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PX 인기 화장품이 뜬다

김하경 2019. 5. 8.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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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 접한 화장품
제대 후에도 계속 이용
PX 인기 수분·달팽이크림
일반 매장에서도 판매 급증
군대가 남성들을 '그루밍 세계'로 안내하는 입문의 장이 되고 있다. 군내 매점에서 판매하는 일명 'PX 화장품'으로 화장품을 처음 접하는 남성이 늘면서 2030세대 남성들이 기초 화장품 매출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군대에서 애용했던 제품을 제대 후에도 계속 구매하는 남성들이 늘어나며 페이셜크림이나 마스크팩, 아이크림, 클렌징 등 스킨케어 제품이 각광받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한국이 세계 뷰티 산업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많은 한국 남성이 군에 징집돼 보내는 기간에 각종 화장품에 관심을 가지며 피부관리 요령을 익히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국방일보가 지난해 '현역 장병이 뽑은 PX 최고 상품'을 주제로 설문조사한 결과, 장병들이 꼽은 영내 매점(PX) 최고 인기 상품은 '달팽이 크림'으로 통용되는 닥터지의 '블랙 스네일 크림'과 '레드 블레미쉬 클리어 수딩크림(사진)'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9월 제대 후 올해 대기업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신정원 씨(28)는 스킨로션과 수분크림은 기본이고 자외선차단제는 필수이며, 때로는 BB크림으로 멋을 낸다. PX에서 화장품을 접했다는 그는 "군대에서 남성잡지를 열심히 읽는데 남성 화장품과 관련한 콘텐츠가 굉장히 많다"며 "마스크팩, 트러블 완화에 좋은 수딩크림, 미스트, 코팩 이런 제품들도 다 군대에서 알았다"고 말했다.

특히 군대는 잦은 외부 훈련으로 강한 자외선에 노출되고, 극한의 더위와 추위에 노출되는 특성 때문에 피부관리에 더욱 각별한 관심을 갖는 남성들이 점점 느는 추세다.

이에 수분 공급과 피부 진정 효과로 입소문을 탄 PX 입점 브랜드와 화장품이 군 복무 기간뿐만 아니라 제대 후에도 남성들이 즐겨 찾는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이 같은 트렌드는 실제 구매 데이터를 봐도 알 수 있다. 국내 최대 헬스앤드뷰티(H&B) 스토어 올리브영이 올해 1분기 매출을 분석한 결과, PX 입점 화장품으로 입소문을 탄 '레드 블레미쉬 클리어 수딩크림'은 입점 직후인 2018년 4~6월 대비 남성 구매 매출이 무려 118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크림 카테고리의 남성 매출 신장률 46%와 비교했을 때도 월등히 높은 수치다.

PX에서 기초 화장품을 판매하는 다른 브랜드들 역시 남성 구매가 크게 늘었다. 마스크팩, 아이크림 등을 선보이고 있는 AHC는 올리브영에서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72% 증가했으며, 마스크팩으로 PX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SNP는 242%, 스킨케어 브랜드 듀이트리는 34%가량 남성 구매 매출이 증가했다.

제품력뿐만 아니라 가성비로 남성 소비자를 사로잡은 PX 화장품은 여성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을 타며 주목받고 있다. 군 장병들이 면회 온 가족, 여자친구에게 선물하기 좋은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닥터지의 '달팽이크림'은 올해 3월 한 달간 여성 고객 매출이 전월 대비 60% 증가하는 등 여성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군 복무 중 피부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PX에서 취급하는 화장품 카테고리가 다양해지고 있다"며 "일명 PX 화장품이라고 불리는 제품들이 최근 남성들의 기초화장품 트렌드를 이끄는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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