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찜통 알루미늄 경비실.."여름이 두려워"

서종민 기자 2019. 5. 1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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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중순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기록하면서 한여름을 앞두고 냉방기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알루미늄 부스에서 일하는 아파트 경비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또다른 아파트 단지에서 일하는 고모(65) 씨의 경비실 부스에는 에어컨이 설치돼 있었다.

"지난해 여름에는 죽다 살았다"는 고 씨는 지난해까지 에어컨도 없는 아파트 경비실에서 일하다 올해 초 이곳으로 일자리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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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원 이모(64) 씨가 지난 14일 서울 송파구 한 아파트에서 자신이 근무하는 알루미늄 부스 경비실을 바라보고 있다.

이른 더위에 내부온도 30도

서울 150가구이상 아파트중

36% 에어컨 설치 아직 안돼

5월 중순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기록하면서 한여름을 앞두고 냉방기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알루미늄 부스에서 일하는 아파트 경비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들은 부스 내부보다 차라리 나무 그늘을 찾아 더위를 식히고 있는 실정이었다.

16일 서울 송파구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 정모(65) 씨는 알루미늄 부스에 놓인 온도계를 바라보고 있었다. 당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30도를 기록했으며 이날 정 씨가 앉아 있던 부스 내부 온도계는 31.2도를 가리켰다. 또 이날은 경북 의성 31.5도, 경남 합천 31.4도 등 전국 주요지역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는 등 올 들어 가장 더운 날이었다. 24시간 격일제로 근무하는 정 씨는 “지난해 한여름에는 그나마 서늘한 지하주차장에서 밥을 먹었다”며 “경비실 안에 있을 수가 없을 만큼 더울 때는 나무 그늘에 서서 근무했다”고 돌이켰다. 그가 일하는 2평 남짓의 경비실은 한여름 내부 온도가 45도를 넘지만, 에어컨이 없었다.

12년차 경비원 이모(64) 씨가 있는 경비실은 한여름이면 말 그대로 ‘찜통’이 되기 십상이었다. 그의 경비실은 50대 이상의 차량을 세워둘 수 있는 아스팔트 주차장 한가운데 설치된 알루미늄 부스였다. 에어컨은커녕 겨울철 난방도 연탄으로 하는 낡은 경비실이 초여름 직사광선을 그대로 받고 있었다. 이 씨는 “한여름 땡볕이 내리쬘 때 이 안에서 일할 생각을 하면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고 한숨을 쉬었다.

또다른 아파트 단지에서 일하는 고모(65) 씨의 경비실 부스에는 에어컨이 설치돼 있었다. 이 아파트는 주민 합의로 10개 알루미늄 부스마다 소형 에어컨을 설치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여름에는 죽다 살았다”는 고 씨는 지난해까지 에어컨도 없는 아파트 경비실에서 일하다 올해 초 이곳으로 일자리를 옮겼다. 최악의 맹서가 이어졌던 지난 여름을 회상하던 고 씨는 “틈틈이 몸에 찬물을 끼얹어가며 일했지만 어림없었다”며 “하도 더워 벌레도 드물었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150가구 이상 살고 있는 아파트단지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임대주택단지 등 2187개 단지를 조사한 결과 1369개 단지(64%) 경비실에 냉난방기가 설치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비실에 냉난방기가 없는 108개 단지에 이유를 들은 결과 ‘주민 및 동 대표 반대’가 54%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글·사진 = 서종민 기자 rashom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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