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상담 <무엇이든 물어보살> [톡톡TV]

2019. 5. 15.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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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채널 KBS JOY의 〈무엇이든 물어보살〉은 MBC 〈무릎팍도사〉와 JTBC 〈아는 형님〉을 잇는 여운혁표 예능 프로그램의 유쾌한 변주다. 기괴하지만 웃음이 절로 나오는 분장의 465살 ‘선녀보살’ 서장훈과 바가지 가발을 쓴 2살 ‘아기동자’ 이수근의 외양은 〈무릎팍도사〉 강호동을 연상케 한다. 서장훈과 이수근이 점괘(?)를 놓고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자연스럽게 〈아는 형님〉에서 서로를 ‘디스’하는 장면을 떠오르게 한다. 방송에서 이들이 모시는 신도 강호동과 흡사한 외모의 ‘포동신’이다.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실제 〈무엇이든 물어보살〉은 〈아는 형님〉 대기실에서 탄생했다고 한다. 여느 때처럼 두 사람이 수다 떠는 모습을 지켜본 여운혁 미스틱 스토리 영상사업부문 사장의 제안에 서장훈이 “일반인이 참여했으면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무엇이든 물어보살〉의 토대가 마련됐다.

단순히 분장과 두 사람의 만담만으로 프로그램을 꾸려간다면 〈무엇이든 물어보살〉은 〈무릎팍도사〉와 〈아는 형님〉의 답습에 그쳤을지 모른다. 하지만 서울 강남역 한복판 ‘보살캐슬’로 자리를 옮긴 〈무엇이든 물어보살〉은 많은 시민들을 대면한다. 사주팔자나 타로점을 보러 온 시민들은 이곳에서 자칭 선녀보살과 아기동자의 ‘아무말 대잔치’에 함박웃음을 짓는다. 38일간 세 번 만난 여자친구를 잊지 못하겠다는 고등학생, 애플리케이션으로 만난 남자친구가 멀어져 고민이라는 20대 여성, 대기업을 퇴사하고 작은 사업체를 꾸려가겠다는 당찬 젊은이와 선수생활을 마치고 스포테이너로 제2의 삶을 살고 싶다는 봉중근 야구해설위원까지, 보살캐슬에서는 다양한 이들의 각양각색 고민거리가 펼쳐진다.

〈무릎팍도사〉에서 강호동이 출연자의 인생 이야기를 끌어내는 데 주력했다면 〈무엇이든 물어보살〉은 상담자의 고민거리와 서장훈과 이수근의 해결책이 반반 균형을 이룬다. 서장훈은 보살캐슬을 찾는 청춘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전하는 인생 선배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그는 “남자친구가 멀어진 것 같다”는 상담자에게 “그 남자는 너와 연애한 적이 없다”고 냉정하게 말하며 “그 시간에 자기계발에 힘쓰라”고 충고한다. 이수근의 매력은 공감과 듣는 힘이다. 방송의 재미를 위해 깐족대면서도 상담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위로를 아끼지 않는다.

〈무엇이든 물어보살〉의 시청률은 0.4%(닐슨코리아)에 머물러 있다. 요즘 케이블 채널 예능 프로그램도 10%를 훌쩍 넘기지만 〈무엇이든 물어보살〉은 입소문과 유튜브 짤방을 타고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는 분위기다. 특히 케이블 채널 방송으로는 이례적으로 KBS 2TV에 재방송이 편성돼 화제를 모았다. 과거 MBC가 파업 기간 자회사 MBC 에브리원의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를 편성한 적은 있지만 보수적인 KBS가 자회사 예능 프로그램의 재방송을 편성하는 것은 유례가 없는 사건이다. 〈무엇이든 물어보살〉의 선녀보살과 아기동자가 침체된 KBS 예능을 구해낼 수 있을까. 적어도 KBS에서 멀어진 젊은이들의 마음만은 돌릴 수 있을 것 같다.

조은별 브릿지경제 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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