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의 기생충, 황금종려상 품나
경쟁부문 초청작 총 21편 영화 중
유럽출신 감독 11편으로 강세지만
봉준호 다섯번째 출품 인지도 높고
심사위원장 혁신적 장르영화 선호
영화계 "본상 수상 충분히 가능"
미투 열풍에 女 감독 약진도 주목
14~25일 열리는 올해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을 받은 작품은 총 21개다. 이 가운데 프랑스·스페인·벨기에 등 유럽 출신 감독이 만든 영화는 무려 11편이다. 아시아 감독이 연출한 작품은 봉준호의 ‘기생충’ 외에 중국 출신의 디아오 이난 감독이 연출한 ‘더 와일드 구스 레이크’뿐이다.
당대 영화미학의 최전선에 서 있는 작품들이 모이는 영화제답게 올해도 라인업이 쟁쟁하다. ‘쏘리 위 미스드 유’의 켄 로치, ‘아메드’의 장 피에르·뤼크 다르덴 형제, ‘어 히든 라이프’의 태런스 맬릭은 모두 칸영화제 대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이력이 있는 거장들이다. ‘더 데드 돈 다이’를 들고 칸을 찾는 짐 자무시는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단편영화상·심사위원대상을 휩쓴 미국 독립영화계의 대부이며 신작 ‘페인 앤 글로리’를 공개하는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역시 ‘그녀에게’ ‘나쁜 교육’ 등으로 입지를 다진 세계적인 감독이다.
한국영화가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상을 받은 것은 지난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시’(각본상)가 마지막이었다. 2016년 ‘아가씨’가 벌칸상을, 2018년 ‘버닝’이 국제비평가연맹상과 벌칸상을 받았으나 모두 본상은 아니었다. ‘기생충’이 이번에 본상을 받으면 9년 만에 칸영화제 본상 시상대에 오른 한국영화로 기록되는 셈이다.
영화계에서는 ‘기생충’의 본상 수상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전망이 흘러나온다. 벌써 이번이 봉 감독의 다섯 번째 출품인 데다 올해 심사위원장을 맡은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이 순수 예술영화보다는 장르영화의 자장 안에서 혁신을 모색하는 연출자라는 측면에서 봉준호와 유사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멕시코 출신의 이냐리투는 ‘21그램’, ‘바벨’, ‘버드맨’ 등을 만든 감독이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2004년 칸영화제 심사위원장을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올드보이’에 열광해 강력한 지지를 표한 것이 결국 심사위원 대상 수상으로 이어진 것처럼 이냐리투 감독도 그의 작품 세계를 고려할 때 ‘기생충’에 호의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국영화는 ‘기생충’ 외에 이원태 감독의 ‘악인전’과 연제광 감독의 ‘령희’가 각각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과 학생 경쟁부문인 시네파운데이션에 초청받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원한 정다희 감독의 단편 애니메이션 ‘움직임의 사전’은 감독주간에 이름을 올렸다.
‘미투(Me too)’ 열풍을 계기로 세계 전반에 여성의 목소리가 확산하는 가운데 칸영화제에서 이런 분위기가 감지되는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올해 경쟁 부문 초청작 가운데 여성 감독이 만든 영화는 마티 디옵의 ‘아틀란티크’, 예시카 하우스너의 ‘리틀 조’, 셀린 시아마의 ‘포트레이트 오브 어 레이디 온 파이어’, 쥐스틴 트리에의 ‘시빌’ 등 총 4편이다. 이와 함께 4개 대륙 출신의 8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은 남성 4명, 여성 4명으로 남녀 비율을 맞췄다. 남동철 부산국제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는 “초청작을 선정할 때 남녀 균형을 기계적으로 맞추긴 힘들지만 적어도 심사위원단을 구성하는 경우에는 의지를 갖고 성 비율을 맞출 수 있다”며 “칸영화제가 이번 심사위원단 구성을 통해 여성의 목소리를 충분히 대변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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