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강이준 "사구 후 인사? 야구인이라 당연한 것" [베이스볼톡]

장강훈 2019. 5. 8.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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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에 맞으셨으니까, 당연히 기다려야죠."

KIA 강이준(21)이 살떨리는 프로 데뷔전을 선발로 치르면서 우여곡절을 겪었다.

지난 7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등판한 강이준은 2사 3루 위기에서 김재환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기도 했고 김재호에게 사구를 내준 뒤 한참을 기다렸다 고개를 숙여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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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강이준.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손가락에 맞으셨으니까, 당연히 기다려야죠.”

KIA 강이준(21)이 살떨리는 프로 데뷔전을 선발로 치르면서 우여곡절을 겪었다. 지난 7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등판한 강이준은 2사 3루 위기에서 김재환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기도 했고 김재호에게 사구를 내준 뒤 한참을 기다렸다 고개를 숙여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8일 경기를 앞두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강이준은 “학창시절부터 자주 찾았던 잠실구장 마운드에서 1군 데뷔전을 치러 너무 좋았다. (투구)결과는 안좋았지만 1회말 마운드에 올라가는 순간에는 머릿속으로 상상만하던 장면이 현실이 된 것 같아 긴장감과 전율이 함께 찾아왔다”며 수줍게 웃었다. 고졸(인창고) 3년차에 1군 데뷔전을 치러 3.1이닝 3안타 2실점했다. 경기 얘기를 하자 이내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결과가 너무 안좋았다. 긴장해서인지 볼이 평소보다 안좋았고 강하게 채는 느낌도 없었다. 3, 4회쯤 제대로 던지기 시작했는데 일찍 마운드를 내려왔다”며 풀죽은 표정을 지었다.
KIA 강이준.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꿈에 그리던 데뷔전이라 타자가 누군지는 의식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타자들의 이름에 눌리기보다 9명 모두 똑 같은 타자라고 생각하고 내 공을 던지는 것에만 집중했다. 마운드에 서 있는 동안 관중들의 환호를 받으면서 2군에서 함께 고생한 동료들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2군 동료들 중에는 1군 경험을 쌓은 선수들도 있어 여러가지 조언도 들었다. 그는 “주눅들지 말고 네 공만 던지라는 말씀을 가장 많이 해 주셨다. 큰 힘이 됐다”고 돌아봤다.

4회말 연속안타로 1, 3루 위기를 맞은 뒤 김재호에게 몸쪽 투심패스트볼을 던지다 몸에 맞혔다. 김재호가 몸을 돌려 피했지만 엄지손가락을 스쳤다. 1루에 걸어나가 보호장비를 풀고, 응급처치를 할 때까지 모자를 벗고 기다린 강이준은 “다른 부위가 아닌 손이라 더 죄송했다. 손가락은 야구선수에게 생명과도 같은 부위다. 상대팀이지만 주축 선배님이시기 때문에 당연히 죄송한 마음을 표현해야 했다. 이건 상대팀여부를 떠나 치명적으로 부상할 수 있는 부위였기 때문에 무조건 해야할 사과”라고 말했다. 동료에 대한 배려와 야구에 대한 예의가 몸에 밴 인상을 풍겼다.
KIA 강이준이 7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전 4회 김재호에게 몸에 맞는 공을 던진뒤 고개숙여 미안함을 표시하고 있다.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강이준은 “투구 영상은 결과가 안좋았기 때문에 한 번 밖에 안돌려봤다. 대신 박건우 선배님에게 안타 2개를 내 준 장면은 머릿속에 뚜렷이 박혀있다. 안타를 맞은 공 두 개 모두 가운데로 몰렸다. 다음에 이런 기회를 잡으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2군에 가서 더 정교하게 가다듬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렵게 얻은 기회를 허무하게 날려버린 것 같아 아쉽지만 첫 경기, 첫 등판이 주는 긴장감을 경험했다는 게 큰 소득이다. 다음에 마운드에 오르면 어제(7일)처럼 긴장하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러면 내 공을 더 빨리 던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체중도 7㎏가량 늘리고 투구폼도 가다듬으면서 3년을 준비했던 무대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지만 강이준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더 크게 묻어났다. 그만큼 간절히 1군 마운드를 원한다는 의미다. KIA 김기태 감독도 “씩씩하게 잘 던져줬다. 원정기간 동안 1군에서 함께 훈련하고 광주로 내려가면 2군에 합류해 선발 등판 스케줄을 소화할 것”이라는 말로 다음을 기약했다. 그 시간이 그리 멀지는 않아 보인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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