 좀처럼 공간감이 잡히지 않을 때가 많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 제품을 고르더라도 전체 인테리어와 맞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종합 홈인테리어 기업 한샘이 '홈플래너'를 개발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홈플래너는 자신에 고른 제품을 가상의 집에 미리 배치해 보고 그 느낌을 미리 확인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가구·인테리어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와 협업으로 각종 가전까지 구현이 가능하다. 홈플래너로 가구·인테리어부터 가전까지 원스톱 상담으로 이어지는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있어 두 회사 모두가 윈윈하는 구조다.

◇설계 불가능한 제품 구현제어…불완전판매 원천봉쇄

지난 24일 대치동 삼성디지털플라자를 방문해 직접 '한샘 홈플래너'를 체험해 봤다. 기자가 거주 중인 아파트 정보를 입력하자 평형 도면도가 금새 구현됐다. 베란다 확장 같은 변화가 있다면 즉석에서 이를 반영한 도면으로 수정도 가능하다.

빈 도면에 부엌 싱크대와 화장실 욕조·세면대 등을 하나씩 선택해 배치하면 3D 가상이미지로 바로 구현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안방에 붙박이장을 달고 남은 공간에 '킹 사이즈' 침대를 가로로 넣을지 세로로 넣을지 판단도 쉽다.

같은 제품이라도 색상, 재질에 따른 분위기는 천차만별이다. 홈플래너 상에선 싱크, 가구 색을 손쉽게 바꿔가며 집 인테리어의 전체적 조화를 구상하는데 제격이다. 마치 '내집꾸미기' 게임의 실사판이랄까.

특히 홈플래너는 설계가 불가능한 상품은 구현 자체가 안 되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싱크나 장과 사이즈가 맞지 않으면 홈플래너 프로그램에 구현 자체가 안돼 시공 및 영업하자를 원천적으로 방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24평형에 거주 중인 기자가 냉장고를 특대형 사이즈로 선택하자 현관문 사이즈를 고려할 때 설치가 어려울 수 있다는 경고메시지가 뜬다. 사다리차를 이용해 베란다로 들여오는 등 사전체크와 대안마련이 가능하도록 한 똑똑한 기능이다.

냉장고와 건조기를 베란다에 배치하자 또 다시 경고창이 뜬다. 여닫을 때 벽에 막혀 문이 다 열리지 않을 수 있다는 경고 문구다. 가구가전 배치시 단순 사이즈를 넘어 실생활에서 제품 사용과정에서 애로가 생길 수 있는 점을 미리 점검해볼 수 있도록 돕는다.

평수를 넓히거나 좁혀서 입주하는 경우에도 홈플래너는 제품 선택에 큰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TV구매시 소파와 TV와의 실제 거리를 간접적으로 체험해 볼 수 있도록 구현, TV사이즈 선택 및 배치에 참고할 수 있다.

한샘과 삼성디지털플라자는 홈플래너 상담 내역과 구현한 이미지를 고객에게 메시지로 보내주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홈플래너로 가상체험한 내용을 가족 구성원들과 상의할 수 있도록 배려해 고객의 호응과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한샘 홈플래너 시연화면. 냉장고를 배치하자 '설치시 현관문을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습니다.'(위)는 경고메시지가 뜬다. 건조기를 배치하자 '설치시 천정과 충돌 가능성이 있습니다. 작동 중 벽과 충돌 가능성이 있습니다. 설치시 간섭 가능성이 있습니다.'(아래)는 경고메시지가 뜬다.© 뉴스1

◇가구·인테리어·가전 3D 가상구현…평면도만 있으면 가능

한샘은 1989년 국내 가구업계 최초로 대리점에 컴퓨터를 활용한 CAD 시스템을 도입했다. 2000년에는 부엌을 3D 입체화면으로 확인할 수 있는 '3분 CAD' 설계 시스템 체제를 확립하는 등 가구·인테리어 업계에서 디지털 기술을 선제적으로 활용하며 시장을 선도해왔다.

혁신을 거듭해 지난 2016년 9월 첫 선을 보인 홈플래너는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가구 배치와 인테리어를 머릿속 상상만으로 선택해야 했던 전통적 구매 패턴의 터닝포인트가 됐다. 다양한 가구, 디자인, 색상을 가상 구현을 통해 '눈'으로 보고 고를 수 있게된 것이다.

한샘은 전국 아파트 4만6000여개의 평면도를 등록해 홈플래너에 활용하고 있다. 아파트 평면도는 이 시각에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중이다. 아파트가 아닌 빌라, 주택도 평면도만 있으면 홈플래너 시현이 가능하다. 평면도 파일을 USB 등에 담아오거나 인터넷 평면도 검색이 되면 구현이 가능하다.

한샘은 대단지 납품시에는 홈플래너를 활용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PT를 진행하기도 한다. 아파트 입주고객을 타깃으로 전체 공간을 홈플래너를 활용한 3D로 구현해 고객의 호응이 좋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입주 과정에서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삼성디지털플라자 매장 내 홈플래너는 영업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한다. 상담을 받은 고객으로부터 실제 계약까지 이끌어낸 사례가 적지 않았다고 관계자는 귀뜸했다.

한샘 홈플래너는 플래그숍에서 시작해 온라인 쇼핑몰인 한샘몰까지 운용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삼성 디지털플라자와 협업으로 온·오프라인에서 양측은 시너지 효과를 거두며 윈윈하고 있다는 평가다. 3D 구현을 넘어 VR(증강현실)로 체험하는 기술도 이미 상용화 단계에 이르렀다.

한샘 측은 "단품을 구매하러 온 고객에게 홈플래너를 활용해 집 전체 공간을 제안하면 패키지 구매로 이어질 수 있다"며 "설계 불가능한 제품은 구현하지 않도록 프로그램해 상담실수로 인한 영업하자를 사전에 방지하고, 고객 클레임 및 반품비용이 축소되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홈플래너 시연화면. TV 사이즈 및 소파와의 거리, 식탁 등의 배치와 관련한 거리감을 간접 체험할 수 있도록 3D 화면으로 구현해 보여준다.© 뉴스1

eon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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