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틀을 박차고 나오다-새로운 도전과, 꿈을 이야기하는 '여성들'

이승연 2019. 5. 22.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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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잃지 않고, 무엇이든 도전을 하고, 스스로를 한계에 가두지 않는 사람들. 그리고 우린 그들을 통해 많은 위로를 얻고, 응원을 받는다. 최근 자신의 장르와 무대에서 한계를 깨고 우뚝 선 ‘여성들’이 눈에 띄고 있다. 이들의 가장 큰 특징이자 매력은 바로 나이, 외모, 성별, 직업 등 이분법적인 사고를 벗어나 단단한 틀을 깨고, 당당하게 자신의 자리에서 이루고자 하는 바를 꾸준히 보여준다는 점일 것이다.

▶스텔라 아르투아×배우 김서형, 가수 김윤아, 개그우먼 송은이

▷“꿈은 단절되지 않는다”

벨기에 맥주 브랜드 ‘스텔라 아르투아’가 자신이 처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꿈을 향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여성들을 응원하기 위해 새로운 캠페인 ‘비컴 언 아이콘(Become an icon)’을 진행한다. 이번 캠페인의 경우 각 분야에서 자신의 길을 개척한 스타이자, 자신만의 매력을 발산하는 배우 김서형, 가수 김윤아, 개그우먼 송은이가 모델로 활약해 큰 화제를 낳기도 했다. 지난 15일 공개된 TV 광고 ‘꿈은 단절되지 않는다’ 편은 영상의 감각적인 전환과, 잔잔한 울림이 있는 배경음악으로 마치 한 편의 짧은 뮤직 비디오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영상 속에선 배우 김서형을 중심으로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해 가는 그녀의 모습을 통해, 자신이 가진 꿈을 향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여성들을 대변하고 그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며 응원의 의미를 더했다. 특히 이번 광고에선 남성미가 짙은 한국 포크록의 전설 강산에의 ‘넌 할 수 있어’ 노래를 김서형, 김윤아, 송은이의 목소리로 재해석해 광고 음악으로 사용했다. “너라면 할 수 있을 거야, 할 수가 있어. 그게 바로 너야”라는 가사가 세 모델의 화음을 통해 들려지는 순간 보는 이들에게 따뜻한 힘을 주기도 한다. 이번 광고의 경우 감성을 자극하는 독특한 소품과 색감 활용으로 주목받는 영국 출신의 여성 감독 ‘레인 앨런 밀러(Rain Allen Miller)’가 영상 촬영 작업에 참여했다. 스텔라 아르투아 브랜드 매니저는 “세련된 영상미와 세 여성 모델의 당당한 매력이 어우러지면서 한 편의 영화 같은 광고가 탄생했다”며 “각 분야에서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스타가 된 세 여성 아이콘들과 함께 스텔라 아르투아의 희망적이고 진취적인 메시지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리아나 그란데처럼 셀럽이 되고 싶어”

▷방송경력 도합 약 70년 걸그룹 ‘셀럽파이브’

숨쉬는 포인트가 없어 웬만한 아이돌 그룹도 따라 하기 힘들다는 칼군무와, 강렬한 비주얼, No 마이크, No 슈즈로 승부하는 ‘셀럽파이브’는 4명의 여성 코미디언(김신영, 송은이, 신봉선, 안영미)으로 구성된 걸그룹이다. 콘텐츠랩 비보 채널 프로그램 ‘판벌려’를 통해 결성된 그녀들은 지난 2018년 정식 데뷔, ‘쇼챔피언’ ‘쇼!음악중심’ ‘전국노래자랑’ ‘유희열의 스케치북’ 등 각종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본격적으로 ‘걸그룹’으로서 활동을 알렸다.

그렇게 차근차근 자신들의 영역을 확장하던 셀럽파이브가 그들의 데뷔곡 ‘셀럽이 되고 싶어’ 속 “아리아나 그란데처럼 셀럽이 되고 싶어”라는 가사처럼 세계적인 셀럽으로 우뚝 설 기회를 붙잡았다. 바로 지난 4월 중순, 호주에서 열린 ‘2019 멜버른 국제 코미디 페스티벌(Melbourne International Comedy Festival)’ 무대에 선 것. 올해 33회째인 이 행사는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캐나다 ‘몬트리올 저스트 포 래프’와 함께 세계 3대 코미디 페스티벌로 불린다. 셀럽파이브는 4월17일, 19일 양일간 무대에 섰다. 17일에는 멜버른 시청 메인홀에서 열린 ‘업프론트’(여성 코미디언이 하는 스탠드업 코미디와 음악 공연)의 마무리 공연과, 19일 페더레이션 광장 메인 무대에서 열린 야외 공연 ‘베리 빅 래프 아웃’과 맥스 왓츠에서 열리는 클럽 공연 ‘페스티벌 클럽’에 등장해 ‘셔터’ ‘셀럽이 되고 싶어’ 무대를 선보였다. 셀럽파이브의 이번 참석은 지난해 ‘2018 부산 국제 코미디 페스티벌’ 개막식에서 이들의 공연을 눈여겨본 멜버른 국제 코미디 페스티벌 부집행위원장 브리짓 벤틱의 초청으로 인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코미디언팀이 초청된 건 개그팀 ‘옹알스’와 드로잉 서커스팀 ‘크로키키 브라더스’ 이후 세 번째로, 이번 그들의 도전은 김신영의 말처럼 셀럽파이브의 꿈의 무대인 ‘엘렌 드제너러스 쇼’로 가기 위한 첫 발로써 성공적으로 내디뎠다.

▶미세먼지보다 치명적인 그녀가 온다

▷박나래 스탠드업 코미디 ‘농염주의보’

‘예능 대세’, ‘변신의 귀재’, ‘콩트의 신’, ‘미녀 개그우먼’…. 이 모든 수식어가 붙는 사람을 꼽으라면 바로 박나래가 아닐까. ‘나 혼자 산다’ ‘구해줘! 홈즈’ ‘놀라운 토요일’ ‘미쓰코리아’ ‘코미디 빅리그’ ‘비디오스타’ 등 방송가를 종횡무진하며 대한민국 예능계 여풍의 중심에 선 박나래가 새로운 행보에 나섰다. 국내 여성 코미디언 최초로 인터넷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브랜드 넷플릭스와 함께 스탠드업 코미디에 도전한 것. 박나래는 지난 5월17~18일 양일간 스탠드업 코미디쇼 ‘박나래의 농염주의보’(이하 ‘농염주의보’)를 개최하고 관객을 만났다. ‘농염주의보’는 그동안 어디에도 공개되지 않았던 박나래의 연애 노하우를 대방출한 스탠드업 코미디 스페셜로, 이번 공연을 통해 솔직, 섹시, 유머러스한 그녀만의 스타일을 바탕으로 연애, 사랑에 대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풀어냈다.

박나래는 타고난 예능감은 물론, 매주 반복하는 코미디 무대를 통해서 개그감과 관객과의 호흡을, 각종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선 트렌드를 읽는 속도와, MC로서 진행 실력까지 길러왔다. 이처럼 각종 도전을 통해 다져온 박나래이기에, 이번 공연 제작 소식이 알려지자 혼자 웃음을 만들어내는 ‘원맨쇼’ 무대에서 그녀가 어떤 진가를 발휘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지가 관심사였다. 또 케빈 하트, 엘런 디제너러스, 에이미 슈머 등 해외 최정상급 코미디언들의 스탠드업 코미디를 선보여온 넷플릭스에서 유병재의 ‘B의 농담’에 이어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우뚝 설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활동 외에도 박나래는 가수 엠버, 청하, 프로 골퍼 박성현 등과 함께 나이키의 2019 우먼스 저스트 두 잇(2019 Women’s Just Do It)’ 캠페인 모델로 활동한 데 이어, 5월 초 『포브스 코리아』가 선정하는 2019 파워 셀러브리티 40인 중 방송인 분야에 이름을 올렸다. 사진은 2019 우먼스 저스트 두잇 ‘너의 위대함을 믿어’ 캠페인 영상 속 이미지 캡쳐(사진=나이키 제공)

▶여자목수 9인이 모였다

▷‘최소의 의자전’

신촌살롱에서 진행한 토크 프로그램 ‘나는 20년차 여자목수 입니다’
매거진 『우드플래닛』과 대안공간 ‘신촌살롱’이 함께 흥미로운 전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전시 ‘최소의 의자’전(4월5일~6월15일)은 단행본 『여자목수』 출간을 앞두고 인터뷰에 참여한 10인의 여자목수 중 9인(김규, 함혜주, 김수희, 김제은, 장현주, 신민정, 이미혜, 김보람, 유진경)의 작품을 선보였다. 이번 전시는 ‘출판 기념 에피타이저’라는 이름을 달았지만, 수제 가구 시장에서 목수라는 직업을 가진 9명의 여성 창작자들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자리다. 창작자들은 ‘최소의 의자’를 주제로 제각각의 생각과 개성, 고민 등을 담아 의자를 만들었다. 그렇기에 전시 작품은 스크린 벽 앞 놓여진 의자 몇 개가 전부다. 규모 면에서는 여타 전시들보다 작을 지 몰라도, 크게 주목받은 적 없는 ‘여자 목수’에 대해 궁금증과, 새로운 시선을 갖게 한다는 점에서 전시가 갖는 의미 또 목수 9명의 스토리는 크다. 이들은 ‘목수’라는 교집합으로 모였고, 가구 제작을 하고 있지만 동시에 목수, 전직 건축사, 패션 디자이너, 무용가 등 자신의 일을 갖고 있기도 하다. 자신의 일을 즐기는 동시에, 끊임없이 새로운 창작물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그들에게 목수란 직업은 또 하나의 유쾌한 일면일 것이다. ‘최소의 의자’전은 이번 전시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며 6월15일까지 연장되었다. 아직 전시를 보지 못했다면 신촌살롱으로 향해보자.

▶‘캡틴마블’ ‘미성년’ ‘걸캅스’

▷2019년 여성 서사 영화

2018년에 이어 2019년 영화계에도 여성 서사 영화들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여성 배우가 원톱이나 주연으로 등장하는 영화나, 여성 감독이 제작한 영화들 가운데 완성도 높은 영화는 ‘여성 서사’ ‘여성 주연’이라는 타이틀이 아닌 ‘웰메이드’로 기억되고, 이는 기존에 한정된 여성 캐릭터를 더욱 넓게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미쓰백’과 ‘허스토리’의 경우 각각의 주연 배우들은 아동 폭력이란 가혹한 현실에 높인 아이를 구하기 위해 세상에 맞서는 캐릭터와, 1992~1998년 일본을 발칵 뒤집은 관부 재판 실화를 배경으로 잊혀져선 안될 과거를 마주하고자 노력하는 인물들을 연기하며 호평을 받았다. 두 영화 모두 흥행에 성공하진 못했지만, 입소문이 퍼지자 릴레이 단관 상영을 이어가기도 했고, 몇몇 배우들은 국내 영화제의 수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되거나, 수상의 영광을 이루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 역시 다양한 역할의 여성들을 조명하는 영화들이 개봉해 눈길을 끌었다.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는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특유의 시선으로 바라본 히스테릭한 영국의 여왕 앤과 여왕의 오랜 친구이자 권력의 실세와, 신분 상승을 노리는 몰락한 귀족 가문 출신의 욕망 하녀 세 사람의 구조를 중심으로 흥미진진하게 흘러간다. 영화는 권력과 욕망, 그 정점에 선 앤의 마음을 얻기 위한 두 여자의 치열한 사투 과정을 담은 스토리, 그리고 이를 담은 미장센 역시 높은 완성도를 선보이며 호평을 받았다. 그밖에도 1919년 3.1 만세운동 이후 서대문 감혹 8호실 여성들의 1년의 이야기를 다룬 ‘항거’나, 남성 중심이었던 히어로물에서 여성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캡틴 마블’, 하나의 사건에 휘말린 두 가족의 이야기 속에서 5인5색 캐릭터의 심경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하며, 특히 여성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은 ‘미성년’, 여성 투 톱 형사물이란 새로운 장르로 강도 높은 액션 연기와 통쾌한 오락적 재미를 선보인 ‘걸캅스’까지 2019년에도 다양한 캐릭터를 갖춘 영화들이 꾸준히 공개되었다.

▷More Inside | ‘8인의 여성 배우들이 영화 속 남성 캐릭터를 연기하다’

하나의 영상이 있다. 그 속에서 대한민국의 내로라 하는 ‘여배우’들이 저마다의 개성으로 ‘대사’들을 내뱉는다. “있잖아, 사람은 말이야. 상상력이 있어서 비겁해지는 거야. 그러니까 상상을 하지 말아봐. X나 용감해질 수 있어.”(-‘올드보이’) “일단 소주를 한 병 사. 그리고 걔네 집 앞으로 가. 병나발 절대로 불지 말고 조금만 마셔. 입에다 꼬르르 퉤! 뿌려. 옷, 머리… 냄새 빡! 이게 중요하거든! 전화해. ‘집 앞이야, 나와’ 딱 끊어! 쫄아~.’(-‘건축학개론’)

지난 3월 마리끌레르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 영상 ‘8인의 여성 배우들이 영화 속 남성 캐릭터를 연기하다’에서는, 문소리부터 이정은, 김여진, 장영남, 고성희, 이민지, 김다미, 김향기까지 8명의 배우가 젠더로부터 자유롭게 영화 속 남성 캐릭터의 대사를 연기하는 모습에 카메라의 초점을 맞춘다. 영상은 지금껏 우리도 모르게 남성이 연기하는 영화 속 인물에 얼마나 익숙해져 있었는지를 일깨워준다. 텍스트에는 성별의 구분이 없다. 또한 이토록 뜨거운 열정을 가진 배우들이 더 많은 작품에서 더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도록 응원케 한다. 해당 영상은 각종 SNS를 통해 입소문이 나며 빠른 파급력을 보였고, 이를 증명하듯 영상 하단 댓글에 누리꾼들은 ‘이제 여성 배우에게 엄마 역은 그만 줘라.(r**)’ ‘지금 이런 대배우님들을 데리고 느와르 하나 안 찍는 게 말이나 되는지.(남**)’ ‘여성 배우들이 더 다양한 모습을 연기할 수 있도록 선택지를 넓혔으면 좋겠다.(Ca***)’ 등을 남기며 많은 배우들이 젠더로서의 역할이 아닌, 보다 더 다양한 장르, 캐릭터로서 만나볼 수 있기를 응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사진=마리끌레르 코리아 공식 유튜브 이미지 캡쳐)

[글 이승연 기자 사진 포토파크, 오비맥주, 스텔라 아르투아, 콘탭츠랩 비보, 넷플릭스, 컴퍼니상상, 제이디비 Ent, 신촌살롱 페이스북, 각 영화 포스터 및 스틸컷, 마리끌레르 공식 유튜브 채널]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80호 (19.05.28)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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