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꿈' 지금 청약통장 가입해도 '1순위'

이성희 기자 2019. 5. 12.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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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수도권 5곳 청약 전략

‘3기 신도시’ 지정이 마무리됐다. 지난해 말 경기 남양주 왕숙·하남 교산, 인천 계양을 선정한 데 이어 경기 고양 창릉과 부천 대장도 신도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밝혔던 ‘수도권 30만가구 공급계획’의 마지막 퍼즐을 맞춘 것이다.

총 공급 주택 수 17만1000가구 2022년부터 분양…자격 확보 가능 자금조달 계획 등 살펴 노려볼 만

이들 5개 신도시를 모두 합친 면적은 총 3274만㎡로, 공급 주택 수는 17만1000가구에 이른다. 1988년 노태우 정부에서 추진한 1기 신도시(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나 2003년 참여정부가 추진한 2기 신도시(판교·동탄·김포 한강·파주 운정·광교·양주 옥정·위례·고덕·인천 검단)보다 사업 면적이나 주택 공급 수는 적다. 그러나 3기 신도시가 서울에서 가장 가깝다는 점에서 시장은 기대와 우려를 함께 나타내고 있다. 서울 도심에서 반경 20㎞ 이내에 지어진 1기 신도시나 반경 30㎞ 이상 떨어진 2기 신도시와 달리 3기 신도시는 사실상 서울 경계선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3기 신도시 입지를 이렇게 정한 데는 서울 주택 수요를 분산하기 위해서였다. 지난 7일 발표한 ‘제3차 신규택지 추진계획’에서도 ‘서울 도심까지 30분 내 출퇴근 가능 도시’를 3기 신도시의 선결조건이자 지향점으로 수차례 강조했다.

서울 접근성 좋고 분양가 낮은 편 교통망 구축 등 현실화는 확인을

3기 신도시를 서울을 중심으로 고르게 배열한 것도 같은 이유로 보인다. 앞서 발표한 3기 신도시들이 서울의 동쪽에 몰려 있었다면 고양 창릉과 부천 대장은 서쪽에 위치해 있다. 신도시로 분류되다 이번에 택지 면적이 330만㎡가 안된다는 이유로 신도시 타이틀을 붙이지 않기로 한 과천까지 합치면 신도시를 ‘동서남북’으로 안배했다.

분양은 2022년부터 순차적으로 이뤄진다. 전문가들은 3기 신도시가 서울 접근성이 뛰어난 데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공공택지로 개발되는 만큼 좋은 내집 마련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3기 신도시 중 관심 지역이 있는데 청약통장이 없다면 지금 가입해도 분양 시점에 1순위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자금조달 계획 등도 차근차근 준비하라”며 “다만 인근에 이미 개발된 기존 택지가 있는 등 공급물량 부담이 있는 곳들이 있기 때문에 각각의 장단점을 비교해 우위에 있는 곳을 선택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3기 신도시 중에서도 수요가 몰리는 곳이 있고 그렇지 못한 곳이 있을 것이다. 정부는 베드타운으로 전락한 2기 신도시와 달리 신속하게 광역교통망을 구축하고 판교테크노밸리와 같은 자족용지를 조성하겠다고 하지만, 현실화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는 점 또한 유의해야 한다.

■ 남양주 왕숙(1134만㎡)

이번 3기 신도시에서 가장 큰 규모는 남양주시 왕숙지구다. 진접·진건읍과 양정동 일대에 1·2지구로 나눠 개발되는데 총 6만6000가구가 공급된다.

왕숙1지구는 경제중심도시로 만들어진다. 자족용지는 140만㎡로 도시첨단산단과 기업지원허브 등이 들어선다. 기업 유치를 위해 취득세 50%와 재산세 35%를 감면해주는 세제 혜택도 내놨다. 왕숙2지구는 청년 예술촌과 카페거리 등 문화예술마을로 조성할 방침이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신설과 별내선 연장, 경의중앙선역 신설 등이 예정돼 있다. 이렇게 되면 서울역까지 1시간30분 이상 걸리던 출퇴근 시간이 20분 이내로 줄어든다. 그러나 인근에 다산신도시와 별내지구가 있어 공급과잉이 우려된다. 주민 반발도 거센 상황이다.

■ 고양 창릉(813만㎡)

고양시 창릉·용두·화전동 일원에 만들어지는 창릉지구는 3기 신도시 중 가장 서울 접근성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급 주택 수는 3만8000가구에 이른다. 인근에 원흥·지축·삼송·향동·덕은지구와 서울 은평뉴타운 등에 둘러싸여 있어 이들 지역과 연계 개발이 이뤄질 수도 있다.

자족용지도 판교테크노밸리의 2.7배인 135만㎡ 규모로 조성되는데, 3기 신도시 중 가장 크다. 330만㎡ 규모의 공원 및 녹지와 창릉천을 활용한 호수공원도 조성된다. 지하철 고양선(새절역~고양시청 14.5㎞) 신설도 창릉지구 입주 시기에 맞춰 진행되고 있다. 전액 광역교통부담금으로 추진하는 사업으로 재정이 투입되지 않기 때문에 예비타당성 조사 없이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는 게 국토교통부 입장이다. 다만 일산, 파주 운정 등 1·2기 신도시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어 사업 진행에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 하남 교산(649만㎡)

하남시 천현·교산·춘군·상사창·하사창동 일원에 조성되는 교산지구에는 3만2000가구가 들어선다. 북쪽으로는 하남 미사지구가, 서쪽으로는 감일지구가 있으며 위례신도시와도 가깝다. 자칫 공급과잉을 우려할 수 있으나 서울 동남권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게 장점으로 꼽히기도 한다.

자족용지는 지구 북측에 92만㎡ 규모로 배치하는데 기업지원허브와 청년창업주택 등을 공급한다. 남한산성 등과 가까워 한옥마을, 백제문화박물관, 역사문화공원 등도 조성된다. 교통대책은 서울 지하철 3호선 연장과 하남나들목(IC)~상사창나들목(IC) 도로 신설 등이 예정돼 있다.

■ 부천 대장(343만㎡)

부천시 대장·오정·원종동 일원에 들어설 대장지구에는 2만가구가 공급된다. 북쪽으로 김포공항이 있고, 서쪽에 계양지구가 붙어 있다. 남쪽에 있는 봉오대로를 이용하면 서울 마곡지구까지 차로 10분이면 갈 수 있다. 김포 한강 신도시보다 여의도 접근성이 좋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자족용지는 68만㎡ 규모로 조성된다. 부천시는 지능형 로봇과 첨단소재, 항공·드론 등 신산업을 집중 유치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인근에 계양테크노밸리가 있어 마곡지구까지 서부권 기업벨트를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공항과 인접해 항공기 소음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 인천 계양(335만㎡)

인천시 계양구 귤현·동양·박촌·병방·상야동 일원에 조성되는 계양지구는 계양테크노밸리를 중심으로 개발된다. 90만㎡ 규모를 자족용지로 확보해 스타트업 캠퍼스와 창업지원주택 등을 통해 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지구 남쪽으로 서운1·2산업단지와 연계돼 있으며, 서울 마곡산업단지와도 가깝다. 교통여건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S-BRT(인천지하철 1호선 박촌역~김포공항역), 청라~가양 간 BRT 등이 예정돼 있다.

공급 주택 수는 1만7000가구로, 정부는 서울 서남권 주택 수요가 이쪽으로 분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주변에 2기 신도시인 인천 검단이 있는 데다 부천 대장도 붙어 있어 공급물량이 많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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